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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개량백신 없는데 벌써 개학…"아이들 맞혀야 하나"

질병청, 이달 말 BA.1 2가 백신 도입 일정·접종 계획 발표

2022-08-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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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 기미가 여전한 가운데 각급 학교가 개학을 맞으면서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 고민거리가 생겨났다. 어느 백신을 맞느냐에 따라 접종 시기가 달라지는데 전문가들 의견도 갈리는 양상이다.
 
지난 2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가운데 만 18세 미만 소아청소년은 13만9339명으로 전체의 19.4%를 차지했다. 10대 사망자 1명도 추가로 발생해 지금까지 코로나19에 확진돼 숨진 소아청소년은 45명으로 늘어났다.
 
코로나19 확진으로 인한 소아청소년 사망 사례가 추가되자 정부는 고위험군 중심의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모두발언을 통해 "백신 이상반응은 전체 연령에 비해 소아청소년의 건수가 적고 대부분 경미한 증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소아청소년 고위험군의 (백신) 접종 참여를 다시 한번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 자료를 보면 지난 18일 0시 기준 만 12~17세 소아청소년의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률은 10.8%다. 연령대를 만 5~11세로 낮추면 기본접종 완료율은 1.5%에 그친다.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률이 저조한 상황에서 각급 학교가 개학을 했거나 앞두고 있어 학교 내 감염이 가족에게도 전파되는 유행 사례도 생길 가능성이 있다. 당국은 우선 대면 수업 원칙을 적용하되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높은 활동은 제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만 5~11세 소아·아동에 대한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지난 3월31일 서울 강서구 미즈메디 병원 소아청소년과에서 한 어린이가 백신을 맞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 권고대로 만 18세 미만 소아청소년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적극적으로 나선다고 가정하면 지금 맞을 수 있는 백신은 기존 우한주로 만든 백신뿐이다. 우한주 백신을 접종하면 중증이나 사망까지 악화할 확률은 줄어들지만 우세종인 오미크론 하위변이 BA.5에 대한 예방효과도 낮아진다.
 
은병욱 노원을지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중증·사망 예방효과에 주목하면서 고위험군 소아청소년의 기존 백신 접종 필요성을 인정했다.
 
은병욱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가 포함된 백신들은 10월이나 11월쯤, 미국보다 늦게 도입될 것"이라며 "변이 백신을 기다리는 것은 권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성인도 마찬가지지만 소아청소년도 감염 자체를 예방하기보다 중증을 막는 효과를 기대하고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라며 "최근 드물긴 하지만 소아청소년 중증이 발생하고 사망자도 나오고 있어 건강한 소아청소년을 포함해 고위험군에도 기존 백신 접종을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반대로 BA.5 항원을 발현하는 백신 접종을 기다리는 편이 효과적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이다. 우리나라에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두 회사의 신청을 받아들여 BA.1 항원을 발현하는 2가 백신 사전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에선 두 회사 모두 BA.5 대응 백신의 긴급사용승인을 위한 자료를 허가당국에 제출했다. 변이 백신 국내 사용을 위한 절차가 원활하게 이뤄진다면 BA.1 백신 접종은 이르면 오는 10월, BA.5 백신 접종은 연말이나 내년쯤 시작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마상혁 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은 충분한 데이터를 통한 효능 검증이 필요하다는 단서를 달면서도 변이 바이러스에 맞춰 생산된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그는 "(소아청소년이 코로나19 백신을 맞아야 한다면) BA.5 백신이 낫다"며 "변이 바이러스가 생겼기 때문에 이에 맞는 백신을 접종하는 게 이론적으로 훨씬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임상 연구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변이 백신이 효과적인지 단언할 수 없지만 그전에 나온 백신들을 사용한 결과와 비교하면 좋은 결과를 예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언제 어느 백신을 접종할지는 당사자와 학부모의 선택이지만 유행 상황에 따라 정부가 알맞은 대응 방안을 마련해 발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우주 교수는 "미국에선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에 따른 이득이 위험보다 크다고 판단해 권고했다"며 "BA5는 BA.1에 비해 중증도가 높아지는 등 상황이 달라지고 있어 백신 접종의 이득과 위험을 분석해 판단을 다시 내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또 "팬데믹 상황에선 항상 불확실성과 가변성이 있다"며 "상황에 따라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 권고의 강도를 정해야 하는데 기존 메시지를 반복하면 이전과 달라지는 점이 없다"고 꼬집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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