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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STX그룹 구조조정 마무리..STX·포스텍 '운명 갈렸다'

STX, 비협약채권자 동의서만이 살 길

2013-09-23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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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STX(011810)와 포스텍 둘만 남았다. STX조선해양(067250)을 비롯해 STX중공업(071970)STX엔진(077970) 등 이른바 STX조선그룹이 채권단과의 자율협약 체결에 성공하면서 사실상 이들의 회생은 확정된 상태다.
 
STX와 포스텍은 STX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닮았지만 사업구조와 방식 등의 차이점으로 인해 회생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포스텍의 경우 지주사 STX 상위에 위치한 '옥상옥'으로 불린다. 강덕수 회장이 그룹이 지배한 창구였다.  
 
◇STX 남산사옥 전경(사진제공=STX)
현재까지 기상도는 STX '흐림', 포스텍 '맑음'으로 정리된다. 약 한 달 전과 비교하면 STX는 상황이 더 악화된 반면 포스텍은 긍정적인 쪽으로 돌아섰다.
 
STX는 최근 채권단의 신규지원 3000억원과 87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이 부결되면서 회생 가능성이 더 낮아졌다. 지난 8월 STX에 대한 실사결과 발표 당시 STX의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3000억원 이상의 자금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된 바 있다.
 
하지만 일부 채권은행들은 이미 STX그룹 주요 계열사에 1조원이 훌쩍 넘는 신규 자금이 지원됐고, 앞으로도 3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투입돼야 하는 점 등을 들어 지주사에까지 지원할 여력이 없다는 의견이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STX가 다른 계열사에 비해 수익성이 낮고 계열사 거래에 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신규자금 지원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빚 덩어리인 계열사들에 의존하지 않고서는 자립할 근거가 미약하다는 논리다.
 
STX의 종합상사부문은 지난해 4조원이 넘는 매출액을 기록했지만 152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그나마 이마저도 매출의 절반가량은 그룹 계열사와의 거래를 통해 올려 향후 강 회장과의 연결고리가 끊길 경우 매출은 큰 폭으로 감소할 수 있다.
 
때문에 채권단은 STX에 신규사업 모델을 제시할 것과 더불어 '비협약 채권자의 고통분담'을 조건으로 경영정상화에 동의했다. 조건부 동의이나 관련업계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한 조건을 내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STX는 비협약채권자의 동의서가 회생으로 가는 유일한 열쇠가 됐다. STX는 비협약채권자들로부터 만기도래 회사채에 대한 상환유예, 출자전환 등을 감수한다는 확약서를 받아 채권단에 제출해야 한다.
 
채권단은 이를 토대로 연말에 정밀실사를 거쳐 경영정상화 방안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STX로서는 이 문제가 해결돼야 오는 12월3일 만기가 돌아오는 2000억원의 회사채 상환이 가능해진다.
 
반면 STX그룹에 대한 구조조정 초기 강 회장 개인회사라는 이유로 회생에 부정적이었던 포스텍은 최근 분위기가 반전됐다.
 
현재는 강 회장이 포스텍 전체 지분의 87.45%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하지만 자율협약을 통해 기존주주 지분의 5대1 무상감자를 실시할 경우 강 회장 지분은 2%대로 크게 줄어들게 된다. 대신 채권단 지분율은 52%대로 올라 사실상 채권단 소유로 넘어가게 된다.
 
이를 노린 듯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산업은행을 비롯해 포스텍 회생에 부정적이었던 채권은행들의 동의를 위해 대주주 감자와 출자전환 등의 방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STX조선해양에 조선기자재를 납품하는 포스텍을 안고 갈 수 있어 STX조선해양의 경영정상화에 도움을 줄 수 있고, 강 회장과의 연결고리도 끊겨 채권단의 의지대로 정상화를 실현할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장기적 전망으로 봤을 때 포스텍도 정리 수순을 밟아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포스텍 설립 당시 기존 STX조선해양과 다른 계열사에 나눠져 있던 사업부문을 조금씩 떼 와 강 회장의 개인회사로 만든 만큼 역할을 재분배해 계열사 수를 줄이려 하지 않겠냐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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