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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영

트럼프 "아직 방북 준비 안돼"…북미 실무협상 재개시점 관심

"가야할 길 남아있다고 생각"…북 '새로운 계산법' 요구 지속

2019-09-17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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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평양 방문 초청장을 보냈다는 소식이 흘러나온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시기상조라는 반응을 보였다. 북한과의 비핵화 실무협상이 우선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김 위원장이 북한으로 초청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에 대해 언급하길 원하지 않는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어지는 질의응답에서 "나중 어느 시점에 그것(평양 방문)을 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그에 대해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우리에게 아직 가야할 길들이 남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한 국내 언론은 김 위원장이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공개 친서를 보내 3차 북미 정상회담과 평양 초청 의사를 전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미 정상간) 친서에 대해선 저희가 확인해 드릴게 아무것도 없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올해 어느 시점에 김정은과 만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어느 시점엔가 그렇다"고 답한 바 있다. 연내 3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과 별개로 평양 방문에는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 6월30일 판문점 북미회동 이후 비핵화 실무협상조차 시작되지 못한 상황에서 평양 방문 여부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도 보인다. 북한은 전날 외무성 북미국장 명의 담화에서 실무협상이 몇 주 내에 열릴 것으로 본다면서도 미국이 어떤 대안을 갖고 나오는지에 따라 협상 성패가 결정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난 이후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을 요구해온 것의 연장선상이다.
 
최선희 북 외무성 제1부상도 지난 9일 '9월 말 실무협상' 의사를 밝히면서도 "미국 측이 조미(북미) 쌍방의 이해관계에 부응하며 우리에게 접수 가능한 계산법에 기초한 대안을 가지고 나올 것이라고 믿고 싶다"고 말했다. 협상 과정에서 체제안전 보장과 비핵화 방법론을 둘러싸고 양측의 밀고 당기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하노이 노딜'과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북미 정상이 만나기 전 실무단계에서 95% 이상의 조율이 끝나야 한다는 반응이 나온다. 미 현직 대통령의 평양 방문이라는 초대형 이벤트 또한 북한의 비핵화 과정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 실시되는 것이 합리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살만 빈 하마드 알할리파 바레인 왕세자와 회담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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