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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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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왕' 故박태준 회장, 국립서울현충원에 잠들다

2011-12-1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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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강진규기자] '철강왕'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영면에 들었다.
 
17일 오전 7시 서울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빈소를 출발한 고인의 운구행렬은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사옥을 한바퀴 순회한 뒤 오전 9시30분께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 영결식장에 도착했다.
 
영결식에는 박준규 전 국회의장, 황경로 전 포스코 회장, 정준양 현 포스코 회장 등 3인의 공동 장례위원장과 장례위원, 박희태 국회의장과 민주통합당 원혜영 공동대표,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모리 전 일본 총리 등 500여명의 인사가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봤다.
 
◇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17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거행된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영결식에서 조사를 낭독하고 있다.
 
영결식은 황경로 장례위원장의 고인에 대한 약력보고로 시작됐다. 이어 정준양 회장, 작가 조정래씨,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의 조사가 장내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정준양 회장은 조사를 통해 고인의 조국에 헌신한 일생을 돌이키며 "원대한 소망을 이뤘지만 어찌 당신이 우리를 떠날 수 있겠느냐. 고인이라 부르고 싶지 않은 포스코의 우리 회장님, 그래도 우리는 당신을 보내드려야 합니다"라며 만해 한용운 시인의 '님의 침묵' 뒷구절 "아아 님은 갔지만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라는 시구로 고인의 마지막을 애통해 했다.
 
조정래 작가도 "당신은 우리나라 경제의 아버지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한국의 간디, 마하트마 박태준입니다"라고 칭하고 "저는 10년이나 15년쯤 후에 이글을 쓰게 될 줄 알았는데"라며 흐느꼈다.
 
이어 "당신께서는 생전에 추운 것을 무척이나 싫어하셨습니다. 그런데 이 영하 10도 엄동설한에 떠나시다니 꽁꽁 언 저 천고 머나먼길을 가시니 얼마나 시렵고 얼마나 얼겠습니까"라며 안타까워했다.
 
홍석우 장관도 "박태준 전 국무총리님의 삶은 조국 근대화와 산업화에 바쳐친 위대한 헌신과 희생 그 자체였습니다. 박 국무총리님은 사람을 먼저 중시하고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위민정신의 사표셨습니다"라며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는 이 때 미지의 세계를 크게 내다보셨던 님의 혜안이 그리워집니다"라고 애도했다.
 
조사 뒤 박준규 전 국회의장의 애잔한 추도사가 이어졌다.
 
1925년생으로 고인(1927년생)보다 두 살이 위인 박 전 의장은 "순서가 거꾸로 된 것 같다. 속에 있는 말 몇 마디만 하겠다"며 운을 땠다.
 
그는 "돌아가시기 한 달도 안된 모양인데 비행기를 타고 둘이서 일본의 모리 총리를 만나러 가자 했는데, 당일날 약속한 비행기가 떠난 후에도 나오지 않았다"며 "그 곳은 좋은가 보다. 이승만 박사, 박정희 대통령이 계시니까"라고 흐느꼈다.
 
또 "이제 농담할 친구도 없어지고, 그래도 나라를 이만큼 해놓고 갔으니, 존경한다"며 애정을 표시했다.
 
박 전 의장은 "여기(국립현충원)에 모시게 돼서 참 요새 기쁘다. 나도 곧 갈테니 두 어른 모시고 나라 걱정 좀 계속 해주시고, 우리가 더 마음 편히 잘 살 수 있게끔 계속해서 도와주길 부탁드린다"며 추도사를 마쳤다.
 
사회자가 나까소네 전 일본 수상의 조전을 소개하고 이어진 고인의 생전 영상과 육성이 식장에 상영되면서 영결식장은 한층 더 숙연해졌다.
 
유가족과 귀빈들의 헌화와 분향이 이어지고, 서임중 목사의 축도로 영결식을 마친 고인의 운구행렬은 마지막 안식처인 국가유공자 3묘역으로 이동했다.
 
또 다시 유족들의 헌화로 고인과의 마지막 작별인사가 이어지고, 하관된 고인 위로 장남 박성빈씨와 부인 장옥자 여사 등 유족과 장례위원장들의 허토가 진행된 뒤, 군의장대의 조총 발사와 함께 안장식이 마무리 됐다.
 
군인으로, '철강왕'으로, 정치인으로 숨가쁘게 달려온 파란만장한 84년의 삶이 영면에 들어가는 순간이었다.
 
◇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관이 17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영결식을 마치고, 국가유공자묘역에서 군의장대에 의해 땅밑으로 내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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