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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러웠던 '피프티피프티 논란'···'국감' 해법 찾을까

(2023국감)표준전속계약서 논의, 업계-여권 한 목소리

2023-10-10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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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올해 대중음악업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피프티피프티 사태(연예인 빼가기 논란)가 오는 10일 예정된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 국정감사에서 다뤄집니다. 이른바 탬퍼링(전속계약 중 사전접촉) 방지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도 대응 법안을 준비 중이라 업계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업계에서 바라보는 피프티피프티 사태의 핵심 쟁점은 '외부에서 소속 멤버들의 탬퍼링을 시도했을 때 안전장치가 현재로는 없다'는 것입니다. 기획사가 초반 인큐베이팅을 위해 고비용의 투자를 감당하더라도, 중간 외주 음악 용역회사 등 제 3자가 멤버들 가로채기를 시도하면 별다른 대책이 없다는 것입니다.
 
피프티피프티는 지난해 11월 데뷔한 중소기획사 어트랙트 소속 4인조 걸그룹입니다. 올해 2월 낸 싱글 ‘큐피드’가 세계적인 메가히트곡이 되면서 뉴진스와 함께 가장 떠오르는 K팝 4세대 그룹으로 주목받았습니다. 빌보드와 오피셜 등 영미권 주요 차트에서도 K팝 최장기 차트인이라는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그간 하이브, YG, JYP 등 대형기획사 출신 가수들이 빌보드 차트를 석권해온 가운데, 중소기획사 소속 가수 출신이 이 같은 기록을 낸 것은 이례적으로 '중소돌의 기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큐피드'의 흥행 속에 세계적 음반 직배사 워너뮤직 한국법인 등이 뛰어들면서 전속계약 분쟁 과정이 나왔습니다. 피프티피프티 소속사인 어트랙트는 ‘큐피드’를 만든 음악 프로듀서 안성일 더기버스 대표가 멤버들을 불법적으로 영입하려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관련 녹취록이 공개되며 사회적 파장으로 이어졌고, 탬퍼링에 따른 연예인 가로채기에 비판 여론이 일며 제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습니다. 
 
피프티피프티 멤버 측도 소속사와 신뢰관계가 파탄이 났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정산 의무 불이행, 건강 보호 의무 무시, 활동 지원 부족 등을 전속계약 해지 사유로 들었습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8월 28일 피프티피프티가 소속사 어트랙트를 상대로 낸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계약 해지 사유를 충분히 소명하지 못했고,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신뢰 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이유입니다. 다만, 멤버 측은 기각 결정에 항고하면서 분쟁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대중음악업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피프티피프티 사태(연예인 빼가기 논란)가 오는 10일 예정된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 국정감사에서 다뤄집니다. 사진은 피프티피프티 멤버들. 사진=뉴시스
 
업계에서는 그동안 업계 전반에서 빈번하게 발생되던 일이 피프티피프티 사태를 계기로 터졌다고 봅니다. 15년 전 만들어진 표준전속계약서가 탬퍼링에 악용되는 측면이 있단 지적입니다. 표준전속계약서는 기획사와 아티스트를 명확한 갑과 을로 나누고 아티스트를 사회적 약자로 가정하는 조항이 많아 탬퍼링에 악용될 수 있는 소지가 있다고 관계자들은 봅니다.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된 후 마치 계약이 해지된 것처럼 언론에 알린 뒤 다른 회사와 계약을 체결해 활동을 이어가거나, 아티스트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법적인 판단 없이 신뢰 관계 훼손이라는 이유만으로 너무 쉽게 인용된다는 점 등이 문제라는 겁니다.
 
이번 피프티피프티 사태에도 탬퍼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생태계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중소기획사의 경우 초기 비용과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신인을 육성하기 보다는 탬퍼링을 통한 수익 편취에 골몰할 수 있다는 겁니다. 제조업으로 따지면, 이 같은 인력유출은 기술유출과 다를 바 없다는 의견까지 나옵니다. 
 
이를 위해 표준전속계약서를 개정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중소기획사와 여권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으나, 야권을 중심으로는 지켜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 관계자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지만 피프티피프티 사태의 이면에는 기획사가 멤버들을 대상으로 신뢰관계를 쌓지 못한 문제도 있었다고 본다"며 "계약서 개정은 필요하지만 아티스트와의 소통을 기반으로 항목들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어보인다"고 짚었습니다.
 
올해 대중음악업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피프티피프티 사태(연예인 빼가기 논란)가 오는 10일 예정된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 국정감사에서 다뤄집니다. 사진은 피프티피프티 멤버들. 사진=뉴시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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