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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민영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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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상승장 그리고 패배감

2024-04-01 18:33

조회수 : 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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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 이제 1억원 선에서 오르락내리락하고 있습니다. 주식처럼 '존버는 승리한다'라는 말이 떠오르네요.
 
물론 존버로 승리한 자는 제가 아닙니다. 본전이라도 건졌다며 스스로 위안 삼았던 저는 요즘 다시 패배감에 빠집니다.
 
비트코인 단타치기로 한참 재미를 보던 때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이던 때. 6000만원대에 들어가 하루에 커피값→밥값→생활비로 수익이 늘어가는 걸 실시간으로 보자니, '좋은 세상이 왔구나' 했습니다.
 
그렇게 이더리움과 각종 알트코인으로 급등 열차에 올라 치고 빠지기에 성공할 때만 해도 저 스스로 코인 무당인 줄 알았습니다. 투자 금액도 점점 커져서 수중에 있는 현금을 모두 털어 넣었을 정도.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비트코인이 4000만원대로 바닥을 쳤습니다. 비트코인이 저 지경이니 전체 코인 시장이 암흑기로 접어든 건 당연. 365일 24시간 초를 다투며 변하는 시장이다 보니 자다가도 새벽에 벌떡벌떡 일어나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두어 달 동안 피폐해진 정신줄을 겨우 부여잡고 생활하다가 또 어느 순간 비트코인 가격이 회복세에 접어들었고, 그동안 낸 수익을 계산해 '이 정도면 본전이다'하고 여기던 때 모든 코인을 털었습니다. 다신 코인에 손을 대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빗썸 앱도 삭제.
 
그런데 제가 코인을 해 본 건 그때가 처음은 아닙니다. 비트코인을 처음 접한 건 2011년인지, 2012년인지 아무튼 제가 스마트폰을 처음 샀을 때입니다.
 
당시 삼성전자로 '성공적인' 취업을 했던 동네 언니가 비트코인이란게 있으니 용돈 조금만 투자해 보라고 하더군요. 차라리 그 때 삼성전자 주식을 사라고 할걸, 왜 코인을 하라고 했는지 본인도 모르겠다고 합니다.
 
암튼 똑똑한 삼성전자 언니의 말에 솔깃해 20만원을 투자했습니다. 취업한다고 공부할 책을 사겠다며 부모님께 용돈을 타내는 고전적인 수법으로 돈을 마련해서요.
 
처음엔 '어? 어!' 하는 사이 하루 교통비쯤은 남는 장사를 하다가, 역시나 얼마 안 가 폭락장을 맞았습니다. 절반 정도를 날렸는데, 당시 대학생이었던 저에겐 열흘 치 용돈이 사라진 셈입니다. 모든 걸 잃기 전에 팔아버렸고, 그렇게 저는 10년 가까이 비트코인 상승세에도 절대 귀가 얇아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다시 코인 계정을 되살렸을 때 제 눈에 보이는 만원이 넘는 돈. 코인을 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보유 코인을 모두 판다고 해서 잔액이 0원이 되진 않습니다. 당시 몇백원 남겨졌던 투자금액이 비트코인 상승세로 인해 불어난 상태였습니다. 그 때 20만원을 다 놔뒀더라면...
 
지금 코인 시장이 희망적이라고 해도, 다시 뛰어들고 싶진 않습니다. 24시간 가슴을 졸여서 부자가 될 거라는 기대는 없으니까요. 코인 투자에 두 번 실패한 제가 스스로를 위안 삼는 생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업비트 고객센터에서 관계자가 비트코인 시세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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