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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산이냐, 투자냐' 고민 깊어지는 삼성전자

삼성전자 어닝쇼크에 반도체 감산 가능성 부상

2023-01-11 06:00

조회수 : 2,6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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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반도체 혹한기를 보내고 있는 삼성전자(005930)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그간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해왔습니다. 반도체 업황이 악화되는 것은 알지만 감산 대신 투자를 통해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를 벌리겠다는 전략을 강조한 것입니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등 더욱 복잡해진 대외 경제 상황 속에서 반도체 산업의 반등을 예측하기 더욱 어려진 상황입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69% 급감하면서 감산 가능성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앞서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해 10월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인위적 감산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기본적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다른 기업들이 반도체 감산에 돌입한 것과 정반대 기조입니다. 업계 2위인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대비 올해 설비투자를 50% 축소하고 수익성 낮은 품목의 감산에 돌입했습니다. 3위인 미국의 마이크론도 지난해보다 20% 이상 생산 감축을 결정했습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출혈을 감내하고서라도 시장 지배력을 키우기 위한 '치킨게임'으로 진단했습니다. 여기엔 업계 1위라는 삼성전자의 자신감도 녹아있었습니다. 메모리반도체 시장 위축으로 직격타를 맞은 상황이더라도 삼성전자의 발주처를 통해 재고를 소진할 수 있다고 파악한 것이지요.
 
하지만 업계에선 4분기 어닝쇼크에 직면한 삼성전자가 감산으로 갈 수도 있을 것이란 관측이 상존합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수급 상황에 따라 제품의 가격이 결정됩니다. 쉽게 말해 감산을 통해 폭락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을 잡을 수 있단 얘기죠.
 
반도체 D램의 경우 재고가 쌓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가전제품 등의 판매가 저조하면서 메모리 재고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업체들이 메모리 공급을 줄여야만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제품을 소진할 수 있고 메모리 가격의 반등이 가능해집니다.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에 관계자가 들어가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올 1분기쯤 반도체 전체 적자 가능성… "감산 없으면 다운 사이클 더 늘어져" 우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가 큰 적자에 직면하는 상황이 되면 생산량을 줄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나 2분기에 반도체 전체가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옵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센터장은 "현재 시장에선 실적 기대감이 없기 때문에 올해까지는 '실적이 얼마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 큰 의미가 없다"며 "지금 중요한 건 빨리 재고를 줄여 내년에 이익 개선이 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센터장은 "삼성전자는 현 상황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면서 "감산에 나서지 않는다면 지금의 반도체 업황 다운사이클(침체기)은 더 늘어지고 그나마 올해 하반기 반등할 거라는 기대감도 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수요의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고객사들과 협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공급의 긴장감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또 "예상보다 고객사들의 수요가 위축돼있는 상황에서 실적 악화 속도가 가팔라 공급 업체들의 생산 조절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다만 삼성전자가 감산으로 선회할지는 현재로선 미지수입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3'에서 "시설투자는 계획대로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4분기 어닝쇼크에도 불구하고 감산이나 투자 전략을 수정할 계획이 없다고 분명히 못박은 것이지요.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역시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 "밤이 깊으면 아침이 가까운 것이고, 어려움이 커지면 희망이 다가온 것"이라고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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