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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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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세모이배월)하이트진로, 눈높이 낮아 부담 적은 배당주

우선주 매수시 1000원 배당 유지해도 5.8%

2023-05-24 02:00

조회수 : 8,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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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국내 대표 주류회사 하이트진로가 고배당주로 거듭났습니다. 올해 실적 감소 전망에 따른 주가 하락의 결과인 만큼 좋은 일은 아닌데 배당 투자자에겐 기회입니다. 눈높이가 낮아진 덕분에 작은 호재에도 주가가 반응할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호재가 될 수 있는 몇 가지 변수도 있습니다.
 
매출 둔화·원가 부담…이익 감소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이트진로 주가는 22일까지 5월에만 7.4% 올랐습니다. 다만 연초 이후 등락률은 아직 –6.4%로 하락을 기록 중입니다. 그만큼 많이 하락했다가 반등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배당락 전까지만 해도 2만7000원대에 거래되다가 지난 3월 2만1000원 부근까지 추락했습니다. 실적 감소가 주된 이유입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매출과 이익 모두 증가했지만 올해 1분기 실적은 큰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지난해 1분기 5837억원이었던 매출은 이번 분기에 6035억원으로 소폭 늘었는데 영업이익이 581억원에서 387억원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순이익도 크게 감소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정체된 시장에서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는 현실입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제품 판매가격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원재료 가격 상승의 일부를 반영한, 충분치 못한 인상이었습니다. 맥주맥, 맥아, 호프, 소주 주정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이 다 올랐거든요. 주정업체들은 최근에 주정가격을 또 9.8% 인상했습니다. 
 
이렇게 원재료가격이 올라도 주류업체들은 판매가격을 그만큼 따라 올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정부가 인플레이션을 방어하기 위해 대표적인 서민 술의 가격 인상을 강하게 견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소주 매출비중이 60%에 달하는 하이트진로에겐 힘든 시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격을 올리지 못하면 양이라도 늘어야 하는데 판매량도 시원치 않습니다. 물가상승, 내수경기 위축으로 유흥시장의 회복이 더뎌서 그렇습니다. 또 경쟁도 치열하죠. 기존의 소주·맥주회사 구체적으로 롯데칠성과의 경쟁에 수입맥주가 뛰어든 데다 이젠 와인, 위스키와도 경쟁해야 합니다. 지난 코로나19 발발 후 지난 3년간 와인과 위스키가 혼술 열풍을 타고 급성장, 소주와 맥주 시장을 잠식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켈리’ 출발 좋아…잠재된 호재
 
1분기 실적 감소로 끝날 일이 아닙니다. 증권사들의 2분기 전망도 좋지 않아요. 아예 올 한 해 실적 회복을 기대하기가 어려워 보입니다. 
 
2분기 실적 감소의 주된 원인은 마케팅 비용이 될 전망입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신제품 ‘켈리(Kelly)’를 출시했습니다. 주류회사가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면 TV 광고를 비롯해 온갖 매체와 유흥업소, 심지어 블로거에게까지 마케팅을 집중합니다. 엄청난 자금을 퍼부어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켈리를 각인시키기 위해 노력합니다. 
 
4월에 출시했으니 비용은 2분기에 가장 많이 반영될 예정입니다. 초기 판매량에 따라 매출은 증가할 수 있겠지만 이익은 크게 감소하겠죠. 
 
다행히 초기 반응은 좋은 편입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11일 켈리 출시 36일 만에 누적 약 104만 상자(3162만 병)를 판매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기존의 맥주상품 테라가 100만 상자를 판매하는 데 39일 걸렸던 기록을 사흘 단축시킨 것입니다. 
 
2019년 3월 테라를 출시했을 당시 첫해 매출은 19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 고점은 3분기였습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제품 출시로 관련 비용이 증가해 마진율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라면서도 “테라를 출시했을 때에도 비용이 크게 증가했지만 주가는 시장점유율과 함께 상승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제 곡물가격도 하향 안정되는 분위기입니다. 지난 3월 중순 흑해곡물협정이 연장되면서 밀, 옥수수, 콩 등 주요 곡물의 선물가격이 하락세를 그리고 있습니다. 
 
폭풍 성장하던 와인시장도 지난해에는 성장률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나 코로나 특수가 완전히 사라진 후를 기대할 수 있게 됐습니다. 
 
또 하나의 변수는 날씨입니다. 기상청은 5~7월 엘니뇨 현상으로 해수면 온도가 1.5도 이상 상승해 올여름 폭염과 폭우가 발생할 가능성 높아졌다고 전망했습니다. 기온이 오르면 맥주 판매량이 증가합니다. 
 
약속된 배당…우선주로 수익률↑
 
이처럼 하이트진로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는 낮습니다.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올해 전망은 20% 정도 하향조정됐습니다. 기대치가 낮아져 주가는 하락했지만 그만큼 부담은 덜한 상황입니다. 이런 시기에 호재가 나오거나 실적이 기대를 넘어설 경우 주가 상승의 촉매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하이트진로는 배당이라는 안전판이 있습니다. 코로나19 같은 돌발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재무구조에 기반해 현금배당을 실시했습니다.
 
하이트진로는 배당성향 20% 이상 유지. 비경상적 손익을 제외한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20%의 배당성향을 유지한다는 배당정책을 밝혔습니다. 또 2021년 결산 때부터 3년간 최저 배당금을 주당 700원 지급하겠다고 공시했습니다. 이익이 부족해도 이 배당금은 주겠다는 약속입니다.
 
사실 실제 배당성향은 이보다 훨씬 높고 지난 3년간 지급한 배당금도 2021년 800원, 2022년 950원으로 약속한 것보다 많았습니다. 
 
올해는 작년보다 실적이 감소할 테니 배당을 하기엔 빠듯하겠지만 최소 700원은 받을 수 있을 겁니다. 하이트진로를 현재 주가 2만3800원에 매수할 경우 2.9%의 배당수익률이 예상됩니다. 만약 이번 배당금이었던 950원을 유지한다면 배당수익률은 3.9%로 올라갑니다. 
 
이걸로 부족하다면 우선주를 매수해 배당수익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주가는 더 낮고 배당금은 더 많으니까요. 하이트진로2우B의 주가는 1만6800원, 우선주라서 배당금을 50원 더 받아 배당금이 750원일 경우 배당수익률은 4.4%, 1000원 배당이면 5.8%까지 수익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예상 배당수익률이 5%를 넘는 고배당주라도 주가가 이미 많이 오른 종목에 비하면 마음 편하게 장기보유할 수 있을 겁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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