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1588-XXXX'이나 '1577-XXXX'처럼 전국 지점을 하나의 대표번호로 통합관리하는 '기업용 대표번호' 시장이 지각변동을 보이고 있다.
8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1년 10월 기업용 대표번호 시장에 번호이동제도가 처음으로 도입된 후 KT의 매출액(접속료 포함)은 2011년 990억원에서 2012년 870억원, 지난해에는 710여억원으로 나타났다. 점유율은 2011년 44%에서 2012년 36%, 지난해 31%로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2위 사업자는 LG유플러스로 2011년 650억원, 2012년 630억원, 지난해에는 약 620억원을 기록해 미미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점유율은 3년째 26%대를 유지하며 KT와의 차이를 좁히고 있다.
번호이동제도 도입으로 가장 큰 수혜를 받은 곳은 SK브로드밴드로 2011년 매출액이 285억원에 불과했지만 2012년 340억원, 지난해에는 400억원 가량을 기록하면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점유율은 2011년 11%에서 2012년 14%, 지난해 17%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전국대표번호 시장에 번호이동이 적용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며 "회선료를 감면해주고 시설투자비를 지원해주는 등 저가요금 공략도 유효했지만 사업서비스와 고객만족도면에서 소비자들이 만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SK텔링크는 지난해 약 33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점유율 14%로 SK브로드밴드의 뒤를 이었다. 이밖에 온세텔레콤은 약 230억원의 매출로 10%의 점유율을 나타냈고, 후발사업자인 KCT와 CJ헬로비전은 1% 미만을 기록하고 있다.
(표 : 각사별 매출 추정치)
'기업용 대표번호'는 KT가 지난 1998년 '1588'을 최초로 서비스하면서 우위를 점해왔다. 주로 기업 콜센터나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홍보용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번호변경을 꺼리는 기업들이 많아 KT가 주도해 온 것이다.
하지만 지난 2011년 10월 기존 번호를 그대로 쓰면서 서비스 제공업체를 바꿀 수 있는 번호이동제도가 도입된 이후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번호이동 전에는 기업대표 전화번호를 바꿔야만 서비스변경이 가능했지만 최근 2년간 번호는 그대로 두면서 서비스사를 바꿀 수 있게 되면서 서비스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특히 대한항공과 피자헛 등 대형 고객들이 KT를 떠나 경쟁사로 갈아타면서 매출 감소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용 전국대표번호 사업은 전국 지점을 하나의 대표번호로 통합관리하는 기업형 통화서비스로 현재 15개 대역, 13만5000개 회선으로 이뤄져 있다.
KT의 경우 '1588', '1577', '1899', LG유플러스는 '1544', '1644', '1661', SK브로드밴드는 '1566', '1600', '1670'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SK텔링크은 '1599'와 '1800', 온세텔레콤은 '1666'과 '1688'을, KCT와 CJ헬로비전은 각각 '1877'과 '1855'를 서비스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