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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서

(영상)민주당, 여가부 폐지 놓고 '눈치'…관건은 '2030 남성'

'단독 과반' 민주당 "사회적 합의"로 눈치전…이재명, 2030 여성표심도 의식

2022-10-10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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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오후 울산 중구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103회 전국체육대회 개회식에서 기념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여권이 여성가족부 폐지 등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전문가 간담회 등도 생략하는 등 속도전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경제 위기에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까지 더해지며 국정 지지도 하락세가 완연해지자, 지난 20대 대선에서 든든한 우군이 되었던 2030 남성 표심을 재차 공략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를 위해선 국회 과반 의석을 점한 민주당의 동의가 필수적. 협상에 임하고 있는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여가부 폐지가 또 다시 젠더 갈등을 유발될 가능성에 주목하며 사회적 합의가 먼저라고 속도전을 제어하고 나섰다. 이면에는 여가부 폐지가 여야 쟁점으로 부상할 경우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것을 우려하는 눈치다. 비속어 정국이 여가부 폐지에 따른 찬반으로 국면 전환될 수 있는 데다,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에게 등을 돌린 이대남(20대 남성) 표심이 다시 결집할 수 있다는 우려도 더해졌다. 
 
국민의힘은 행정안전부가 지난 6일 여가부 폐지 등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편안을 공식 발표하자, 다음날인 7일 소속의원 115명 전원 명의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민의힘이 발의한 정부조직법을 보면, 기존 18부 4처 18청의 정부부처를 18부 3처 19청으로 재편한다. 특히 여가부를 폐지하고 관련 사무는 보건복지부에 신설될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 등으로 이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국가보훈처는 국가보훈부로 승격되며, 외교부 산하에 재외동포청이 신설된다.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은 지난 6일 이런 내용의 정부조직 개편안을 발표하며 여가부 폐지에 대해서는 “윤석열정부의 주요 대선공약이다. 여성 불평등 개선에 집중했던 여성정책 패러다임을 남녀 모두를 위한 양성 평등으로 전환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행안부는 지난 5일 이런 내용을 민주당에 보고하며 협력을 촉구했다.
 
여권이 여가부 폐지를 갑작스럽게 꺼내든 배경에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발표된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정기 여론조사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29.4%로 나타났다. 이보다 앞서 한 주 전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정부 출범 후 최저치인 24%를 또 다시 기록했다. 해외순방 중 있었던 비속어 논란이 직접적 타격이 됐다. 치솟는 물가와 금리, 환율도 서민들 불안감을 부추겼다. 정당 지지도 역시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계속해서 앞섰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정운영 동력 상실을 염려할 수밖에 없게 된 여권은 대선 공약 이행이라는 명분을 들어 여가부 폐지를 다시 꺼내들었다. 지난 3월9일 지상파 3사(KBS·MBC·SBS) 공동 출구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20대 남성에서 58.7%를 얻은 데 비해 이재명 당시 후보는 36.3%에 그쳤다. 반대로 20대 여성에서는 이 후보가 58%, 윤 대통령이 33.8%였다. 30대에서도 남성은 윤 대통령에게 52.8%, 이 후보에게 42.6%였지만 30대 여성은 이 후보에게 49.7%, 윤 대통령에게 43.8%의 지지를 보냈다. 
 
정치권에서는 2030 세대가 성별을 기준으로 확연한 지지 차이를 보인 데 대해 윤 대통령이 여가부 폐지를 비롯해 성범죄 무고죄 처벌 강화 등 ‘이대남 맞춤형’ 공약을 동원한 젠더 갈라치기 전략을 구사한 결과로 풀이했다.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2030세대와 60대 이상 세대가 연합해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4050세대를 포위하면 윤 대통령이 승리할 수 있다는 이른바 ‘세대 포위론’을 주장했고, 이를 윤 후보가 ‘여성가족부 폐지’ 7자 공약 발표 등으로 실행에 옮겼다.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10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여성가족부 폐지 7자 공약을 던질 때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을 때였는데, 여가부 폐지 공약을 통해 2030 남성들이 결집했고 지지율을 끌어올린 경험이 있다”며 “세대 포위론이 실패했다는 분석도 많지만, 냉정히 분석하면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진보적 성향의 2030 세대의 절반을 가지고 간 것은 성공적인 전략이었다”고 분석했다. 연장선에서 여가부 폐지를 통한 2030 남성의 지지를 꾀할 경우, 지지율 반등 등 국면 전환이 가능해진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가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귀엣말을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를 간파한 민주당은 사회적 합의부터 거치겠다며 논의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여가부 폐지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고, 여성계 등을 포함한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으면서 부처 폐지로 가는 게 맞는 것인지 등을 들어봐야 할 것 같다”며 “민주당이 반대한다고 천명하기 보다는 급박한 상황이 아닌 만큼 심각한 우려를 어떻게 해소할지 사회적 합의부터 거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이 사회적 합의를 꺼내든 데는 여권이 절차도 생략한 채 속도전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의심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 정부조직법 개편안을 정부 입법안이 아닌 의원 입법으로 발의했다. 정부 입법안으로 발의할 경우 2~3달이 소요될 수 있어 의원 발의로 시간을 단축하겠다는 이유에서다. 의원 발의는 10인 이상만 찬성하면 되는 데 비해 정부 입법은 입법예고, 규제심사,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심의, 대통령재가 등의 절차를 걸치게 돼 절차에만 상당시간이 소요된다. 게다가 여가부가 의견 수렴을 마쳤다고 했지만 행안부와 관련 협의를 했다는 회의록이나 협의 기록도 없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졸속 추진 아니냐는 비판이 가능해졌다. 이에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이날 뒤늦게 여성계와 간담회를 갖고 동의를 구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하면 여야 협의체를 구성하도록 돼 있는데, 빠른 시간 내에 여야 협의체 구성을 제안할 것”이라며 “정부조직법 개정을 늦출 수 없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하고자 하는 의도로, 통과될 수 있도록 협상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동시에 민주당은 여가부 폐지에 반대하는 2030 여성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7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여가부를 폐지하는 개편안은 정쟁의 소지가 강하다”며 “정부 개편의 우선순위가 잘못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 위기에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 등 정국이 매우 엄중한 상황에서 다시 젠더 갈등을 유발할 휘발성 강한 사안을 꺼내든 것에 이해할 수 없다는 뜻이었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이준석 전 대표의 세대 포위론에 끌려다녔지만, 결과적으로는 2030 여성 표심을 얻었다. 이들은 대선을 전후로 민주당에 대거 입당, 이 대표의 강력한 우군인 '개딸'(개혁의 딸)의 근간이 됐다. 이 대표 입장에서는 이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반대입장의 피력이 절실했다.  
 
결국 여권이 쏘아올린 여가부 폐지는 2030 남성 표심이 최종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가부 폐지를 강하게 드라이브 했음에도 지지율 반등을 이뤄내지 못할 경우 백약이 무효인 상황에 이르기 때문이다. 김두수 대표는“결국 진영 대 진영의 여론전을 또 다시 하겠다는 것”이라며 “여가부 폐지를 갑작스럽게 꺼내든 것도 결국 진영싸움으로 가져가면서 50 대 50의 싸움을 벌이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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