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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훈

53년만에 첫 파업 위기 몰린 삼성전자

2022-03-22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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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1969년 창사 이후 53년 만에 첫 파업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해 8월 단체협약을 체결하기로 했으나 6달째 임금 교섭에 진척이 없는 상황입니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020년 무노조 경영 원칙 폐기를 선언하면서 노사간 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삼성전자 노조는 지난해 10월부터 2021년도 임금교섭을 15회에 걸쳐 진행했습니다. 5개월 동안의 교섭에서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하자, 지난달 고용노동부 산하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접수했습니다. 조정이 불발됨에 따라 삼성전자 노조는 쟁의행위에 들어갈 수 있는 권리, 즉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입니다. 
 
삼성전자 노조는 경제적 부가가치(EVA)에서 영업이익으로의 성과급 재원 변경, 정률 인사에서 정액 인상으로의 공통인상률(Base-up) 변경, 포괄임금제와 임금피크제 폐지, 유급휴일 5일, 회사 창립일 1일 유급화, 노조 창립일 1일 유급화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조는 지난달 16일 이같은 요구안과 관련해 경영진에 대화를 요청했습니다. 노조는 경영진이 대화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조합원 찬반 투표로 쟁의 절차에 돌입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지만 사측이 대표이사가 직접 대화에 참여하겠다면서 요구에 응해 파업은 보류된 상태입니다.
 
지난 18일 경계현 대표이사와의 대화에도 나섰지만 꼬인 실타래는 풀리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노조는 대표 면담이 임금교섭과 상관없는 주제로 40여분간 이뤄졌으며 어떤 의미있는 대화도 없었다고 토로합니다. 이들은 사측에 오는 25일까지 답변을 요청했습니다.
 
지난 16일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장에서는 노조에 대한 주주들의 볼멘 소리도 터져나왔습니다. 주가를 부양해야지 노조의 파업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합니다. 한 주주가 '귀족 노조'는 안된다고 성토하자 참석자들의 박수가 이어졌습니다.
 
호응한 사람들이 한가지 간과한 부분이 있습니다. 노조원들은 전부 삼성전자 직원이며,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을 확률이 매우 큽니다. 한쪽편을 들자는 게 아닙니다. 시국이 시국인 만큼 빨리 해결하자는 얘기입니다. 불평등, 편가르기가 극심한 요즘 삼성전자가 노사간 원만한 합의를 통해 손을 꼭 맞잡고 호실적 행진을 이어가면서 '10만 전자'에 도달하길 기원합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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