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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누더기 된 김남국 방지법…여야 또 뒤늦게 후속조치

공직자윤리법, 올해 거래만 신고 대상에…소급적용 안 돼

2023-05-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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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국회의원들의 가상자산 보유 현황 및 변동 내역을 내달 말까지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에 등록하도록 하는 국회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가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일명 '김남국 방지법'인 공직자윤리법 개정안과 국회법 개정안이 누더기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여론에 떠밀려 급히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은 김남국 방지법이 실상 '제2의 김남국 사태'를 막지 못한다는 비판이 일면서 법안의 실효성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이에 따라 김남국 사태 방지를 위한 후속조치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공직자윤리법 부실투성이소급적용 못하는 '반쪽 법안'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지난 25일 두 법을 통과시켰습니다.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은 '공직자의 재산등록신고 시 재산등록대상에 빠져 있던 가상자산을 포함하고 재산변동 신고 시 가상자산의 거래 내역을 신고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고 국회법 개정안은 '의원 본인 등이 소유한 가상자산을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에 등록하도록 함으로써, 이해충돌 가능성을 방지한다'는 부분이 골자입니다.
 
해당 법안이 통과된 배경에는 김남국발 코인 파문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이 결정적이었습니다. 공직자인 김 의원이 거액의 코인을 소유·거래한 행위에 대한 비판뿐만 아니라 가상자산 시장 규모가 지난해 말 기준 시가총액 19조원, 하루 평균 거래액 3조원에 달함에도 그간 의원 재산등록 대상에 빠져 있던 부분에 대한 지적이 일었습니다. 이 때문에 5일 처음 알려진 김남국 코인 파문 이후 가상자산도 의원 재산등록 시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줄기차게 제기됐고 이에 발맞춘 법안이 잇따라 발의됐습니다.
 
김남국 무소속 의원이 지난 14일 오전 국회 의원실로 출근하고 있다. 김 의원은 출근 후 페이스북을 통해 탈당을 선언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통과까지 시간이 짧다 보니 내용이 부실하다는 평가입니다. 특히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은 법 시행 시기를 현재가 아니라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로 미뤘고, 올해 1월1일 이후 진행된 가상자산거래만 신고하도록 했습니다. 
 
행안위 소속의 한 야당 의원은 본지와 한 통화에서 "올해 이전에 거래한 내용도 법안에 포함시키려고 했으나 의원뿐만 아니라 장·차관도 대상에 포함하는 것을 놓고 여야 이견이 있었다"며 "앞으로 추가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소급 적용 관련해서도 추후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행안위 소속 다른 야당 의원은 "이번에 통과된 국회법과 공직자윤리법이 서로 안 맞는 부분들이 있다"며 "사실 가상화폐 말고 장기채 등을 재산등록 대상에 포함해야 하는지도 문제다. 공직자윤리법은 제정된 지 40년이 넘었다는 점에서 손봐야 할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징역·벌금 조항도 빠졌다…윤리위 소집 땐 '제 식구 감싸기'
 
국회법의 경우 21대 의원 임기 시작일로부터 올해 5월30일까지 가상자산을 보유하거나 매매해서 변동사항이 있을 경우 다음 달 30일까지 신고해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했습니다. 다만 징역·벌금 조항은 빠졌는데요.
 
기존 국회법에는 '사적 이해관계 등록 등을 고의로 누락하고 허위로 제출했을 때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윤리특위)의 심사를 거쳐 그 의결로써 징계할 수 있다'는 조항(155조)과, 국회 회의 방해 목적으로 회의장에서 폭력행위 등을 하면 징역·벌금에 처하는 조항(166조)만 있습니다.
 
국회의원을 포함한 고위 공직자의 재산 신고·공개 대상에 가상자산을 포함하도록 하는 공직자윤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통과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윤리특위의 경우 불체포·면책특권을 가진 국회의원을 징계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임에도 그간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실효성에 의문을 낳습니다.
 
실제로 21대 국회 들어 윤리특위에는 여야 의원에 대해 39건의 징계안이 접수됐지만, 징계가 결정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습니다. 올해 들어 특위 구성을 위한 회의도 제대로 열리지 않았습니다. 20대 국회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43건의 징계안이 제출됐지만 가결된 건은 0건이었습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여야가 사후 약방문을 하고 있는 꼴로, 뒤늦게 법안을 고쳐 국민에서 모양새만 비추기 급급하다"며 "가상자산은 제도적 문제를 떠나 2030 꿈이 담겼고, 정치인 비리와 직결된 문제로 철저히 소급해 진실 여부를 가려야 한다. 이를 제대로 정리하지 않으면 여론의 큰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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