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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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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범종입니다.
건담 목욕, 마음 때도 벗긴다

2024-08-01 16:13

조회수 :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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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프라(건담 플라스틱 모델) 조립의 매력은 실제 로봇을 건조하는 느낌으로 몰입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건프라 최고 등급인 퍼펙트 그레이드(PG) 제품군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건담은 조립 이후에도 몰입할 시간이 있습니다. 켜켜이 쌓인 먼지를 털고 닦아낼 때입니다.
 
최근 저는 PG 건담 세 대의 정비(?)를 마쳤습니다. 스트라이크 건담과 퍼펙트 스트라이크 건담, 그리고 제조사 반다이의 첫 PG 제품인 퍼스트 건담(RX-78-2)입니다.
 
정비중인 PG 퍼펙트 스트라이크 건담. (사진=이범종 기자)
 
저는 웬만한 물건을 '이소프로필 알코올 70%' 제품으로 닦아내는데요. 건담의 찌든때를 닦을 때도 효과가 좋습니다.
 
며칠 간 자기 전에 건담의 장갑을 떼어 닦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군요. 마치 마음의 목욕을 한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비디오 게임을 할 때와는 다른 몰입이었죠.
 
건담 정비를 하며 벗겨낸 것이 많습니다. 어제의 실수에 대한 창피함과 내일에 대한 두려움, 그 밖의 쓸데 없는 걱정들 말입니다.
 
그래서 결정했습니다. 갖고 있는 건담 네 대 중 세 대는 붙박이장에 넣어 가끔 들여다 보고, 나머지 하나는 밖에 두고 일 년에 한두 번은 먼지를 닦아주는 겁니다. 하루의 전투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전장의 먼지를 뒤집어쓴 내 모습을 건담으로 마주하려 합니다. 그리고 '기동전사 건담'의 구호를 떠올리며 내일을 준비할 겁니다. "그대는,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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