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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치'의 넥타이 정치

2024-04-23 18:12

조회수 : 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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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의 신임 비서실장 임명 발표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일반 사람들은 옷을 통해 자신의 개성을 드러냅니다. 주로 양복만 입는 정치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치권의 패션왕으로 불리는, 안상수 전 자유한국당 의원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정치인들이 넥타이를 통해 정체성을 드러냅니다.
 
일반적으로 정치인들은 당 상징색을 넥타이로 가장 많이 매는데요. 윤석열 대통령의 경우 부산에서 진행한 사전투표 때 따로 메시지를 내지 않았지만 국민의힘의 상징인 빨간색 넥타이를 착용했습니다. 총선 패배의 그림자가 짙어지자 직접 부산으로 내려가 보수층에게 넥타이로 지지를 호소한 셈입니다. 
 
지난 11일 총선 패배 후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검은색 정장에 회색 넥타이를 매고 나타나 "선거 결과에 모든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습니다.
 
이렇듯 정치인들은 자신의 결심이나 뜻을 넥타이에 함축해서 표현합니다. 정치인들의 속마음을 넥타이 색으로 엿볼 수 있는 거죠. 
 
그런데 간혹 당색이 아닌 넥타이를 매기도 합니다. 5선의 김영주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의힘에 입당해 빨간 옷을 입었을 때, 한 위원장은 파란 넥타이를 착용해 김 의원을 배려했습니다. 한 위원장은 이상민 의원이 당에 입당했을 때도 하늘빛이 도는 셔츠와 노타이로 맞이했습니다.
 
지난 2022년 5월, 윤 대통령은 취임 엿새 만에 국회 본회의장 연단에 올라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통과를 위한 국회의 협조를 당부하며 하늘색 넥타이로 '협치'의 뜻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약 2년이 지난 22일 윤 대통령이 다시 하늘색 넥타이를 맸습니다. 불통 정치로 4·10 총선에서 민심의 심판을 달게 받자 '정치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했고, 변화의 의지를 드러낸 겁니다.
 
1년 5개월 동안 받지 않았던 기자들의 질문도 직접 받았습니다. 이미 늦은 셈이지만 변화의 첫발은 뗐습니다. 빈손 우려가 있지만 영수회담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아직 가야 할 길이 멉니다. 잘못된 국정운영 기조도 바꿔야 하고, 채상병 특검과 이태원 특별법, 김건희 특검법 등 많은 것을 처리해야 합니다.
 
이제는 야당도 여당도 국민을 위해 정치의 힘을 보여야 할 때입니다. 총선 패배를 모면하기 위함이 아니라, 임기가 마무리될 때까지 윤 대통령이 하늘색 넥타이를 맬 수 있길 바랍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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