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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영

방위비 분담금 인상 현실화되나…트럼프 "아파트 월세받기보다 쉬워"

2019-08-12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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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대선자금 모금 행사에서 한국으로부터 방위비를 쉽게 올려 받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농담 수준이었음을 고려하더라도 내년도 우리 측이 지출해야 할 방위비 규모를 정하는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1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미국 뉴욕주 햄프턴스에 열린 두 곳의 모금 행사에 연달아 참석해 어린 시절 아버지와 임대료를 수금하던 일화를 소개하며 "(뉴욕) 브루클린 임대 아파트에서 임대료 114달러13센트를 받는 것보다 한국에서 10억달러(한화 1조2000여억원)를 받는 것이 더 쉬웠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대단한 TV를 만들고 경제도 번성하고 있다. 왜 미국이 한국 방어를 위해 돈을 내야하느냐"고 반문하며 "한국은 (방위비 분담금을) 지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10억달러는 올해 초 제10차 방위비 분담금 협상 당시 미국이 마지노선으로 제시했던 금액이다. 한미 양국은 지난 3월 올해 한국이 부담해야 할 주한미군 주둔비를 지난해(9602억원)보다 8.2% 인상된 1조389억원으로 하는 제10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에 합의한 바 있다. 미국은 SMA 갱신 기간을 기존 3~5년에서 1년으로 줄이며 앞으로는 매년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이어갈 것임을 예고했다.
 
미국발 방위비 분담금 인상요구는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한국은 북한으로부터 자신들을 방어하기 위해 미국에 상당히 더 많은 돈을 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 방한 기간에 맞춰 한국이 방위비분담금 인상에 동의했다는 뉘앙스를 풍긴 것이다. 지난달 말 방한했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정경두 국방장관을 만나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측은 아직 본격 협상이 시작되지 않았으며, 합리적이고 공정한 방향으로 협의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편지를 받은 사실을 소개하며 "우리(북미 정상)는 친구다. 사람들은 김 위원장이 나를 바라볼 때만 미소를 짓는다고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내가 대통령에 당선되지 않았다면 우리는 북한과 엄청난 전쟁을 치뤄야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미 정상간 친서외교를 놓고 한미 연합 지휘소훈련이 끝나는 이달 말에는 북미 실무협상이 재개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30일 판문점 북미회동 후 "2~3주 내에 실무협상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계속 늦어지는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미 뉴저지주 소재 자신 소유의 골프장으로 휴가를 떠나기 전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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