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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정선

(분석)美연준, 경기부양 강력시사..'헬리콥터 벤' 효과는?

2012-12-13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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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 경기부양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오퍼레이션트위스트를 대신해 새로운 국채를 추가 매입하는 한편, 실업률이 6.5% 아래로 떨어질 때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연준은 12일(현지시간) FOMC 회의를 마친 뒤 성명서에서 매월 450억달러 규모로 국채를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연준이 보유한 단기 국채를 팔고 장기국채를 사들여 유동성을 공급했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가 올해 말 종료되는 데 따른 조치다. 지난 9월부터 매월 400억달러 규모의 모기지담보증권(MBS) 매입을 포함하면 연준의 유동성 공급은 매달 850억달러에 달한다. 
 
다른 점은 연준이 트위스트 운영과 달리 단기국채를 팔지 않고  만기 5년 이내 국채를 매입하기 때문에 연준의 순자산 증가분이 지금까지 매월 400억달러에서 850억달러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2조8000억달러 규모의 대차대조표상 자산이 올해 말까지 7000억달러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아이라 크레디트스위스 통화정책 전략가는 "단기 국채 매각 없이 5년 이내 국채를 추가 매입한다는 것은 부양효과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연준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통화정책 변화 ‘실업률’ 수치와 연계..유례없는 일
 
여기까지는 시장의 예상과 정확히 일치한다. 예상을 뒤엎은 것은 통화정책의 방향을 실업률과 연계시키겠다고 밝힌 것이다.
 
연준은 미국 실업률이 6.5% 아래로 떨어질 때까지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했다. 연준이 통화정책 결정을 실업률과 연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높은 실업률은 경제적으로 큰 낭비”라며 “경제가 직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는 실업률을 낮추는 것”이라며 정책 배경을 설명했다.
 
연준의 전망대로라면 2015년 중반까지는 제로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11월 실업률은 7.7%로 전월 7.9%에서 하락했지만 이는 주로 구직자가 취업을 단념한 데 따른 것으로 고용시장 개선은 여전히 미약한 수준이다.
 
연준도 내년 실업률 전망을 7.4~7.7%로 제시했으며 2014년은 6.8~7.3%, 2015년은 6~6.5%로 예상했다.

◇연중 이례적 조치, 美경제 그 만큼 '취약'
 
시장에서는 통화정책 설정 기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겠지만 실업률 수치 도입은 내년에나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에릭 스테인 이튼밴스의 부사장 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연준의 성명은 매우 비둘기파적인 내용이었다"며 "특히, 통화정책 변화의 기준으로 실업률 수치가 포함된 것에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연준의 이례적인 조치는 미국 경제가 그 만큼 취약하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결정은 경제가 건실해지기 전에는 제로금리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라며 “만약 경제가 더욱 악화될 경우에는 자동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것이란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
 
연준이 이날 발표한 2013 년의 성장률 전망도 하향 조정됐다. 2013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3 ~3.0%로 지난 9월 당시 예상했던 2.5~3.0 %에서 떨어졌다.
 
◇위험자산 선호 '강화' vs 재정절벽 우려로 영향 '미미'
  
전문가들은 연준이 추가 경기부양 의지를 재차 강조한 만큼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 현상은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브래드 벳체르 파로스 트레이딩 전무이사는 "연준이 매월 450억달러 국채를 매입한다는 것은 다시 말해 추가 양적 완화 (QE)를 의미하며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랄프 프리세르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리서치 헤드도 "연준이 가까운 미래에 더욱 공격적이고 광범위한 양적완화 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국 경제지표 개선 등을 감안할 때 향후 위험자산에 대한 수요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재정절벽을 둘러싼 우려가 지속되는 한 이 같은 움직임이 본격화되지는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코다마 유이치 메이지 야스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결정은 과감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지만 재정절벽과 고용여건 등 경제 구조를 감안할 때 시장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벤 버냉키 의장은 "현재까지의 경제전망은 재정절벽이 원만하게 해결된다는 전제가 깔린 것"이라며 "그렇지 못할 경우 미국 경제는 심각한 침체에 빠질 수 있으며 연준의 통화정책으론 감당하기 어렵다“며 위험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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