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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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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한바퀴2)월판선 장곡역, 신축 국평보다 1억 싼 초·중품아 48평

재건축 어렵다고 홀대…역세권 지위 함께 누려

2024-07-19 06:00

조회수 : 2,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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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신축 공급이 쏟아지는 지역의 구축들은 저평가받기 마련입니다. 요즘 부동산 시장이 철저하게 신축 위주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신축에서 매물이 나오는 2년이 지나면 그때부터는 안정을 찾아가기 때문에 실수요자라면 저평가 시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습니다. 또한 신축 시세가 움직이기 시작했다면 그다음 차례를 기다려보는 것도 가능합니다. 
 
월판선 장곡역이 들어설 사거리. 사거리에서 약 250미터 거리에 시흥경찰서가 있다.(사진=김창경 기자)
 
사거리 뒤편에 장곡중학교와 진말초등학교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으며 그 뒤편이 진말대우우성 아파트다. 사진 오른쪽은 시흥장현예다음아르떼로 올해 말 입주 2년차가 돌아온다. (사진=김창경 기자)
 
역세권 초품아도 구축은 소외
 
경기도 시흥시 장곡동의 아파트단지들은 월판선이 아니었다면 시흥시청에서 2㎞쯤 떨어진 동네로 불렸을 겁니다. 이곳에 장곡역이 예정되면서 역세권이 됐습니다. 장곡역은 월판선의 출발지인 월곶역에서 한 정거장 떨어진 역입니다. 다음 역이 신안선과 서해선으로 환승 가능한 시흥시청역입니다. 차를 타면 시청까지는 먼 거리가 아닌데 그 사이에 있는 또 시흥능곡역 주변의 신축 단지들에 비하면 시세는 꽤 낮은 편입니다. 
 
장곡역이 건설될 사거리 주변엔 20년이 훌쩍 넘은 구축 단지들과 입주 2년이 채 안 된 신축들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구축 단지를 대표할 만한 곳이 사거리와 접한 진말초등학교와 장곡중학교를 품고 있는 진말대우우성아파트입니다. 
 
진말대우우성은 1999년에 준공한 640세대, 10개동으로 이뤄져 있는 단지입니다. 25년차 구축이라면 재건축을 먼저 떠올리겠지만 이곳은 용적률이 247%에 달해 그런 기대감이 없다는 것이 취약점입니다. 예전엔 2종 일반주거지역이었다가 3종으로 변경됐다고 하는데, 그래도 추가로 받을 수 있는 용적률엔 한계가 있어 현실적으로 재건축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반대로 그래서 시세가 저렴한 편입니다. 이 단지는 103㎡(전용면적 84㎡)부터 160㎡(전용 134㎡)의 중대형 평형으로 구성된 곳인데 흔히 말하는 48평 매물 호가가 6억원, 국평(전용 84㎡)은 4억대 초중반입니다. 세대수가 가장 많은 36평형이 5억원대입니다. 
 
남북으로 난 황고개로를 건너 마주하고 있는 신축 단지 시흥장현예다음아르떼의 시세가 아직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비교할 순 없지만 현재 조합원 매물 호가가 6억9000만원, 7억5000만원, 8억원 등으로 나와 있는 것을 보면 3억원가량 벌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올 상반기 실거래가는 6억대 중반인데 일대 호가가 꾸준히 오르고 있어 신축 국평이 진말대우우성 48평형보다 1억원 남짓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투자보다는 실거주를 목적으로 하는 수요자라면 이곳에 관심을 가질 만합니다. 특히 지난 몇 년 동안 장곡동 사거리 주변과 여기에서 가까운 시흥능곡역 일대 신축들이 계속 공급되면서 시세를 밀어냈기 때문입니다. 구축에서 신축으로 이동하는 수요도 구축들의 하락 압력을 키웠습니다. 
 
진말우성대우아파트. 단지 입구에 어린이집이 있다. (사진=김창경 기자)
 
단지 중앙 주차장을 기준으로 사진 왼쪽이 진말우성아파트, 오른쪽이 진말대우아파트다. 밖에서 보면 발코니 모양만 차이가 있다. (사진=김창경 기자)
 
단지 놀이터 옆길이 진말초등학교 정문으로 이어진다. 아파트단지와 학교 사이는 보행로다. (사진=김창경 기자)
 
‘247 대 223’ 도긴개긴 용적률로 시세차 
 
역세권 초품아치고 주변 단지들보다 저평가된 경우도 흔치는 않습니다. 진말대우우성 아파트의 놀이터 옆 쪽문으로 나가면 바로 진말초등학교 정문입니다. 진말초교와 나란히 있는 장곡중학교는 정문이 옆쪽이어서 조금 돌아가야 하지만 길이 이어져 있어 차도를 건널 일이 없습니다. 
 
그래서 얼핏 보면 기존 구축 단지들의 대장은 이곳 같은데 시세는 동서 방향 도로인 장곡로 건너편 연성대우3차가 조금 더 높습니다. 상가와 더 가까워서라고 하는데 그보다는 용적률과 평형 구성 차이로 보입니다. 
 
2000년에 준공한 연성대우3차의 용적률은 223%입니다. 재건축이 쉽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겠지만 어쨌든 가능성 면에선 진말대우우성보다 조금 낫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이곳엔 대형 평형 없이 중소형 3개 평형만 있습니다. 전용면적 70㎡형이 가장 작고 공급면적 109㎡형이 가장 큰데 이것도 전용면적이 84㎡가 아니라 79㎡입니다. 이 평형의 최근 실거래가는 4억5500만원으로 신고돼 있습니다. 
 
진말대우우성아파트 옆길 건너편 상가. 주로 학원들이 자리잡고 있다.(사진=김창경 기자)
 
동서를 가로지르는 장곡로를 사이에 두고 연성대우3차(좌)와 진말대우우성(우) 아파트가 마주보고 있다. (사진=김창경 기자)
 
신축 2년 지나면 구축도 시세 안정
 
진말대우우성은 25년차 구축치곤 관리가 잘된 편입니다. 낮시간 주차장도 한산합니다. 그렇다고 밤에 이중주차를 피할 정도는 아닙니다. 대형이 많아서인지 가구당 차량 보유 대수가 많습니다. 
 
수도관도 교체했고 곧 엘리베이터 교체 공사도 시작할 예정입니다. 겉보기엔 괜찮은데 집을 볼 때 주의할 필요는 있습니다. 발코니 창호에 테이프를 붙이거나 종이를 끼워놓은 집이 있습니다. 풍절음 때문으로 의심됩니다. 평형이 커서 교체하려면 1500만원 이상 소요되므로 수리하지 않은 집은 시세 산정에 반영해야 합니다. 
 
또 단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곳은 대우건설과 우성건설이 절반씩 나눠서 지은 아파트입니다. 동 배치는 같지만 국평 구조가 2베이, 3베이로 다릅니다. 주민들은 3베이인 우성 쪽을 선호합니다. 다만 우성에서 나오는 매물은 많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적정 시세를 잡기가 애매한데요. 2020년 이후 거래 가뭄기를 거쳐 싸다 비싸다 판단할 만한 기준이 없습니다. 거래 가뭄기에 시세 조정폭도 크지 않아서 현재 호가는 2020년 하반기 당시 고가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올 연말, 이르면 가을쯤부터 사거리 주변 신축 단지에서 실거주 2년을 채운 매물이 본격적으로 쏟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흥장현예다음아르떼나 시흥장현유승한내들퍼스트파크는 올 연말에 2년차가 돌아옵니다. 더 길게 보면 역 공사가 시작되고 최근 공급한 신축들도 순서대로 입주 2년을 채우고 매물로 나오면 시세가 잡히고 안정될 전망입니다. 그때쯤이면 장곡역 주변 구축들도 실거주 가치로 재평가받을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있습니다.
 
이달 초부터 능곡동, 장현동, 장곡동 일대의 시세를 이끌어가는 시흥능곡역 주변 신축 아파트들의 거래 증가세가 뚜렷합니다. 시세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구축들도 시간 차를 두고 그 온기를 누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창경 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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