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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헌철

'봄'이 사라진 백화점..모피·비키니 '대박'

기능·디자인 영역 넓어져 4계절 인기

2012-03-25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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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헌철기자] 백화점에서 '봄'이 사라졌다. 봄 시즌임에도 봄에 맞는 신상품 대신 겨울용 모피와 여름에 주로 판매되는 비키니 수영복 등이 매출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25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 2월과 3월 모피 판매가 증가하면서 '모피 특별 행사를 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는 여름용 패션 제품이 인기다.
 
롯데백화점의 모피 매출은 1월까지 역신장을 기록했으나, 2월 매출은 지난해 동월보다  68.0% 증가했다. 3월에도 매출 신장률이 48.6%로 고공신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윤달 효과'로 분석된다. 
 
예비 부부들이 윤달(4월21일~5월20일)을 피하기 위해 결혼 시기를 2월, 3월로 앞당기면서 혼수용 모피의 구입이 빨라졌다는 것이 롯데백화점측 설명이다. 
 
롯데백화점의 2, 3월 모피 매출 중 40% 가량이 혼수용으로 구매 한 것으로 파악돼 이같은 분석을 뒤받침했다.
  
일반적으로  4월 중순~5월 초에 진행됐던 모피 행사를 올해 윤달 때문에 2월부터 진행하는 등 예년보다 2개월 가량 앞당겨져 진행된 점도 매출에 큰 영향을 미쳤다. 
 
국내 모피 상품가격이 오르기 전에 미리 구매하려는 고객이 몰린 점도 모피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
 
지난해 모피는 원피가격이 30~40% 상승함에 따라 판매가격이 브랜드별로 15% 내외로 인상됐다. 올해도 원피가격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 초 유럽의 코펜하겐(2월3~7일), 캐나다의 토론토(2월11~16일)에 진행했던 원피경매장에서 30~40%정도 인상됐다.
 
이에 따라 모피는 신제품이나 테스트 제품이 출시되는 7~8월께 신제품을 중심으로 5% 이상의 판매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
 
롯데백화점은 윤달 특수를 겨냥해 점포별(강남점·중동점 오는 30일~4월3일, 잠실점 4월13일~15일, 본점·평촌점 4월11일~15일, 일산점 4월20~22일)로 날짜를 달리 해 대규모 모피 행사를 지속적으로 진행한다.
 
이번 행사에서 진도모피의 펄베이지 휘메일 재킷 552만원, 근화모피와 국제모피의 사파이어 휘메일 하프코트를 550만원, 650만원에 선보이는 등 유명 모피브랜드의 상품을 정상가 대비 30~5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또 근화모피 밍크재킷 220만원, 국제모피 블랙그라마 메일베스트 199만원 등 초특가 상품도 함께 판매할 계획이다.
 
김범창 롯데백화점 여성패션MD팀 모피선임상품기획자(CMD)는 "윤달에 원피 가격 인상에 대한 우려가 겹치면서 모피 비시즌이라 할 수 있는 3월에 모피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며 "올해는 색상이 가미된 파스텔톤의 밍크 하프코트나 세이블이나 친칠라 등 다양한 원피가 트리밍된 유색밍크의 상품이 혼수모피의 트렌드를 이끌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레인부츠, 비키니 수영복 등 여름 패션 아이템들의 지난 겨우 내 매출이 평소 여름 매출과 비슷한 결과를 나타내는 기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신세계(004170)백화점의 1월과 2월 매출을 분석한 결과, 여름에 팔려야 할 패션 아이템들이 한겨울 시즌에 오히려 매출 효자 노릇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에 신어야 할 '샌들', 여름 장마 때 주로 신는 '레인부츠', 여름 휴가 필수품 '비키니 수영복' 등 대표적 여름 상품들이 한겨울에 잘 팔리면서 '사계절 상품'으로 정착한 것을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여름 대표상품들의 매출 신장율은 여름보다 겨울이 훨씬 앞서고 있는 상황이고 제철에 판매되는 여름상품들의 여름과 겨울의 매출을 비교해 봐도 근소한 차이만 나타나고 있다.
 
여름 신상품 입고가 실제로 겨울 시즌부터 시작되고 남들보다 먼저 신상품을 구매, 원하는 디자인과 원하는 사이즈를 확보하려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해외여행의 대중화와 사계절 물놀이가 가능한 워터 파크의 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신세계백화점의 지난 여름 7~8월과 올 겨울 1~2월의 레인부츠 매출을 비교해 보면 제철인 여름보다 겨울의 매출 신장율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겨울 부츠의 대명사 어그 부츠가 양가죽 소재로 눈이나 물에 닿으면 모양이 변형되거나 가죽이 딱딱하게 굳어 못쓰게 되는 반면, 레인부츠는 고무 소재로 방수가 잘 되고, 부츠 내피에 양털이나 솜을 넣어 겨울철 보온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또한 발을 감싸는 양말 형태의 워머를 덧신으면 보온은 물론 패션성도 강화할 수 있어 젊은 층에 인기가 많고, 표면에 다양한 컬러나 무늬가 들어가는 등 디자인이 다양한 것 역시 겨울철 레인부츠 인기의 이유이다.
  
장문석 신세계백화점 구두 담당 바이어는 "여름 상품이었던 레인부츠는 고무 소재로 가벼우면서도 내피나 워머 등으로 겨울철 보온성을 높일 수 있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2월 동안 신세계백화점에서는 본격적인 시즌 수영복 매장을 운영하지 않는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20%가 넘는 신장율을 기록했다.
  
수영복 중에서도 단연 비키니 제품의 판매가 높았다. 해외 여행 시 비키니 수영복 착용이 훨씬 많기 때문에 20~30대 뿐만 아니라 50대까지도 연령대에 국한되지 않고 많이 구매했다.
  
또한 해외여행 영향 뿐만 아니라 최근 도심 인근 지역 물놀이 테마 파크가 새롭게 생겨 주말을 온천과 물놀이로 보내려는 사람들도 수영복 신장에 한 몫을 했다.
  
이재진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최근 특정 계절에만 팔리던 계절 상품들이 그 기능과 디자인 등 영역을 넓히면서 상시 인기를 끄는 ‘사계절 상품’으로 진화했다"며 "패션을 즐기고 앞서가는 패셔니스타 고객들을 위해 더욱 다양하고 트렌디한 상품을 앞서서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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