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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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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_현장+)서울 '스마트쉘터' 개통, '미래형 서비스'라 하기엔 글쎄

햇빛차단 천장·에어컨·CCTV까지

2021-08-27 06:00

조회수 : 5,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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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버스 터미널 대합실 같다."
 
서울 숭례문 스마트쉘터에 가 본 기자의 첫 느낌이었다. 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야외 버스정류장에 햇빛이 차단되는 천장, 에어컨으로 인해 버스를 기다리는 환경이 쾌적해졌다. 비상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자동심장충격기도 있었다. 공기질 개선을 위한 살균기, 안전을 위한 cctv와 비상벨 등을 갖췄다고 하니 여의도·광화문·강남 등에도 크게 있는 기존 중앙버스차로 정류장보다 첨단 시설임은 분명해 보였다.
 
다만 인공지능 탑재 등으로 '미래형 교통서비스를 구현했다'는 서울시의 홍보는 "다소 거창했다"는 느낌이었다. 버스 예상 대기시간을 표시하는 전광판은 글씨가 다닥다닥 붙어었던 기존 전광판보다 가독성이 좋게 변했지만 큰 차이는 없는 수준이다.
 
승객이 직접 터치해 버스노선과 지하철노선, 서울시 소식을 알 수 있는 전광판도 있었지만 크게 효율성이 있어보이진 않았다. 스마트폰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는 정보들이라, 그저 정보를 '크게' 보고싶을 경우만 유용해 보였다.
 
어르신들, 노선 전광판 사용 어려워
 
한 60대 시민이 기자에게 동묘가는 버스 번호를 물었다. 숭례문 스마트쉘터 벽면에는 여느 정류장 처럼 버스노선이 스티커로 붙어있었지만 정류장이 워낙 길어서 원하는 노선을 찾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물론 한 자리에서 노선을 확인할 수 있는 전광판이 있었으나 이를 활용하는 방법을 모르는 듯 했다.
 
서울시는 지난 19일 숭례문을 시작으로 오는 27일 홍대입구 2개소에 중앙차로 정류소를, 구파발역, 독립문 공원, 건대입구역 각각 1개소에 가로변 정류소를 스마트쉘터 형태로 개통한다. 내달 2일에는 합정역에 2개소, 11월 중에는 공항대로 2개소에도 스마트쉘터가 가동된다.
 
스마트쉘터는 기존 낙후되고 불편했던 노후 승차대 환경을 개선하고 최첨단 교통 서비스를 통한 시민 편의를 높이기 위해 도입됐다. 혹한·혹서, 미세먼지, 매연 등에 노출되기 쉬워 이용시 많은 불편민원이 발생했던 15년 이상 된 노후 정류소가 첨단 시설로 재탄생한 것이다. 버스 승하차, 정차 플랫폼 안내 및 모든 IoT 기기가 AI로 제어된다.
 
경찰지구대와 연동된 비상벨
 
교통약자인 장애인을 위해 저상버스 도착 예정 시간을 알려주며 운전기사에게도 스마트쉘터에 장애인이 기다리고 있음을 알린다. 외국어 안내,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안내서비스도 제공되며 비상벨이 경찰지구대와 자동으로 한다.
 
서울시는 스마트쉘터가 더 고도화 되려면 민자 사업 추진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 사업은 2019년 용역비 1억원을 포함해 1개소당 1억5000만원에 예산이 책정됐다. 그러나 지난해 용역비가 3억원, 1개소 당 사업비가 10억원으로 늘어나면서 서울시의회가 예산 문제를 제기했다.
 
서울시 측은 "작년 기본 및 실시설계 과정에서 옵션에 따라 사업비 변동이 있었다"며 "지금은 최소 옵션으로 진행을 했기 때문에 8개소를 기준으로 38억원 정도가 소요됐다"고 말했다.
 
시범사업 후 민자사업 전환
 
서울시는 10개소 시범사업을 끝으로 스마트쉘터 사업에는 시 재정을 투입하지 않는다. 대신 이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시범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수익성을 따져 향후 민자 사업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백호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스마트쉘터는 현재 시범적으로 도입된 시설이기 때문에 다양한 제 기능들을 충분히 발휘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며 "향후 2년간 시범운영을 통해 사업의 타당성, 효과성 및 불편사항 등을 분석·보완하고 향후 확대 설치와 관련해 사업기간 및 적정 사업방식 등에 대해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6일 서울 숭례문 스마트쉘터 정류장에서 버스가 신호를 대기하고 있다. 사진/윤민영 기자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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