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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서

(뉴스북)북에 대한 MZ세대의 비판적 태도? '경험' 보면 힌트 얻을 수 있다

2023-02-0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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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일 조선소년단 제9차대회 대표들과 기념촬영했다고 조선중앙TV가 2일 보도했다. (사진=뉴시스/조선중앙TV 캡처)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최근 SBS에서 방영한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뒤바꾼 딸-20년 만의 재회’ 편은 경험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목이 등장합니다.
 
이번 편에는 병원의 실수로 자신의 아기와 다른 집 아기가 뒤바뀐 가족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바뀐 아기를 되찾으면 되지 않냐는 심플한 질문과 달리, 두 집 가족들은 깊은 고민에 빠집니다. 2년 동안 ‘기른 정’ 때문입니다. 낳은 정만 생각해 아이를 바꾸자니 기른 정이 있고, 기른 정 때문에 바꾸지 않으면 낳은 정이 발목을 잡았던 겁니다. 
 
주인공인 이 가족의 첫 선택은 낳은 아이였습니다. 하지만 긴 시간을 지나서도 이 부모는 기른 정을 쫓아 아이와 또 다른 가족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로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어머니는 말합니다. “이뻐서 물고 빨았던 그 아기를, 어떻게 잊을 수가 있겠냐”고요. 
 
북한에 대한 경험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고령인 어르신 세대에게 북한은 고향, 가족 등 친숙하거나 애달픈 기억으로 남아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그외 세대들, 특히 젊은 남성들은 북한에 대한 ‘안 좋은’ 경험이 더 많은 듯합니다.
 
10년 넘도록 군 생활을 하며 경계근무가 익숙한 남동생도 최전선에서 야간 근무를 설 때면 매번 긴장한다고 합니다. 북한에서 별다른 이유가 없어도 허공을 향해 총을 발사하는 일도 있는데, 종종 경계 근무를 서던 우리 군인들에게 닿을 때가 있다고 합니다. 그럴 때면, 동생은 나와 내 옆 동료가 총에 맞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든다고 했습니다. 이 두려움은 곧 북한에 대한 적개심, 증오로 바뀐다고 했습니다. 애초에 군인이 꿈이 아닌 이상, 북한만 아니었다면 군 입대를 했겠냐는 원망은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는 흔하디흔한 이야기입니다. 
 
'통일이 꿈'이라고 하는 어르신들에게는 북한을 향한 젊은 층의 날선 언어, 비판적 태도가 당황스러울 것 같습니다. 젊은 층은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내가 당했던 공포를, 어떻게 잊을 수가 있겠냐”고요. 세대, 성별별로 경험이 상이해지면서 통일은 조금 더 풀기 어려워진 숙제가 된 것 같습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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