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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주

잘나가는 'LTE폰', 최대 복병은 폰 내부에?

빠른 속도만큼 빠른 배터리 소모 '입길'

2011-11-08 19:10

조회수 : 8,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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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최근 삼성전자(005930) '갤럭시S2 LTE'를 구입한 회사원 H씨(여·28세)는 집을 나설 때 여분 배터리를 반드시 챙긴다.
 
기존에 사용하던 3세대(3G) 스마트폰보다 배터리 소모 시간이 눈에 띄게 빨라졌기 때문이다.
 
"제가 문자 '알리미 기능'을 설정했거든요. 그것 외에 웹서핑은 거의 하지도 않아요. 그런데도 아침에 (배터리) 100% 충전하고 나와서 통화 한 2분 정도 하고 5~6시간 지나니 배터리 잔량이 65%라네요."
 
평소 야외로 놀러나가는 것을 좋아하는 K씨(여·27세) 역시 최근 휴대폰을 LG전자(066570) '옵티머스 LTE'로 바꾼 후 배터리 문제로 고민이다.
 
K씨는 특히 서울 외곽지역으로 나갈 때마다 배터리 소모량이 급증하는 점을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의 최대 단점으로 꼽는다.
 
LTE 서비스가 수도권에서만 지원되다보니, 교외로 나갈 때 통신망이 4G에서 3G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배터리 소모가 평소보다 빠르다는 지적이다.
 
"장소에 따라 배터리 소모 속도가 천차만별이에요. 4G 신호가 잘 잡힐 때는 괜찮은데 서울 밖으로만 나가면 (배터리) 엄청 빨리 닳고, 서울 안에도 4G 안되는 지역이 많아요."
 
LTE 스마트폰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 중인 애플 아이폰4S가 국내에서 예약판매에 돌입한 가운데, 사용자들 사이에 LTE폰 최대의 복병은 다름아닌 단말기 내부(배터리)에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최근 LTE폰으로 갈아탄 사용자들은 대체로 4G 통신망의 속도나 디스플레이 사양 등을 호평하면서도, 기존 3G폰 대비 현저히 빠른 배터리 소모 문제에 대해서는 하나같이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기본 통화요금에 단말기 할부금, 보험까지 들고 나면 한달 요금만 10만원꼴인데, 이런 비용부담을 감안하고도 구입할 만큼 LTE폰에 큰 매력이 있느냐는 회의론도 일고 있다.
 
사실 현재까지 출시된 LTE 스마트폰들의 배터리 용량이 3G폰 대비 작은 것은 아니다.
 
가령 삼성 갤럭시S2 LTE의 배터리 용량은 1850밀리암페어아워(mAh)이며, LG 옵티머스 LTE와 팬택 '베가 LTE'는 각각 1830mAh, 대만 HTC '레이더4G'는 1620mAh이다.
 
이는 출시 5개월만에 글로벌 판매량 1000만대를 돌파한 삼성 갤럭시S2(3G)의 배터리 용량(1650mAh)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규모다.
 
그런데도 LTE폰 배터리 소모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끊이지 않는 데 대해 통신업계는 사용자들이 LTE폰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늘어난 데이터 이용량과 불완전한 통신망을 주 요인으로 지목한다.
 
LG유플러스(032640) 관계자는 8일 "LTE폰을 사용하면서 생활패턴이 바뀐 고객들이 웹서핑을 보다 많이 하고, 동영상도 더 많이 받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통신망이 4G에서 3G로 전환하는 등 신호가 왔다갔다할 때 배터리 소모가 특히 많은데, 서울 안에도 지하철역을 비롯해 음영지역이 몇 군데 있다"며 "현재 해당지역에 이동통신망용 중계기를 설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이같은 LTE폰 배터리의 한계점에 대해 고민이 깊다. LG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 탄생 이래 늘 고민해오던 부분이고, 현재 개선책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 제조사는 자체적으로 LTE폰 배터리 용량 늘리기에 고심하는 한편, 내심 4G 전국망 서비스가 속히 시작되기를 바라는 눈치다.
 
배터리 용량을 늘리려면 스마트폰 두께도 자연히 늘어나야 하는데, 최근 스마트폰의 성능만큼이나 중요해진 디자인을 간과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4G 서비스만 활성화 돼도 현재 제조사들이 안고 있는 배터리 용량 문제의 상당 부분이 해소될 수 있다.
 
현재 출시된 LTE폰들은 3G용 칩셋과 LTE통신칩 두개를 탑재하고 있는데, LTE 전국망이 완성되면 원칩 LTE폰 제조가 가능해져 소비전력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
 
팬택 관계자는 "배터리 용량이 늘어나면 크기도 커지고 기기도 두꺼워지는 문제가 있다"며 "기존 스마트폰 대비 두꺼워진 스마트폰을 접한 소비자들이 디자인이나 휴대성과 관련해 불만을 제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배터리 제작기술이 획기적으로 나아지기 전까지는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통신 3사 중 전국망을 가장 빨리 구축할 것으로 예상되는 LG유플러스조차 내년 상반기는 돼야 4G 전국망 서비스 지원을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렇다보니 최근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에는 '화면 밝기 최소화', '백그라운드 어플 종료' 등 LTE폰 배터리 절약 방법과 관련한 글들이 활발히 게재되고 있다.
 
한 블로거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스마트폰의 배터리를 가장 많이 잡아먹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디스플레이'이기 때문에, 화면 밝기만 적절히 조절해도 배터리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와이파이(WiFi)의 경우 소비전력이 LTE보다 낮기 때문에, 와이파이를 사용하는 공간에서는 가급적이면 3G·4G 서비스를 차단하고 와이파이만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한편 공교롭게도 애플의 최신 운영체제(OS) iOS5로 구동되는 아이폰4S 등 단말기들의 배터리 수명 또한 기대만 못해 사용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LTE폰의 대항마로 급부상 중인 아이폰4S도 같은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이다.
 
이는 애플에서도 인정한 기기결함으로, 사측은 '수주내에'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힌 상태다.
 
향후 LTE폰-아이폰4S간 대결구도에서 배터리 소모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제품 판매성과에 큰 변수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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