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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환

자기소개서 없는 첫 대입 수시…교사도 학생도 '고민'

2024학년도 수시부터 학생부종합전형 자기소개서 전면 폐지

2023-05-24 14:06

조회수 : 5,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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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2024학년도 대입 수시 모집부터 학생부종합전형에 자기소개서가 전면 폐지되면서 교사와 학생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자기소개서라는 보완 수단이 사라진 만큼 학생부에 최대한 많은 내용을 자세히 담아야 하지만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자기소개서 없는 첫 수시에 교사들 골머리 앓아…"학생 본인보다 강점 잘 알 수 없어"
 
24일 교육계에 따르면 자기소개서가 없어진 대입 수시 전형을 처음 치러야 하는 교사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대학이 학생부 기록만 가지고 평가하게 되면서 세부 특기사항이나 행동 특성 및 종합 의견에 학생의 생각과 의견을 최대한 많이 담고자 예전보다 더 잦은 면담을 진행하고, 학생들의 희망 전공과 관련된 자료들을 일일이 찾아 공부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3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교사 A씨는 "학생들이 직접 작성할 수 있었던 자기소개서가 폐지되고 교사만 기재할 수 있는 학생부로 평가받게 되다 보니 어깨가 무거워졌다"며 "학생이 원하는 바를 최대한 반영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내가 적는 학생부 기록으로 그 학생의 대학 당락이 결정될 수 있어 부담감도 크다"고 토로했습니다.
 
또 다른 고등학교 3학년 담임교사 B씨도 "학생 면담과 그 학생이 제출한 과제 내용 등을 바탕으로 학생부를 기록하고 있지만 내가 학생 본인보다 강점을 더 잘 파악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나"라면서 "학생들의 희망 전공과 관련해서도 최대한 공부해서 그에 맞춰 학생부를 적으려고 노력하지만 워낙 희망 전공이 다양해 힘든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오종운 종로학원 평가이사는 "자기소개서가 폐지되면서 학생부 세부 특기사항 등의 내용이 평가의 핵심 요소가 됐다"며 "교사들이 해당 내용을 얼마나 성실하게 잘 작성해 주는지가 중요해졌다"고 밝혔습니다.
 
2024학년도 대입 수시 모집부터 학생부종합전형에 자기소개서가 전면 폐지되면서 교사와 학생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사진은 한 교사가 학생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사진 = 뉴시스)
 
'조국 사태'로 대입 공정성 강화 위해 자소서 폐지…일부 학생은 아쉬움 토로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자기소개서가 전면 폐지된 계기는 이른바 '조국 사태'로부터 촉발됐습니다. 지난 2019년 당시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자녀가 허위 스펙으로 대학과 대학원에 합격했다는 의혹을 받으면서 온 나라가 시끄러워지자 교육부는 그해 11월 '대입 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학생부종합전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2024학년도 대입부터 자기소개서를 폐지한다는 게 핵심 내용입니다. 자기소개서에 검증하기 힘든 비교과 활동이 지나치게 강조돼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자 아예 없애버렸습니다.
 
그러나 일부 학생들은 자기소개서 폐지로 본인이 강조하거나 앞세우고 싶은 부분을 직접 기술할 수 없는 것에 아쉬움을 표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자신의 생각과 의도를 교사에게 잘 전달해서 학생부에 반영할 수 있을지 고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고등학교 3학년인 C군은 "선생님들도 사람이다 보니 좀 더 아끼고 애정이 가는 학생이 있을 수밖에 없고, 그러한 학생들과 다른 학생들의 학생부 기록 작성에도 차이가 생기지 않겠나"라면서 "그래서 담임선생님께 잘 보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내 미래 진로가 달린 일인데 직접 할 수 있는 게 이런 거 밖에 없으니 답답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두고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 소장은 "학생부가 불충분하거나 해명이 필요한 부분도 있을 수 있는데 자기소개서 폐지로 학생이 직접 소명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졌다"면서 "하지만 자기소개서가 없어진 만큼 거기 공들일 시간에 시험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해야 한다. 학생부 기록은 수시 원서 제출 전에 꼼꼼히 잘 검토하는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습니다.
 
2024학년도 대입 수시 모집부터 학생부종합전형에 자기소개서가 전면 폐지되면서 교사와 학생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사진은 한 대학이 수시 모집 구비 서류를 제출받는 모습.(사진 = 뉴시스)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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