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최한영

주요 금융지주, '여성인력·주주가치 제고' 사외이사 등용

2020-03-09 15:38

조회수 : 1,178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주요 금융지주들이 이달 하순 주주총회를 앞두고 신규 사외이사 후보 명단을 속속 발표했다. 우수 여성인력과 주주이익 제고를 고려한 인선이라는 평가와 별개로, 보다 회사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사외이사 구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는 신규 사외이사 후보 중 한 명으로 여성인 윤재원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와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을 각각 추천했다. 윤 교수가 오는 26일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될 경우 신한금융 이사회 구성원 중 유일한 여성 사외이사가 된다. 신한금융 측은 "1970년생의 젊은 여성 이사로 이사회의 성별 다양성과 폭넓은 시각의 의사결정을 내리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KB금융의 경우 권 전 행장이 오는 20일 주주총회를 통해 사외이사가 되면 기존 최명희 내부통제평가원 부원장과 함께 여성 사외이사 2명이 재임하게 된다. KB금융 관계자는 "여성 사외이사의 비율이 기존 14.3%에서 28.6%로 높아지게 되며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2020년까지 목표로 권고한 여성 사외이사 비율(40%)에도 근접하게 된다"고 전했다.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여성인 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등 사외이사 전원을 연임할 방침이다.
 
금융사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이사회에 여성을 최소 1명 이상 두도록 강제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국회 본회의 의결을 거쳐 지난달 4일 공포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주권상장법인의 이사회 이사 전원을 특정 성(性)의 이사로 구성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본격 시행은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오는 8월부터다. 당장 이번 주주총회부터 적용되는 사항은 아니지만, 입법취지를 고려해 선제적인 움직임들을 보이는 것이다.
 
이번 분위기 속에 몇몇 여성 인력을 놓고 금융사들이 쟁탈전도 벌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한 여성 전문가가 증권사 두 군데서 사외이사 제안을 받은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주주이익 제고 차원의 사외이사 선임도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우리카드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우리금융 지분 4%를 매입한 대만 푸본생명에서 추천한 첨문악 이사가 새롭게 사외이사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주요 금융지주들의 이같은 움직임을 놓고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같이 회사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이 누구인지를 먼저 판단하고, 당사자들이 추천하는 인사를 (사외이사로) 넣는게 훨씬 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여성·주주 등의 기준으로 사외이사를 선임하면 나중에 다른 문제들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금융사 발전 측면에서는 오히려 노조추천이사제를 통해 한 명이 사외이사로 들어오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고 제언했다.
 
2018년 3월22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제17기 신한금융지주 정기주주총회서 참석자들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 최한영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