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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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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동네한바퀴)③‘터줏대감’ 무지개, 재건축 기대감 크지만 매물 말라

2019-09-15 16:09

조회수 : 6,7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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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지고 보면 롯데캐슬은 굴러온 돌이다. 오랫동안 역 앞을 지킨 터줏대감은 롯데캐슬과 마주 보고 있는 무지개아파트라고 할 수 있다. 시흥사거리에서 제일 가까우면서도 금천구청역(시흥역일 때부터)과 금천구청, 금천경찰서와 인접한 자리에 위치한 아파트다. 물론 안양 방향으로 조금만 더 가면 문일고등학교 옆 남서울럭키아파트와 박미고개 한양아파트를 재건축한 남서울힐스테이트가 주인공이 되겠지만, 시흥사거리가 시흥동의 중심인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1980년 12월에 들어선, 마흔살을 앞둔, 재건축을 진행해도 벌써 했어야 했지만 말만 무성할 뿐 일은 더뎠던. 이것이 무지개아파트에 대한 개인적인 인상이었다. 적어도 1~2년 전쯤에 조사했을 때는 그랬다. 그런데 잠깐(?) 눈 돌리고 있던 그 사이 교통정리가 끝나 있었다. 중개업소의 설명을 참고하면, 2018년 3월에 조합 설립인가가 났고 12월에 건축심의를 접수했는데 한 차례 반려됐다. 이달에 다시 요건을 갖춰 접수할 예정이라는데 이게 잘 진행될 경우 올해 안으로 사업시행인가가 날 것이라고 한다.
 
조합의 기대대로 일사천리로 진행된다면 내년에 시공사를 선정하고 분양신청을 받을 것이다. 감정평가-관리처분계획을 거쳐 철거하는 데까지 2년 정도 소요된다니까 역 공사가 끝날 즈음 재건축도 마무리될 것이다. 

하지만 재건축이든 지하철 공사든, 계획대로 진행되는 경우가 얼마나 되겠는가. 예상보다 한참 더 걸릴 것이다. 일단 허가가 떨어지는 것부터가 쉽진 않을 것이다. 재건축이 강하게 규제되는 시기라는 점 감안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지개아파트 재건축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은, 이게 단순히 주민들의 조합에 의해서만 추진되는 게 아니라, 서울시의 ‘창조적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http://www.geumcheon.go.kr/program/board/list.jsp?menuID=001008006006&boardTypeID=590

무지개 아파트는 639세대 5동이다. 여기에 연립 1동과 상가 1동을 포함해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조합은 용적률 300%를 거의 채워서 993세대로 재건축할 계획을 갖고 있다. 993세대 중 128세대를 임대로 짓는 조건이다. 200세대쯤 일반분양할 것으로 보인다. 
 

아쉬운 건 세대당 면적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 58㎡(53㎡), 73㎡(67㎡), 93㎡(85㎡)형으로 구성돼 있는데 전용면적 비율이 높아 세대수 늘리기가 쉽지 않았던 모양이다. 2017년에 조합이 내놓은 안은 작은 2개 평형의 경우 면적을 줄이고 93㎡형만 100㎡ 이상으로 키워 세대수를 늘리는 방식이다.  
 
당시 추정한 분담금은 최저 2233만원, 최고 8775만원이었다. 그 당시 산식으로 구한 31평형의 일반분양가가 5억3476억원이었다. 옆의 롯데캐슬 시세를 생각하면 지금으로선 얼토당토하지 않은 가격이다. 무지개아파트가 재건축할 즈음엔 롯데캐슬보다 당연히 비쌀 텐데 그러면 분양가도 크게 뛸 것이고 분담금도 늘어날 것이다. 
 
롯데캐슬골드파크의 용트림 덕분에 무지개아파트의 재건축에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데 난관이 있다. 지난해 시행된 재건축 규제조치로 인해 △10년 이상 보유했으며 △그중 5년 이상을 실거주한 △1가구1주택 소유자가 가진 물건만 팔 수 있다. 이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집은 지금도 매물로 내놓을 수 있다고 하지만 당연하게도 나올 수 있는 물건이 많지 않다. 중개업소 설명에 따르면 아주 없는 건 아닌데 워낙에 귀해서 부르는 게 값이란다. 실제로 실거래를 조회해 보면 1년 동안 거래된 게 거의 없다. 
 
58㎡은 매도자가 있었는데 5억원에 내놨다가 거둬들였다고 한다. 이 평형의 마지막 실거래가는 올해 1월에 체결된 4억원이었다. 거래 없이 호가만 1억원이나 뛴 것이다. 73㎡형은 작년 5월 실거래가 4억3100만원, 매수호가는 5억원 후반대라는데 팔겠다는 사람이 없으니 실제 거래 가능한 가격은 6억원은 될 것으로 보인다. 93㎡형 실거래가는 작년 8월 5억5000만원, 최근 6억원에 거래됐다는 말이 있고, 현재 6억5000만원 선에서 얘기가 오간다고 한다. 
 
너무 궁금해서 팔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연락해 달라고 전화번호를 남겼는데 과연 차례가 돌아와 전화가 걸려올까?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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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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