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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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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통화중

2024-10-04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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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으로 불리던 멕 라이언 주연의 영화 <지금은 통화중>이 생각나는 요즘입니다. 당시에 큰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어린 저에게는 특별한 기억이 있는데요. 처음으로 친구들끼리 영화관을 가서 본 영화였기 때문입니다. 영화의 내용은 세 자매와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로 비교적 잔잔한 주제를 다루고 있으나, 제목처럼 모든 대사가 소통이 전화를 통해 이뤄집니다. 
 
영화 속에 주인공인 맥라이언은 세 자매 중 둘째 역할을 맡았습니다. 세 자매의 중심에는 갑작스럽게 건강이 악화된 아버지가 있는데요. 각자의 생활 때문에 자주 만나지는 못하는 것은 물론 아버지의 병간호에 대한 상의도 전화로 소통합니다. 그러면서 여느 현실 자매들처럼 소소한 다툼도 나옵니다. 특히 멕라이언은 잘 나가는 언니와 동생 둔 둘째는 이리저리 치이고, 아버지를 돌보는 것에 가장 앞장서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아마 세 자매 모두가 불만은 있겠지만 첫째와 막내 사이에서 가장 힘들었던 건 주인공 멕라이언이 아닐까 싶은데요. 그래도 가족이니 사랑으로 서로를 이해하면서 해피엔딩으로 영화는 끝이 납니다. 이처럼 전화는 현대인들에게 필수이자, 많은 소통에 이용됩니다. 스마트폰이 보급된 후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전화에 의존하게 되지 않나 싶습니다. 
 
그런데 대통령 내외도 전화를 참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대통령으로 당선되기 전부터 시작된 녹취록부터 취임 후 2년 반동안 다방면에 사람들과 통화하며, 부적절한 행동이 대중 앞에 공개됐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해명도 사과도 없이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행동합니다. 
 
또 김건희 여사가 과거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와 통화에서 말한 것처럼 "보수는 돈을 챙겨준다"던 말이 모든 곳에 적용된 것은 아닌 듯싶습니다. 영화에서 멕라이언은 '내 가족이니까'라고 서로를 보듬었지만, 정치까지 가지 않아도 사회에서 대가 없는 친절은 없는데요. 아무리 친했던 사이여도 자신의 양심에 가책이 남는다면, 또 대가를 제대로 주지 않았다면, 언젠가는 잘못된 일을 바로잡고자 노력할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 정치권에서는 김 여사 혹은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한 내용들이 아침과 저녁으로 매일 터져 나옵니다. 그중 단연 비중이 높은 분은 김 여사인데요. 모두 부정한 내용이라 수사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합니다. 전 정부였다면 이미 압수수색이 전방위적으로 이뤄졌겠지만 지금은 수사는커녕 '특검법' 조차 국회에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여당은 김 여사의 편에서 '수사' 대신 '사과'가 필요하다며 본질을 흐리고 있습니다. 벌써 국회에서는 '김건희 특검법'과 '채상병 특검법'이 두 차례 부결되면서 자동폐기됐습니다. 그러나 국민들은 잊지 않을 것입니다. 앞으로 여당이 얼마나 더 김 여사를 보호할 수 있을지 지켜볼 것입니다.
 
공중전화 부스의 수화기가 두동강 난 채 방치돼 눈살을 찌뿌리게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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