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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헌철

대기업 프렌차이즈 인근 빵집 사장의 안타까운 죽음

2012-11-30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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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헌철기자]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의 골목 상권 장악으로 인한 부작용이 동네 빵집 사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적 행동으로 표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부산 진구 개금동에서 13년간 동네 빵집을 운영하던 정모씨(49)가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정씨는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에 밀려 최근 몇년동안 장사가 되지 않아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숨진 정씨의 빵진 반경 1㎞ 안에는 P제과 3개 매장과 A제과가 영업중이다.
 
최근 3~5년 사이에 이 동네에 P제과 매장이 난립하자 정모씨는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개금역에서 개금주공아파트 1단지로 가는 길가에 위치한 정씨의 빵집은 개금주공아파트 등 인근 주민들을 상대로 영업을 해왔다.
 
하지만 5년전 개금주공아파트 1단지에 P제과 매장이 들어서면서 매출은 급하락했다.
 
대기업의 공격적인 광고마케팅과 높은 브랜드 인지도로 인해 고객 유출을 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주변의 프렌차이즈 빵집과 900m가량 떨어진 거리지만 유동 인구 등을 감안했을때 매출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권이다.
 
인근 동네빵집 상인은 "예전에는 동네주민들이 퇴근길에 개금역에서 나와 집으로 가면서 정씨의 빵집에 들러 매출이 괜찮았다"며 "하지만 아파트단지에 P제과가 들어서면서 고객들이 이동해 매출이 곤두박질쳤다"고 말했다.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으로 인해 생활고에 시달린 것은 정씨만의 일이 아니다.
 
개금동 일대 빵집 운영자들은 빚을 지거나 빵집을 매물로 내놓는 등 생계에 큰 위협을 받고 있다.
 
실제로 개금동에서 15년째 빵집을 운영 중인 S씨(60)는 "3~4년 전부터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들이 들어오면서 장사하기가 힘들어졌다"며 "매출이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의 절반 수준이기 때문에 운영이 힘들어 빚만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S씨는 현재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빵집을 매물로 내놓은 상황이다.
 
이 인근의 P제과의 하루 평균매출은 200만원 안팎이고, A제과는 그 2배 이상이다. 하지만 동네빵집들은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운영자들은 "임대료·인건비·재료비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적자일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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