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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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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범종입니다.
'온뇨쇼 쵸몬도' 아님됴

2024-08-08 11:00

조회수 :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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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대모사에 대한 오해의 대표 사례가 최홍만 선수입니다. 당장 인터넷에서 '온뇨쇼 쵸몬도'를 검색하면, 이게 최홍만 선수의 인사말(안녕하세요 최홍만입니다)과 똑같다는 오해가 만연한 걸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2009년부터 최 선수 성대모사를 해 오면서 내린 결론은, 온뇨쇼 쵸몬도는 틀렸다는 겁니다.
 
세간의 오해를 풀기 위해, 최 선수 성대모사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정확히는 최홍만 선수를 흉내 낸 양배추(조세호) 성대모사에 가깝습니다.
 
성대모사를 하려면 어떤 말을 해야 하는지 정해야겠죠. 일단 옆에 현장 취재를 나온 기자가 있다고 생각합시다.
 
기자: 최홍만 선수! 오늘 밥 샙 선수와의 경기는 어땠나요?
 
지난해 5월11일 용산 아이파크몰에 적힌 '안뇨쇼 춍몽됴'. (사진=이범종 기자)
 
상상 속의 기자가 물을 때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우선 자신의 배 안에 커다란 항아리가 들어있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와 동시에 입을 세로 방향으로 오므립니다.
 
그리고 뱃속 항아리를 울려서 나는 소리가 목을 타고 넘어가야 하는데요. 이때 '목에서 소리가 난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단지 뱃속 항아리에서 나는 소리가 목을 타고 나온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실제로 목을 쓰는 건 맞지만, 의식은 뱃속 항아리를 향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입안에서 벌어지는 일은 복잡하지 않습니다. 입을 세로로 벌려놨기 때문에, 혀가 좌우로 움직이긴 어렵습니다. 입술을 오므렸기 때문에 뺨도 고정돼 있죠.
 
이 상태로 뱃속에서 올라온 소리를 입안에 머금고, 혀가 축구공 헤딩하듯 입술 밖으로 소리를 통통 내뱉어야 합니다.
 
이제 이 점을 숙지한 상태로 다음 문장을 말합니다.
 
"안녕하세요. 최홍만인데요. 오늘 밥 샙하고의 경기는 좋았고요. 앞으로도 더 좋은 경기 보여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뱃속 항아리에서 나온 소리를 입안에 머금고, 혀로 헤딩하며 만든 문장을 천천히 말하면 이렇게 들립니다.
 
"아오아호. 쵸옹모옹됴오. 오올 밥썌바고에 굥기응 죠아꼬요. 아표오 도 죠응 굥기 보요듀일 슈 이뚀옥 욜씨이 뇨료카게쓩도. 감샹됴."
 
이번엔 좀 더 빠르게 말해 보겠습니다.
 
"안뇨쇼. 쵸옹몽됴. 오올 밥썌바고에 굥깅 죠아꼬요. 아표 죵 굥기 보쥴쓧뚀옥 욜씨이 뇩하게쓩됴. 감샹됴."
 
이렇게 성대모사를 해 보면, 인터넷에 떠도는 '온뇨쇼 쵸몬도'는 과장된 표현임을 알 수 있습니다. '안뇨쇼 춍몽됴'가 그보다 더 정확하죠.
 
성대모사는 기초가 중요합니다. 처음엔 어색하겠지만, 성대모사를 노력이 아닌 '습관'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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