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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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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코 승리를 이룬 아이유에 대하여

2024-09-28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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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차종관 기자] 그야말로 홀씨처럼 날아올라 상암벌을 점령했습니다.
 
지난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가수 아이유의 단독 콘서트 '2024 IU HEREH WORLD TOUR CONCERT ENCORE : THE WINNING'이 열렸습니다. 그는 전날인 21일부터 10만명의 관객들과 만났습니다.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4 IU HEREH WORLD TOUR CONCERT ENCORE : THE WINNING' 단독 콘서트 공연을 하고 있는 가수 아이유. (사진=EDAM엔터테인먼트)
 
이번 앙코르는 지난 3월 서울 송파구 KSPO DOME을 시작으로 요코하마, 타이베이, 싱가포르, 자카르타, 홍콩, 마닐라, 쿠알라룸푸르, 런던, 베를린, 방콕, 오사카, 뉴어크, 애틀랜타, 워싱턴 D.C, 로즈몬트, 오클랜드, 로스앤젤레스 등 18개 도시에서 전개된 5개월 월드 투어의 대미를 장식하는 공연입니다. 상암벌로 불리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여성 솔로 가수가 단독 공연을 개최한 것은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입니다. 그동안 서태지, 싸이, 빅뱅, 지드래곤, 세븐틴, 임영웅이 이곳을 거쳐 갔습니다.
 
이날 공연은 'Hypnotic(최면을 거는 듯한)', 'Energetic(활기찬)', 'Romantic(사랑에 빠진)', 'Ecstatic(황홀경의)', 'Herotic(영웅적인)'까지 다섯 개 파트와 아이유 콘서트의 상징인 '앙앙코르'로 구성됐습니다. 무대는 대형 스크린을 일렬로 배치한 플로워석 쪽과 공중그네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1층 객석 앞까지 총 두 곳으로 구성됐습니다.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4 IU HEREH WORLD TOUR CONCERT ENCORE : THE WINNING' 단독 콘서트 공연을 하고 있는 가수 아이유. (사진=EDAM엔터테인먼트)
 
'Hypnotic(최면을 거는 듯한)' 파트의 첫 곡 '홀씨'를 부른 후 꽃으로 장식된 이동 장치에 탑승해 경기장 정중앙으로 날아오른 아이유는 끈적이고 관능적인 '잼잼'으로 공연의 포문을 화려하게 열었습니다. "바다로 가 보겠다"며 '어푸'를 부를 땐 플로어석 사이로 고래와 각종 해양 생물을 만든 종이 인형이 날아올랐고 관객이 든 야광봉도 푸른색으로 바뀌었습니다. '경고'의 의미를 나타내는 노란색과 검은색을 대비되게 배치한 '삐삐'를 지나자, "여러분의 오프닝 기억을 모두 다 모아서 제가 다 지워버릴 것"이라며 '지금부터 기억을 지운다'는 가사가 담긴 'Obliviate'도 불렀습니다.
 
'Energetic(활기찬)' 파트의 첫 곡은 'Celebrity'였습니다. 별처럼 빛나는 드론이 객석을 한 바퀴 돌자 돌출 무대로 시선이 옮겨졌고, 메인 무대와 돌출 무대를 잇는 레이저 길이 만들어졌습니다. 아이유는 환호를 받으며 레이저 길을 따라 리프트를 타고 돌출 무대로 이동했습니다. 그는 "이렇게 가까울 거라고는 리허설 전까진 몰랐다. 여기 계신 분들의 반짝반짝한 눈빛이 너무 사랑스럽고 예쁘다. 여기까지 오는 게 간단치 않아 한 번 오면 뽕을 뽑고 가야 한다"며 'Bluming'과 '라일락'을 불렀습니다.
 
'관객이 될게 (I stan U)'에서 아이유는 "여러분이 관객으로서 바라봐주는 눈빛이 너무 사랑스럽고 고마워서, 저도 관객 입장에서 같은 마음을 보내주고 싶다는 뜻에서 작사한 곡이다. 저의 관객이 되어 주셔서 감사하다"며 고개 숙여 인사했습니다. 곡이 마무리 될 무렵, 대형 전광판을 통해 "언제나 어디서나 이젠 내가 널 지켜줄게. I stan U. 여러분의 열렬한 관객, 아이유로부터"라는 문구가 띄워져 팬들의 감동을 더했습니다.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4 IU HEREH WORLD TOUR CONCERT ENCORE : THE WINNING' 단독 콘서트 공연을 하고 있는 가수 아이유. (사진=EDAM엔터테인먼트)
 
다시 와이어를 타고 메인 무대로 이동한 아이유는 자신이 작사한 미공개곡 '바이 썸머(Bye Summer)'를 최초 공개했습니다. 푸른 그라데이션이 일품인 기타를 연주하는 그의 모습은 데뷔 초를 떠올리게 만들었습니다. 아이유는 "이번 투어를 하면서 인생에서 가장 긴 여름을 보낸 것 같다. 서울 공연과 다음 도시인 요코하마를 제외하곤 모두 더운 도시여서 쭉 여름이었다"며 "전 여름을 싫어하는 사람인데 이번 여름은 특히나 좋았다. 제 인생에서 가장 긴 여름을 보내며 사랑했다고 인사하는 곡"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세 번째 파트 'Romantic(사랑에 빠진)'에서는 초가을 밤 시원한 감성과 어울리는 'Havana', '너의 의미', '밤편지'가 선곡됐습니다. 'Last Fantasy'를 부를 때는 드론으로 형성한 대형 시계가 까만 하늘 위로 별빛처럼 떠올랐습니다. 곡을 마치자 화려한 불꽃이 터졌고, 드론은 '뉴 판타지’라는 커다란 문구로 변화했습니다. 팬들에게 판타지를 선사해온 아이유의 새로운 시작을 예고하는 듯 했습니다.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4 IU HEREH WORLD TOUR CONCERT ENCORE : THE WINNING' 단독 콘서트 공연을 하고 있는 가수 아이유. (사진=EDAM엔터테인먼트)
 
네 번째 파트 'Ecstatic(황홀경의)'에서는 각종 효과가 정점에 달했습니다. 스크린에 "터무니 없는 꿈은 없어요. 주저하지 말고 지금, 카트에 넣어요. 가지게 될 거예요"라는 문구와 함께 홀씨들의 꿈을 응원하는 'Shopper' 무대가 시작됐습니다. 묵묵히 한 길을 걸어오며 많은 일을 겪다 마침내 '승리'한 아이유가 유애나에게 보내는 응원으로 읽혔습니다.
 
아이유의 청아한 고음이 매력적인 '비밀', 그리고 이어진 '너랑 나'에서는 5만 관중의 ‘아이유 참 좋다’ 응원법과 함께 폭죽과 콘페티가 연쇄적으로 터져 관객들에게 황홀경을 선사했습니다. 아이유는 "전주가 참 신기하다. 이 노래를 오래오래 셋리스트 피날레에 넣는 이유가 있다"며 "(응원법이) 진짜 역대급이었다. 당연한 걸 수도 있는데 역대 공연 중에 가장 많은 분들이 오셨다"고 흡족해했습니다. 그는 "블루레이 잘 나오겠다"며 히죽 웃어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번 공연의 주제를 담은 곡인 'Love wins all'을 부를 때 아이유는 살짝 쉰 목소리로 하지만 더욱 깊은 감정이입으로 드라마틱하게 곡을 소화했습니다.
 
앙코르에 접어들며 'Heroic(영웅적인)' 챕터가 시작됐습니다. 한국의 모든 여성 가수들을 향한 헌사인 'Shh..' 무대에서는 아이유가 영감을 받은 동료, 선후배 가수들의 사진이 등장했습니다. 알려진 바로는 패티김, 조원선, 현미, 윤복희, 인순이, 이소라, 장필순, 양희은, 이은미, 노영심, 뉴진스, 르세라핌 멤버들의 모습이 등장했다고 합니다.
 
'스물셋', 다시 한 번 ‘홀씨'로 무대를 마친 그는 '아이유'를 외치는 유애나의 목소리에 응답해 '앙앙코르'로 돌아왔습니다. 5만 관중들이 들고 있던 슬로건에 적힌 문구는 '기어코 승리를 이룬 그녀에 대하여 살루트(SALUTE)'. 이번 공연을 통해 기나긴 승리 서사를 완성하는 아이유에게 딱 알맞았습니다. '앙앙코르'에서 'Strawberry moon', '가을 아침', 'unlucky'를 부른 아이유는 10대 시절을 회상하게 하는 '있잖아' 록 버전도 선보였습니다. 그리고 '여름밤의 꿈'을 마지막으로 총 26곡 무대를 펼친 후 퇴장했습니다.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4 IU HEREH WORLD TOUR CONCERT ENCORE : THE WINNING' 단독 콘서트 공연을 하고 있는 가수 아이유. (사진=EDAM엔터테인먼트)
 
아이유는 "제가 오늘 제 가수 인생에서 단독 콘서트 100회째 공연되는 날이라고 한다. 너무 거짓말 같지 않나. 솔직히 저도 '설마' 이랬다. '상암에서 이렇게 많은 분들 모시고 대대적인 공연을 하는 날이 100번째야. 그런 거짓말이 어딨어' 했는데 진짜 오늘이 100번째라고 한다. 사실 가수로서 99번째 공연도 중요하고 101번째 공연도 중요한데 그건 팬분들 중 누군가가 세어준 거지 않나. 우리 엄마도 안 세 준 건데. 어떻게 보면 부모님의 마음 이상의 애정일 수도 있다. 누가 센 걸까. 처음으로 그걸 발견한 사람은 누굴까. 그 분한테 얼굴 보고 부모님에게 감사하는 마음의 감사함을 느꼈다. 세어주신 분, 저를 어느 정도로 사랑하고 오래 지켜봐주신 분인지 모르겠지만 덕분에 알게 됐다. 몇 백번을 더 해야 가수 인생이 끝날지 모르겠지만 힘 닿는 데까지 할 테니까 세어주신 분도 힘 닿는 데까지 세어달라. 제가 언제까지 가나. 기념할 만한 숫자에 다다르면 감사하다고 인사 드리겠다. 100일잔치 같은 공연에 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여러분 덕분에 해낼 수 있었다. 여러분이 없었다면 감히 저 따위가 이 공연을 어떻게 할 수 있었을까. 여러분 덕분에 월드투어도 해보고 호강했다. 정말 감사하다. 또 좋은 음악 가지고 오겠다. 우리 가능하면 더 많이 행복하기로 하자. 항상 미움이 솟구쳐 오르는 순간에도 끝은 사랑이길 바란다. 하루하루 크고 작은 승리를 하며 다음에 만날 때까지 행복하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4 IU HEREH WORLD TOUR CONCERT ENCORE : THE WINNING' 단독 콘서트 공연을 하고 있는 가수 아이유. (사진=EDAM엔터테인먼트)
 
이번 공연에는 관객들을 위한 특별한 선물도 존재했습니다. 관객들이 한층 편안하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전원에게 방석과 망원경을 무료 증정한 겁니다. 이는 아이유의 과거 공연부터 전해져 내려온 전통과도 같습니다. 또한 아이유는 상암벌 입성을 앞두고 공연 소음으로 불편함을 겪을 주민들도 배려했습니다. 경기장 인근의 성산시영아파트 3710세대에 쓰레기 종량제 봉투 10매씩을 선물한 겁니다.
 
공연 전 논란이 된 잔디 보호와 안전 관련해서도 준비를 철저히 했습니다. 소속사 EDAM엔터테인먼트는 "잔디 보호를 위해 사전에 안내받은 그라운드 사용 매뉴얼을 철저히 준수했으며 공연장 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여러 유관 담당자들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기민하게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준비해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안전 상 드론, 폭죽, 플라잉 장치를 함께 사용할 수 없다는 안내를 받고 기상 상황에 따라 적절한 연출을 하기도 했습니다.
 
아이유는 미니 6집 'The Winning' 앨범을 설명하면서 "삼십 대 들어 새로이 쓸 욕심 리스트의 첫 번째 칸은 '승리'로 채웠다"고 했습니다. 10대에 데뷔해 20대 동안 갖은 어려움을 뚫고 30대에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 가수가 된 아이유에게 이번 앨범과 공연은 패배 너머 승리를 이룬 대서사의 마무리였습니다. "스스로 짜놓은 계획들과의 한판승에서 번번이 승리를 거두고 싶다"던 아이유. 이날의 팬 슬로건처럼 그는 ‘기어코 승리를 이뤘’습니다.
 
차종관 기자 chajonggw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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