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이범종

smile@etomato.com

안녕하세요, 이범종입니다.
어?! '진구지'도 그림 움직이네

2024-09-30 11:36

조회수 : 9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저는 추리물을 좋아합니다. 특히 '역전재판'과 '탐정 진구지 사부로' 시리즈를 즐기는데요.
 
최근엔 닌텐도 스위치로 같은 장르인 '패미컴 탐정 크루 에미오-웃는 남자' 데모 판을 하고 있습니다. 모든 인물의 대사가 녹음돼 있는데다, 사람의 움직임과 표정, 입 모양, 배경 속 나무의 흔들림까지, 애니메이션 속에서 사건을 파헤치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해 2024년 대작이란 무엇인지 보여주더군요. 데모를 다 하고 나면 어느새 정식판을 사고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탐정 진구지 사부로 프리즘 오브 아이즈'(위)와 '패미컴 탐정 크루 에미오-웃는 남자' 실행 화면. (이미지=닌텐도)
 
이렇게 반들반들한 신작을 하다 보니, 진구지가 너무 낡아보이더군요. 제가 가끔 플레이스테이션(PS)5로 즐기는 '탐정 진구지 사부로 프리즘 오브 아이즈'는 2018년 PS4 게임으로 출시됐습니다. 예전에 출시된 10개 작품 리메이크에 신작 4개를 추가한 구성이죠.
 
저는 최근 10번째 이야기인 '연쇄하는 저주'까지 마쳤는데요. 배경도 인물화도 전혀 움직이지 않고, 글로만 승부를 내는 고전 비주얼 노벨(그림과 글 위주로 즐기는 장르)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런데 신규 에피소드 '마경의 진실'을 시작하자, 게임이 분명 달라져 있더군요. 이번 편이 진구지의 친구 '쿠마 경감' 시점으로 진행된다는 점 때문만은 아닙니다. 그림체도 UI(사용 환경)도 그대로지만, 이 게임에서 처음으로 추임새 수준으로나마 쿠마의 목소리를 출력하기 때문이죠. 공사 현장에서 실종자를 수색하면, 의심스런 부분이 확대되기도 했습니다.
 
가장 큰 충격은 이 현장에서 살인 사건 피해자를 발견할 때 짧은 애니메이션이 출력됐다는 점입니다.
 
사실 기술만 보면 별 것 아니지요. 그냥 기존에 그려넣은 배경 일부를 확대하는 식으로 약간의 변화를 줬을 뿐입니다. 애니메이션도 품질이 뛰어난 편이 아니었고요. 하지만 제가 이렇게 놀란 이유는 '그 진구지가?!' 라는 생각 때문었습니다. 진구지도 시대 변화를 반영하는구나 싶었던거죠.
 
하지만 중요한 건 최신 기술만이 아닙니다. 여느 비주얼 노벨이 그렇듯, 진구지의 특징은 그림을 보며 읽는 추리 소설 같은 구성인데요. 제작진이 마지막 장면을 위해 남겨둔 그림 한 장과 담담한 맺음말은 어떤 신기술로도 대체할 수 없는 진구지만의 매력입니다.
 
그래도 새로운 진구지 시리즈가 '패미컴 탐정 크루'처럼 큰 변화를 보여준다면 대 환영입니다. 같은 책이라도 예쁜 삽화가 많으면 더 좋지 않겠어요?
  • 이범종

안녕하세요, 이범종입니다.

  • 뉴스카페
  • email
  •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