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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한창제지 인수 또 유찰되나..산 넘어 산

2014-06-10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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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지영기자] 선박 운항장비 제조사인 KCC전자가 단독으로 참여한 한창제지(009460) 두 번째 인수전 결과에 제지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매각 입찰 적격자로 함께 선정됐던 선창산업(002820)은 예비실사 이후 정작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업계는 이번에도 한창제지 채권단이 KCC가 제시한 가격과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에서 조사 중인 담합 관련 과징금 리스크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KCC전자가 채권단이 원하는 가격을 제시했을 리가 없다는 게 관련 업계의 관측이다.
 
채권단 측은 한창제지 지분 매각가격을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250~300억원 내외 수준으로 보고 있다. 채권단은 금주 내로 KCC전자의 입찰 조건을 받아들일지 결정해 통보할 예정이다.
 
한창제지는 지난해 백판지 가격 담합으로 14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은 것 외에 컵원지, 골판지원지 부문도 담합 관련 공정위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제지업계는 과징금 파급 효과가 너무 크기 때문에 잠재적 리스크가 없어져야 제대로 된 매각가격을 책정할 수 있다"며 "채권단은 과징금 리스크가 있는 상황에서 실적이 가장 좋았던 지난해 기준으로 매각가격을 책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업권도 아닌 선창산업이 비용을 들여 예비실사까지 진행했다가 입찰을 포기한 것도 같이 이유 아니겠느냐"며 "KCC전자가 오래 전부터 한창제지 경영에 관심을 보여온 것은 사실이지만, 과징금 폭탄을 떠안으면서까지 채권단 요구를 들어주겠느냐"고 반문했다.
 
실제 한창제지의 주주이기도 한 KCC전자는 한창제지 경영에 깊은 관심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2년 한창제지를 상대로 신주발행무효 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바 있으며, 현재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 한창제지는 144억원의 과징금 폭탄을 맞은 이후 재무 사정이 상당히 어려워졌다. 지난해 한창제지는 5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전년 대비 수익성이 90% 개선됐지만, 백판지 담함 과징금 여파로 11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부채비율도 326.8%로 전년 대비 112.9%포인트 증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제지업계 1, 2위인 한솔과 무림의 경우 백판지 시장에서 자리 잡은 한창제지를 인수할 경우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음에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도 우발적 채무에 대한 리스크를 떠안기가 부담스러웠기 때문이었다"며 "이번에도 유찰될 경우 한창제지 매각작업의 속도와 가격은 점점 더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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