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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삼성-LG "TV·냉장고, 크게 더 크게!"..'초대형' 경쟁 왜?

"크기가 곧 기술력"..꾸준한 수요증가도 한몫

2012-07-06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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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삼성과 LG가 최근 TV와 냉장고 등 초대형 제품을 경쟁하듯 출시하고 있다.
 
초대형 제품은 크기도 크지만 가격대가 높은 탓에 일반 소비자들을 공략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 가운데 최근 대형 제품 출시경쟁의 포문을 연 건 삼성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4일 세계 최대 용량인 900리터(ℓ) 냉장고 '지펠T9000'을 선보이며 대용량 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LG전자가 870ℓ의 최대 용량 디오스(R-T871EBRDL)를 선보인지 1년도 채 안 돼 용량을 30ℓ나 키운 것이다.
 
뿐만 아니다. 다음날인 5일 초대형 189㎝(75형) 스마트TV 'ES9000'을 국내에서 출시했다. 이 제품은 세계 최대 크기의 3D 스마트TV로 기존 제품보다 56% 얇아진 7.9㎜의 초슬림 베젤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에 맞선 LG전자도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LG전자는 8월 말쯤 900ℓ를 넘어서는 대형 냉장고를 선보이며 자존심 회복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올해 안에 풀HD보다 해상도가 4배 높은 초고선명 TV(Ultra Definition TV·UDTV) 출시를 계획하는 등 세계 최대라는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해 벼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양대 가전업체가 고가군의 대형 제품에서 크기 경쟁을 펼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초대형 제품이 곧 기술력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기술을 과시하는 상징적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기술에 대한 우위는 브랜드 전체의 이미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마케팅 차원에서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대형 제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LG전자에 따르면, 2009년 양문형 냉장고 시장에서 700ℓ의 비중이 80%였으나 올해 초에는 50%로 30%포인트 가까이 줄었다. 대신 그 자리를 대형제품이 채워 올해 1분기 기준 800ℓ 이상급의 비율이 40%까지 늘어났다. 양문형 냉장고 열 대 중 네 대는 800ℓ이상인 셈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맞벌이 가족의 증가로 대형 마트에서 식품을 한꺼번에 구매해 오래 보관하는 등 생활패턴의 변화로 큰 용량의 냉장고를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여기에 냉장고의 사용기간이 10년 정도여서 이왕이면 크고, 좋은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심리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TV 역시 현재 시장 주력 제품은 47인치, 고급형은 55인치의 등식이 성립하고 있지만, 70인치대의 대형 제품의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이다. 3DTV의 경우 화면에 대한 몰입도가 강해 실제 화면보다 작아보이는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의 증가와 함께 업계에서 기대하는 기술력에 대한 상징성, 최상류층 브랜드라는 이미지 구축 등 여러 요인들로 인해 앞으로도 크기 경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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