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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대기업 기간제 인원 증가율, 정규직 18배

작년 말 대비 올해 9월 말 기준 정규직 1.1%↑

2022-12-13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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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국내 대기업 직원 중 근무 기간이 정해진 기간제의 증가율이 정규직보다 18배 가까이 달하는 등 고용의 질이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IT·전기·전자 업종이 정규직과 기간제가 모두 증가하면서 고용 확대를 이끈 가운데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는 기간제가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기업 분석 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국내 매출액 규모 500대 기업 중 2021년 사업보고서를 제출하고 2022년 9월 말과 비교할 수 있는 기업 352개 기업의 고용 인원 변화를 분석한 결과 전체 고용 인원은 지난해 말 132만9271명에서 올해 9월 말 135만8356명으로 2만9085명(2.2%) 증가했다. 
 
조사 대상 기업의 고용 인원 중 정규직은 123만5155명에서 124만8998명으로 1만3843명(1.1%), 기간제는 8만2744명에서 9만7573명으로 1만4829명(17.9%)이 각각 늘었다. 정규직과 기간제의 증가 규모는 비슷하지만, 증가율로 보면 기간제가 정규직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임원의 수는 1만1372명에서 1만1785명으로 413명(3.6%)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은행 업종이 정규직이 줄거나 정체하고, 기간제 근로자가 증가하는 현상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났다. 은행 지주를 포함한 13개 은행 중 한국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을 제외한 12개 은행이 정규직을 줄이면서 기간제 직원을 늘렸다. 전체 고용 인원은 지난해 말에서 올해 9월 사이 8만7271명에서 8만4412명으로 2859명(3.3%) 감소했다. 이 기간 정규직은 4409명이 줄었지만, 기간제는 1518명이 늘었다. 
 
정규직을 가장 많이 줄이고, 기간제를 늘린 기업은 한국씨티은행이었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해 말 3040명이던 직원이 올해 3분기 2055명으로 985명 감소했다. 이 기간 정규직은 1710명이 줄었지만, 기간제는 725명이 증가했다.
 
자동차 부품 업종은 조사 대상 27개 기업의 지난해 말 16만8092명이었던 직원이 올해 9월 말 16만7959명으로 133명(0.1%) 감소했다. 이 기간 정규직은 1854명이 줄고, 기간제는 1768명이 늘어 증가 규모로는 가장 많았다.
 
현대차(005380)는 고용 인원이 7만1982명에서 7만940명으로 1042명(1.4%) 줄었다. 정규직은 1948명이 줄었고, 기간제는 906명이 늘었다. 기아(000270)도 고용 인원이 3만5501명에서 3만5348명으로 153명(0.4%) 줄었다. 정규직은 378명이 줄었고, 기간제는 225명 늘었다. 현대모비스(012330)는 정규직 704명, 기간제 82명 등으로 모두 늘어 지난해 말보다 786명(7.3%)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IT·전기·전자 업종은 지난해 말 28만1503명에서 올해 9월 말 29만7772명으로 1만6269명(5.8%)으로 가장 많은 인원을 늘리면서 전체 고용을 견인했다. 
 
삼성전자는 전체 4419명으로 가장 많은 인원이 증가했다. 정규직은 4453명이 늘었지만, 기간제는 34명이 줄었다. SK하이닉스는 460명이 늘어난 가운데 정규직은 464명이 증가했고, 기간제는 4명이 줄었다. 
 
지난달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2 삼성전자 협력회사 채용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부대행사 참여를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LG이노텍(011070)은 3367명(정규직 1847명, 기간제 1520명), LG디스플레이(034220)는 2229명(정규직 1777명, 기간제 452명),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1151명(정규직 1090명, 기간제 61명), 삼성전기(009150)는 587명(정규직 369명, 기간제 218명) 각각 증가했다.
 
석유화학 업종은 지난해 말 6만8887명에서 7만5648명으로 6761명이 늘었고, 이 중 정규직이 5982명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건설·건자재 업종에서도 6618명(정규직 3464명, 기간제 3154명), 서비스 업종은 3786명(정규직 3189명, 기간제 597명), 식음료 업종은 1743명(정규직 448명, 기간제 1295명), 제약·바이오 업종은 1014명(정규직 714명, 기간제 300명)이 각각 늘었다.
 
한편 지난해 말부터 올해 9월 말까지 대기업 여직원의 비중은 25.7%로 0.1%포인트 늘었지만, 대부분 기간제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등기임원의 수는 지난해 말 1만1372명에서 올해 9월 말 1만1785명으로 413명 증가했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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