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윤민영

min0@etomato.com

싱싱한 정보와 살아있는 뉴스를 제공하겠습니다!
자동결제의 늪

2024-07-05 17:49

조회수 : 18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쿠팡, 넷플릭스, 구글 드라이브 등 매달 자동 결제에 몇만원을 쓰고 있습니다.
 
쿠팡 멤버십은 로켓배송을 포기할 수 없어, 가입할 때에 비해 몇배는 오른 구독료를 감수하고 있습니다. 한 달에 1만원도 되지 않는 구독료가 주는 달콤함이 훨씬 가치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넷플릭스는 사실 잘 보지 않습니다. 다회선 이용으로 매달 18900원을 지출하고 있지만 특정 콘텐츠가 유행하지 않는 이상 유튜브를 더 많이 보는 편입니다. 콘텐츠는 다양하지만 한 번 시작하면 끝까지 봐야 하는, 즉 시간을 많이 들여야 시리즈물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든 보고 싶은 콘텐츠가 생기면 봐야 한다는 생각에 구독을 끊지 않고 있습니다.
 
사진 저장을 위한 구글 드라이브는 한 달에 얼마를 결제하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아마 5000원 미만이었던 것 같은데요. 1년 구독료 다 합해봤자 가계에 타격을 주지 않는 수준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걸로 거대한 자료 창고 하나를 샀다고 생각합니다.
 
구독 결제를 결심했던 처음으로 거슬러올라가 봅니다.
 
쿠팡은 2990원만 내면 쿠팡 플레이라는 OTT까지 볼 수 있었습니다. 저녁 10시 이전에 주문하면 다음날 새벽에 물건이 도착하는데 배송비도 없다니. 가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습니다. 가격이 4990원으로 오른다는 공지를 봤을 때는 오히려 2990원이 너무 저렴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7890원을 내지만, 어차피 다른 쇼핑몰에도 물건을 사도 일정 금액 이하는 배송비를 내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까지 비싸다고 느껴지는 수준은 아닙니다.
 
그런데 만약 처음부터 7890원을 내라고 했다면, 선뜻 가입을 했을까 싶은 생각은 듭니다. 그 땐 쿠팡의 달콤함을 경험해 보기 전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이미 편리함을 알아버린 저로서는 가격을 더 올린다고 해도 쿠팡의 장삿속에 말려들 것 같습니다.
 
넷플릭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은 2만원 가까이 지불하는 구독료가 사실 아까울 때가 있습니다. 잘 보지 않으니까요. 가끔씩 볼 만한 게 나올 때마다 구독 해지 의지는 사라집니다. 자동결체를 취소하기 위한 과정이 귀찮은 것도 있고요.
 
구글 드라이브에는 저와 제 가족, 키우는 강아지의 생애주기가 담겨있습니다. 자료는 쌓이고, 무료 용량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유료 결제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첫 달은 구독료가 무료였는데, 사실 그 뒤로는 얼마가 나가는지, 구독료 인상이 되는지 안 되는지도 관심이 없습니다. 가격이 훌쩍 뛰어도 자동결제 시스템을 유지할 거니까요.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더니, 처음엔 미미하게 느껴졌던 자동결제 구독료가 지금은 꽤 존재감이 커졌지만 이미 경험한 것을 없애고 싶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접근이 쉬운 가격으로 시작해, 발을 빼기에는 애매한 금액으로 소비자를 붙잡는 상술임을 뻔히 알면서도 자동결제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울 시내의 한 쿠팡 물류센터에 주차된 차량 모습.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 윤민영

싱싱한 정보와 살아있는 뉴스를 제공하겠습니다!

  • 뉴스카페
  • email
  •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