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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익환

한진家 삼남매 경영권 '각축전'..누가 앞서나?

조원태 부사장, 실적 부진 '화물사업' 해결사로 나서

2013-07-22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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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익환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실적 부진에 빠진 화물사업에 새 숨결을 불어 넣기 위해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에게 화물사업본부장을 겸임시키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물 사업 환경을 개선하고, 책임 경영을 통해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항공 화물 사업의 회복을 노린다는 것이 대한항공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위기 상황에서 조원태 부사장에게 중책을 맡긴 것에 대해 적지 않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현아, 조원태 부사장과 조현민 상무.(사진제공=대한항공)
 
◇조원태 부사장, 화물사업 중책 겸임.."기회될 수도"
 
지난 18일 대한항공은 경영전략본부장을 맡던 조원태 부사장이 새롭게 화물사업본부장까지 겸임한다고 밝혔다.
 
국제 경기 침체 등으로 항공화물 실적이 악화되면서 적자폭이 확대되자 조양호 회장이 해결사로 조원태 부사장을 내세운 것이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올 1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1234억42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적자를 지속했다. 특히 한국발 화물수송량이 12%, 환적화물 수송이 18% 줄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인사 배경에 대해 구체적인 경영승계 구도를 정하지 않은 조양호 회장이 조원태 부사장의 위기관리 능력을 시험해보기 위한 결정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근 모든 항공사가 화물사업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큰 아들에게 이를 맡긴 것을 보면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며 "조 부사장이 이 역할을 잘 수행한다면 경영권 승계에서 보다 앞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그룹 경영승계 구도 아직 '미완성'
 
하지만 현재까지는 누가 더 앞선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특징은 주식 증여와 승진에서도 잘 드러난다.
 
실제 지난 5월 조양호 회장은 세 자녀인 조현아·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현민 대한항공 상무에게 대한항공 주식을 똑같이 70만4000주씩 증여했다.
 
이에 조현아 부사장의 대한항공 지분은 0.11%에서 1.06%, 조원태 부사장의 지분은 0.12%에서 1.06%, 조현민 상무의 지분은 0.11%에서 1.06%로 늘어났다. 삼남매가 1.06%로 동일한 지분을 확보하게 되면서 아직까지는 경영권을 최대한 공평하게 나눠주겠다는 조양호 회장의 의지가 드러났다는 평가다.
 
올 1월에 진행된 정기 임원인사에서도 이러한 특징은 드러났다.
 
장녀인 조현아 기내식기판매사업본부장과 장남인 조원태 경영전략본부장이 나란히 부사장으로 올라섰고, 막내딸 조현민 상무보는 상무로 승진하는 등 각축전 양상을 보였다.
 
당초 재계 일각에서는 아들인 조원태 본부장만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경영권 승계 구도를  가시화 할 것이란 관측이 있었지만 조현아 본부장까지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경쟁에 불을 지폈다.
 
경재개혁연대 관계자는 "조양호 회장이 그룹 지배권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자녀들에게 지분승계와 경영승계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향후 조회장의 의지에 따라 한진그룹 경영권을 쥔 주인공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진그룹은 오는 8월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다. 지주사 설립이 한진그룹의 후계 구도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 나오고 있다.
 
특히 지주회사 지분을 확보할 경우 후계구도를 강화하는데 유리하기 때문에 한진칼홀딩스가 상장된 후 후계구도가 더욱 가시화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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