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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야근 안하겠다고?'…직장인 64% "사내서 세대차이 느낀다"

시대 변화에 따라 세대 갈등 표면화

2020-04-08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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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직장인 10명 중 6명은 세대차이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4050세대와 2030세대 간 세대 갈등도 표면화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8일 발표한 '한국기업의 세대갈등과 기업문화 종합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직장인 63.9%가 세대차이를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연령별로는 20대·30대의 체감도는 각 52.9%, 62.7%인 반면 40대·50대는 각 69.4%, 67.3%로 윗세대로 갈수록 세대차이를 크게 느끼고 있었다. 
 
이와 달리 '세대차이가 업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20대·30대는 41.3%, 52.3%가 '그렇다'고 답한 반면 40대·50대는 38.3%, 30.7%만이 긍정해 아랫세대일수록 세대차이로 인한 애로를 크게 느끼고 있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상명하복식 수직적 업무방식과 소통관행 탓에 세대차이로 인한 애로가 아랫직급에 몰리는 것"이라며 "윗세대 입장에서는 단순한 세대차이라 여기는 일도 아랫세대 입장에서는 세대갈등으로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대한상의
 
 
실태조사에서 '성과를 위해 야근은 어쩔 수 없다'는 항목에 대해 40대와 50대는 긍정응답 비율이 각 35.5%, 42.8%였다. 반면 20대ㆍ30대는 26.9%, 27.2%만이 긍정해 큰 차이를 보였다. '의무 중심'으로 생각하는 윗세대가 맡겨진 일을 우선하는 반면 '권리 중심'으로 생각하는 아랫세대는 근로계약서상 근무시간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세대별 심층면접에서도 아랫세대는 "'성실히', '열심히'를 강조하는 윗세대는 비합리적"이라 봤으나, 윗세대는 아랫세대의 태도가 "조직원으로서 책임감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실태조사에서 업무지시의 합리성·명확성에 대해 모든 세대에서 긍정적 평가가 적었다. '업무관행이 합리적인지'와 '리더의 지시가 명확한지'에 50대가 상대적으로 긍정응답 비율이 높았지만 20대는 물론 30대·40대에서도 긍정적 응답이 절반을 넘지 못했다.
 
이에 대한 심층면접에서 윗세대는 두루뭉술하게 일을 배워왔지만 관행으로 받아들이는 '지도(map) 세대'인 반면 아랫세대는 명확한 지시를 바라는 '내비게이션 세대'이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사진/대한상의
실태조사 결과 '팀 빌딩 활동'에 대해서는 4050세대뿐 만 아니라 2030세대도 대체로 필요성에 공감했다. 또한 2030세대뿐만 아니라 4050세대 역시 '회식 만족도'는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직장 내 세대갈등의 표면적 원인으로 세대 변화를 꼽았다. 1980년대 이후에 출생한 밀레니얼세대가 사회에 진출해 지금의 2030세대를 형성하면서 집단주의 성향이 약해지고 개인주의 성향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실제 이번 실태조사에서도 2030세대는 '조직이 성장해야 내가 있다'거나 '조직을 위해 개인을 희생할 수 있다'는 항목에서 4050세대에 비해 ‘동의한다’는 응답이 현저히 낮게 나타났다.
 
이러한 세대별 성향 차이로 인해 윗세대는 2030을 '요즘 애들'로 보게 되고, 아랫세대가 볼 때 4050은 '꼰대'로 비춰져 개인 간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한상의가 조직구조 진단을 통해 세대갈등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분석한 결과 근본 원인은 낮은 조직 경쟁력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실태조사에서 직장인들은 본인이 속한 조직 경쟁력을 합리성(44점), 역동성(44점), 공정성(24점), 개방성(20점), 자율성(39점)의 모든 세부영역에서 낮게 평가했다. 세대별 편차 역시 크지 않았다. 
 
대한상의 보고서는 세대갈등을 넘어서려면 피상적인 리더십 교육이 아니라 조직의 체질을 ‘가족 같은 회사’에서 ‘프로팀 같은 회사’로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프로팀의 운영 공식인 ‘선수가 팀을 위해 뛸 때, 팀은 선수가 원하는 것을 준다’는 원칙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번 보고서는 30개 대·중견기업에 소속된 직장인 약 1만3000명에 대한 실태조사를 기초로 세대별 심층면접(FGI)을 거쳐 작성됐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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