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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빈손으로 끝난 윤재옥·박홍근 첫 회동…여야 갈등 최고조

여 "통상 입법 절차 밟아야" 야 "여, 대통령 관계 잘 풀어야" 입장 차만

2023-04-12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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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옥(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오른쪽) 민주당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선출된 이후 처음으로 여야 원내대표 회동이 12일 열렸지만, 빈손으로 끝을 맺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양곡관리법 개정안 재의 요구권(거부권) 행사, 야당의 간호법 제정안·의료법 개정안 단독 처리 예고와 '대장동 50억클럽' 특검법 단독 의결 등 여야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습니다.
 
윤 원내대표와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만났지만,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했습니다. 13일 본회의를 앞두고 현안 조율보다는 대치 국면만 재현됐습니다. 지난 7일 윤 원내대표 선출과 함께 10일 두 사람이 상견례를 가진 이후 쟁점을 놓고 실질적으로 처음 머리를 맞댔지만, 숙제만 남겼습니다.
 
여야 원내대표 만나자마자 '거부권' 놓고 신경전
 
여야는 만나자마자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윤 원내대표는 "앞으로도 본회의 직회부 법안이 늘어나고 재의 요구권을 행사하게 되는 모습들이 국민에게 얼마나 불편을 줄지 걱정된다"며 "가급적 통상적 입법 절차를 밟아 법안을 처리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민주당을 압박했습니다.
 
4일 경기도 용인시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 저온저장고에서 관계자가 보관 중인 쌀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박 원내대표는 "행정부가 입법권을 존중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은 모든 구성원의 역할이기도 하지만, 여당이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잘 풀어줘야 한다"며 "야당의 목소리를 경청해 정부를 설득하고 여러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역할을 여당이 해야 한다. 이번에는 그런 과정이 없어서 아쉽다"고 반박했습니다.
 
박 원내대표는 회동 이후 "양곡법 재의 표결과 보건복지위원회 직회부 안건 처리에 대해 의견을 충분히 나눴으나 아직 입장차를 좁히진 못했다"며 "더 논의해야 할 상황인데 우리는 원칙대로 한다"고 법안 단독 처리 의지를 재확인했습니다. 윤 원내대표는 본회의 이전 여야 추가 회동 가능성에 대해 "아직 시간을 정해 만날 계획을 세운 것은 아니다. 약속한 것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민주당은 국회로 다시 돌아온 양곡법을 13일 본회의에서 재투표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윤 대통령이 지난 4일 "농업인과 농촌 발전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전형적인 포퓰리즘 법안"이라며 거부권을 행사한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제 갈 길을 가겠다는 겁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경기도 화성시 기아 오토랜드 화성에서 열린 전기차 전용공장 기공식에서 축사에 앞서 참석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국민의힘은 전날 의원총회를 열고 양곡법 부결 처리 입장을 당론으로 채택하며 야당에 맞설 방침입니다. 국민의힘이 이렇게 나온다면 민주당으로서는 더는 방법이 없습니다. 헌법 53조에 따르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 재의결되려면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합니다. 299명 의원 모두 출석한다고 가정할 때 200명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 만큼 169석을 가진 민주당으로서는 재의결 요건을 충족하기 힘듭니다.
 
간호법·의료법·특검법 충돌 예고남은 일정도 먹구름
 
간호사의 업무 범위와 처우개선 등이 담긴 간호법 제정안과 살인, 중범죄를 저지르고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의사의 면허를 최대 5년간 제한하는 의료법 개정안도 언제든지 터질 수 있는 뇌관입니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민주당 주도로 본회의에 직회부된 두 법에 대한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민주당은 이를 '시간 끌기'로 규정하고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을 놓고도 여야 간 생각이 확연히 다릅니다. 민주당은 13일 본회의 상정을 목표로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특검법을 단독 의결했지만, 국민의힘 측은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며 최종 의결에 불참했습니다.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 소속인 김도읍 의원이 맡고 있는 만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도 대장동 50억 특검 논의는 지지부진할 가능성이 큽니다. 민주당으로서는 법사위를 우회하기 위해 법안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에 태워야 하는데 180석 이상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이때 정의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나, 현재 정의당은 법사위를 통한 논의를 주장하고 있어 쉽지 않습니다.
 
만약 민주당이 간호법·의료법과 특검법을 모두 본회의에서 처리한다고 해도 대통령 거부권 행사라는 마지막 난관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여야 숙의 없이 의석수로 밀어붙인 법안은 100%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기조라면 민주당 주도 하에 해당 법안들을 모두 국회에서 처리한다고 해도 상황은 다시 원점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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