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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양

jinyangkim@etomato.com

안녕하세요. 뉴스토마토 산업1부 김진양입니다.
(토마토칼럼)초콜릿과 사탕, 그리고 불법주차

2023-09-25 06:00

조회수 :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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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중순부터 시작한 엘리베이터 공사가 어느덧 끝이 보이고 있습니다. 공사 시작 전에는 3살, 6살 아이들과 하루에도 몇 번씩 매일 계단을 오르내릴 생각에 한숨부터 나왔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인지라 며칠이 지나니 '계단으로 다니는 것도 꽤 할만하네. 운동도 되고 좋군'이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가장 큰 걱정거리였던 아이들 역시 단 한 번도 안아달라고 보채지 않고 씩씩하게 다녔죠. 
 
한 달이 넘는 공사 기간 동안 힘을 내서 다닐 수 있었던 데에는 이웃 주민들의 독려도 있었습니다. 공사 초반 인터넷에서 봤던 이야기를 참고해 "조금만 더 힘내세요"란 문구와 함께 물과 초콜릿을 계단 한편에 비치해 뒀습니다. 누군가의 칭찬을 바란 것은 아니었고 그저 우리 집보다 더 높은 곳에 사는 이웃들에게 뭐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던 마음이었습니다. 아이들은 매일 아침 간식통을 채우는 재미에 흠뻑 빠져있었죠.
 
3일째가 되던 날 뜻하지 않은 선물을 받았습니다. 덕분에 힘이 났다며 24층 주민이 새로운 간식을 채워둔 것입니다. 그 이후로 간식통은 비워진 날이 거의 없었습니다. 사탕, 젤리, 껌, 캐러멜 등 소소한 간식을 채워주는 이웃들이 날로 늘었습니다. 처음 응원의 메시지를 남긴 종이에는 "감동했다", "고마웠다"는 댓글들이 이어졌지요. 
 
그런데 모든 동의 엘리베이터 교체가 훈훈하지는 않았습니다. 어떤 동에서는 한 달이 넘는 시간 동안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대한 불만이 끊이지 않았고, 주정차가 금지된 지상 공간에 불법 주차를 하고 사라지는 주민들도 다수 등장했습니다. 불법 주차 차량은 주차금지 구조물로 이동 공간이 막히고 앞 유리에 다수의 항의 쪽지가 쌓이는 보복을 당하기도 했죠. 
 
같은 상황에 처했지만 구성원들이 어떻게 대응했냐에 따라 서로 다른 시기를 지내게 된 것입니다. 누군가의 선의는 또 다른 선의를 불러오지만, 불만은 더 큰 불만을 낳을 수밖에 없습니다. 소통과 타협은커녕 상대방을 비난하기만 바쁜 국회 역시도 이 같은 원칙에서 예외는 아닐 것입니다. 
 
수년째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고 방치됐던 국회 사랑채 옆 건물이 지난 22일 '강변서재'라는 이름의 북카페로 재탄생했습니다. 국회 구성원들은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문화공간으로 개방되는데요. 개소식을 즈음해 기자들과 만난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은 "싸우는 국회가 아닌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국회로 가는 출발점에 강변서재가 있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대중들에게 항상 열려있는 해외의 국회처럼 우리도 국민과 소통하는 국회로 나아가야 한다는 얘깁니다. 
 
이 사무총장은 또 강변서재가 의원들의 조찬간담회 장소로도 자주 활용되기를 희망했습니다. 그동안에는 의원회관에서 도시락을 먹으며 다소 딱딱한 분위기에서 간담회가 이뤄졌지만 통창으로 탁 트인 한강을 바라볼 수 있는 강변서재는 좀 더 편안하게 마음을 내려놓고 자유로운 토론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도 내비쳤습니다. 
 
소통은, 그리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이해를 기반으로 한 공존은 어려운 것이 결코 아닙니다. 먼저 손을 내밀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할 뿐입니다. 
 
김진양 국회팀장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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