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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폴리아세탈 공급과잉에 코오롱 '울상'

전방산업 침체에 공급과잉 '이중고'.."하반기 회복세 전환"

2014-05-0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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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엔지니어링플라스틱의 대표 제품인 폴리아세탈(POM)의 업황 침체가 지속되면서 코오롱플라스틱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원재료인 메탄올 가격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반면, 공급 과잉은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다.
 
9일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플라스틱(138490)은 POM의 재고 누적으로 채산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OM은 폴리카보네이트 등과 함께 5대 엔지니어링플라스틱의 한 종류로, 석유가 원료인 기존 플라스틱과 달리 천연가스에서 나오는 메탄올을 이용해 생산된다. 마모에 강하고 내열성이 우수해 자동차 부품과 각종 전자제품 기어 등에 쓰인다.
 
특히 내구성이 강하고, 고온에도 잘 견디는 특성 때문에 최근 차량 경량화가 대세인 자동차 업계로부터 각광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자회사인 코오롱플라스틱과 한국엔지니어링플라스틱(미국 셀라니스와 일본 미츠비시가스케미칼 합작사) 등 두 곳이 각각 연산 5만7000톤, 14만5000톤 규모로 POM을 생산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12년 기준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은 한국엔지니어링플라스틱이 65% 정도, 코오롱플라스틱이 15% 정도로 추산된다. 세계 시장에서는 듀폰과 바스프 등이 POM 사업을 펼치고 있다.
 
코오롱플라스틱은 업황이 정점이었던 2011년 부푼 기대를 안고 증설에 나섰지만 곧바로 업황 부진의 직격탄을 맞았다. POM 업황은 지난 2011년 호황기를 구가했다가 2012년 하반기부터 공급과잉이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전방산업인 자동차 산업이 침체로 접어들었기 때문.
 
코오롱플라스틱은 호황기 끝 무렵인 지난 2011년 증설에 나섰다. 2만7000톤에서 2012년 5만7000톤으로 두 배 이상 생산 규모를 확대한 것.
 
증설을 하고도 매출액은 오히려 뒷걸음질했다. 코오롱플라스틱의 POM 연간 매출액은 2011년 694억원에서 2012년 822억원으로 18%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815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0.8% 감소했다. 증설로 인한 매출액 증가 효과는 2012년에만 반짝 했을 뿐이다. 
  
코오롱플라스틱은 업황 침체의 영향도 크게 받았지만, 무엇보다 증설 타이밍을 잘못 잡은 게 고전의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시장이 호황인 시기에 시장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전망해 공급과잉에 발목이 잡혔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3년 전만 해도 자동차 부문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급부족 상황이 이어졌다"면서 "이에 각 업체들이 너도나도 증설 경쟁에 뛰어들면서 2012년 하반기부터 수급균형이 깨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증설 경쟁은 올해까지도 이어져 일본 폴리플라스틱스는 말레이시아에 9만톤을 증설하는 등 관련 업계에서는 공급과잉에 따른 채산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해 코오롱플라스틱 측은 POM의 공급과잉으로 재고 부담이 있는 점은 인정했다. 다만 증설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신규시장에 대해 영업력을 집중하고 있는 만큼 올 하반기부터는 제자리를 찾아갈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
 
회사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증설 물량이 많아 수급 불균형이 초래되고, 이로 인해 재고량이 늘어난 것은 맞다"면서도 "다만 판매량이 증설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하반기에는 판매가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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