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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2차전지ㆍ반도체 "울트라북, 너만 믿는다"

"울트라북 활성화되면 SDI 유리..하이닉스, 재기 발판 될 것"

2011-11-03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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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1.8센티미터(cm) 두께에 무게는 1킬로그램(kg)대, 7초 내 전원이 켜지면서 가격은 1000달러 미만. 인텔은 지난 6월 '울트라북'을 이같이 정의했다. 이른바 맥북 '에어'의 윈도우 버전인 셈이다.
 
울트라북은 지난 3분기 아수스를 필두로 도시바, 에이서 등이 출시하며 시장에 바람몰이를 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에이서가 지난달 말 첫선을 보였다.
 
인텔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급성장으로 PC의 설자리가 점점 좁아지자 울트라북 카드를 꺼내들었다. 울트라씬 노트북PC의 실패를 교훈삼아 프로그램 처리능력과 속도를 대폭 개선하고, 무게를 가볍게 한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울트라북의 등장이 침체된 PC 시장에 자극제가 되는 동시에 2차전지, 반도체 분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선 리튬폴리머 2차전지의 수요에 변화가 예상된다. 기존 노트북PC가 원통형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했다면 울트라북은 원통형보다 얇고 가벼운 리튬폴리머 전지가 적합하기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울트라북의 형님격인 애플 맥북 에어가 출시 전만 하더라도 폴리머 전지의 수요는 5.5%에 불과했으나 출시 뒤 12%대로 올라서며 수요가 급증했다.
 
특히 리튬이온 전지 시장에서 업계 1위인 삼성SDI(006400)가 2위인 파나소닉보다 리튬폴리머전지 생산 비중이 높은 것이 호재다. 삼성SDI의 리튬이온 전지 생산은 원통형 전지 50%, 폴리머전지 15~20%에 이르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파악하고 있다.
 
반면 경쟁사인 파나소닉은 휴대전화용 각형 전지를 주력 생산하며, 자회사인 산요만 소량으로 폴리머 전지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파나소닉은 최근 PDP 사업 부문 등에서 대규모 적자가 발생하는 등 경영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2차전지 분야의 사업계획을 짤 여력이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유철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업체들이 엔고로 신음하는 반면 국내 기업은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모두 갖췄기 때문에 향후 울트라북이 활성화된다면 파나소닉이 소외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울트라북이 태블릿PC나 스마트폰처럼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PC 시장의 침체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울트라북 수요는 소비자의 심리, 경제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1분기 출시되는 울트라북의 수요에 맞춰 4분기부터 폴리머전지의 수요가 늘기 시작할 것이란 설명이다.
 
아울러 반도체 업계는 울트라북에 기대를 거는 눈치다. 김민철 하이닉스(000660) 반도체 부사장은 지난 3분기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울트라북이 D램 업황 부진을 타개하고 회사가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닉스는 울트라북 시장이 열리면 낸드로 구성된 SSD(대용량저장장치)의 수요가 늘 것으로 보고 내년 1분기 완제품 출시를 비롯해 SSD 분야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가근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울트라북 1대가 스마트폰 16대를 판매한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며 "PC시장을 드라마틱하게 살리진 않더라도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리며 노트북 시장의 주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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