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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희

(카통)자동차가 바다에 풍덩..부산국제모터쇼

국산 브랜드 옥죄어 오는 '위풍당당' 수입차

2014-05-30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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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스토마토 김영택·이충희기자] 자동차가 해운대 앞바다에 풍덩 빠졌다. 본 개막을 하루 앞둔 29일 부산국제모터쇼 2014 프레스데이 현장. 취재진만 1000여명이 운집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해운대조차 식히지 못할 정도로 신차들의 향연에 쏟아진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7회째를 맞아 역대 최대 규모인 총 22개의 완성차 업체가 참여해 211대의 차종을 전시했다. 올해부터 신관을 추가로 사용해 전시면적이 4만4652㎡로 한층 넓어졌다. 실속형 디젤 차량을 앞세운 수입차의 거센 공세 속에 안방을 사수해야 하는 국내 완성차의 방어 전선도 한층 강화됐다. 가히 혈전이다.
 
쌍용차가 본관 전시장에서 밀려나면서 모터쇼 참가 자체를 보이콧한 가운데, 국내 완성차 4개사가 자리한 본관 전시장에는 BMW·아우디·폭스바겐 등 독일 브랜드와 토요타·닛산 등 일본차 업체들이 자리했다. 전시장의 중심부를 차지하면서 시장에서의 위상을 그대로 드러냈다. 
 
신관 전시장에는 국내 모터쇼에는 최초로 참가하는 일본 수제차 브랜드 미쯔오카를 비롯해 벤츠, 포드, 링컨 등 해외 유명 자동차 브랜드들이 총집결했다. 신관 중심부에 자리한 재규어와 랜드로버는 지난해 한국시장에서 60% 이상 고성장을 기록하는 등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면서 6년만에 다시 부산모터쇼 참가를 결정했다.
 
◇부산모터쇼 공식 캐릭터.(이미지=부산모터쇼 홈페이지)
 
◇현대차, 월드프리미어 AG·그랜저 디젤로 관심 독차지
 
이번 모터쇼의 주인공은 단연 현대차 'AG'다. 스포트라이트를 싹쓸이 할 기세다. 이날 부산에서 공개되기 이전부터 이미 주요 언론을 통해 이슈화되며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AG와 관련해 사전에 쏟아진 추측성 기사만 해도 수백, 수천건에 이를 정도다.
 
사실상 부산모터쇼에서 공개되는 월드프리미어(전세계 최초 공개) 차종이 AG 하나 뿐이라는 점도 관심을 독차지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여기에 수십년째 국내 고급세단 시장을 평정하고 있는 그랜저의 첫 디젤 모델도 함께 공개하면서 이번 부산모터쇼에 원투펀치를 내밀었다.
 
◇사실상 '2014 부산국제모터쇼'의 유일한 월드프리미어 현대차 'AG'.(사진=뉴스토마토)
 
기아차가 이번 모터쇼에 꺼내든 주무기는 '올 뉴 카니발'이다. 지난 22일 미디어를 통해 사전 공개됐지만 일반에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9·11인승이 제공하는 넓은 실내공간과 세계 최초로 적용한 싱킹시트는 캠핑 열풍에 맞물려 올해 기아차의 내수 부진을 단번에 씻어줄 반격카드로 손색이 없다.
 
지난 24일 사전계약 이틀 만에 5000대가 넘게 계약되며 월평균 판매 목표로 세웠던 4000대를 뛰어넘었다. 여기에 내부 인테리어를 강화하고 캠핑에 적합하도록 부분 변경한 '올 뉴 카니발 하이리무진'과 '올 뉴 카니발 아웃도어' 등 숨겨놨던 카드도 꺼내들었다. 콘셉트카 '니로'와 '스팅어'를 함께 공개하며 모터쇼의 주연 경쟁에 가세했다.
 
◇기아차 콘셉트카 '니로'.(사진=뉴스토마토)
 
한국지엠은 이번 모터쇼에서 역대 가장 넓은 2208㎡의 전시장을 꾸렸다. 사실상 전시장 면적에서 현대차나 기아차와 대등하게 겨룰 수 있게 되면서, 한국지엠으로서는 꽤 의미있는 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여기에 최근 전기차 개발에 힘을 모으기로 한 권영수 LG화학 사장이 오프닝에 참여하면서 현대·기아차에 집중됐던 취재진들의 관심을 돌려세우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다. 신차 부재의 아쉬움은 영화 트랜스포머4에서 공개될 콘셉트카 '카마로(Camaro)'로 달랬다. 영화 효과에 힘입어 관람객들의 시선을 충족시킨다. 
 
◇한국지엠이 공개한 콘셉트카 '카마로(Camaro)'.(사진=뉴스토마토)
 
르노삼성도 앞선 3사 못지 않은 넓은 전시관을 내세웠다. 최근 폭발적인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QM3와 QM5 Neo, SM3 Neo를 전면에 내세웠다. 여기에 르노의 프리미엄 콘셉트카 '이니셜 파리(Initiale Paris)'를 함께 공개한다.
 
다만 신차의 목마름은 여전하다. 현대차는 물론, 트랜스포머 효과를 등에 업은 지엠 카마로나, 스팅어와 니로 등 콘셉트가 2종을 함께 출격시킨 기아차에 비해 포인트가 줄어들었다. 주목할 만한 차량의 부재로 관심도가 떨어지는 것은 피할 수 없게 됐다.   
  
◇국산 브랜드 옥죄는 '위풍당당' 수입차
 
국산 브랜드를 제외하고 본관 전시장에서 가장 목이 좋은 곳은 독일 브랜드가 차지했다. 전시장 중앙 폭스바겐과 아우디, BMW-MINI가 차례로 자리한다.
 
수입차 브랜드로는 가장 넓은 전시관을 운영하는 폭스바겐은 아시아 최초로 공개하는 콘셉트카 '크로스블루(CrossBlue)'와 지난해 FIFA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 World Rally Championship) 우승컵의 주인공 '폴로 R WRC 랠리카'를 주인공으로 낙점했다.
 
여기에 리터당 111km를 주행하는 양산형 디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XL1'을 꺼내들면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최근 빠르게 한국시장을 잠식해 들어오고 있는 폭스바겐의 멈출 줄 모르는 기세는 현장에서도 체감할 수 있다.
 
아우디와 BMW는 아쉽게도 아시아 최초 공개 모델을 내놓지 않았다. 아우디 전시장에서는 하이브리드 스포츠카 'A3 스포트백 e-트론'과 초고성능 레이싱카 'RS7 스포트백'을, BMW 전시장에서는 4월 국내 출시한 전기차 'i3'와 '420d xDrive 그란 쿠페' 정도가 주목할 만한 카드로 꼽힌다. 
 
◇BMW의 첫 전기차 'i3'.(사진=뉴스토마토)
 
독일차 일변도의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재도약을 노리는 닛산은 올 하반기 국내 출시할 디젤 CUV '캐시카이(Qashqai)'를 아시아 최초로 꺼내든다. 캐시카이는 2007년 글로벌 첫 출시 후 글로벌 시장에서 200만대 이상 누적 판매량을 기록한 닛산의 대표적 베스트 셀링카다.
 
한국닛산은 캐시카이를 '알티마(ALTIMA)'와 함께 주력 모델로 성장시킨다는 방침이다. 캐시카이 등의 판매 효과를 더한 한국닛산의 올해 전체 판매목표는 전년 대비 약 47% 성장한 4500대 이상이다.
 
◇한국닛산이 올 하반기 국내 출시할 '2014 부산 국제모터쇼' 아시아 프리미어 '캐시카이(Qashqai)'.(사진=뉴스토마토)
 
신관으로 눈을 돌리면 가장 관심을 끄는 브랜드는 세계 3대 명차로 꼽히는 마세라티다.
 
아시아 최초로 공개되는 '콰트로포르테 디젤(Quattroporte Diesel)'과 '기블리 디젤(Ghibli Diesel)’은 프레스데이 행사에서 수입차 중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자동차 중 하나였다. 포토타임이 시작되자 백여명 가까이 되는 사진기자들이 한꺼번에 플래시 세례를 쏟아부으면서 현장은 후끈 달아올랐다.
 
이외에도 포드와 링컨, 렉서스, 벤츠 등 다양한 수입차 업체들이 포진해 있는 신관은 많은 마니아들을 자동차의 향연에 빠지게 할 조연으로 손색이 없다.
 
◇랜드로버의 신차 '레인지로버 롱휠베이스'.(사진=뉴스토마토)
 
올해 4월말까지 국내시장에서 누적 등록된 수입 신차비율은 13.8%에 이른다.
 
그간 한국 자동차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다시피 했던 현대·기아차의 철옹성은 수입차의 거센 공세 앞에 무너져 내렸다. 높은 브랜드력에 가격까지 합리적으로 낮추면서, 기존 대형차를 중심으로 강세를 보이던 수입차의 창이 실속형으로까지 파고들었다.
 
현대·기아차로서는 BMW·벤츠·아우디·폭스바겐 등 독일차와 함께 토요타로 대표되는 일본차의 공세도 막아서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 
 
쉐보레 론칭 후 3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과거 대우시절의 영광 재현을 위해 뛰는 한국지엠과 SM시리즈 등 세단형 세그먼트에서 QM시리즈로 SUV 부문 선두권을 형성하려는 르노삼성 역시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산차 대 수입차, 그 뜨거운 한판승부를 확인할 이 곳. 바로 '2014 부산 국제모터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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