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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개미들, STX사태 피할 수 있었다?..힌트는 '재무구조'

"대기업 맹신 안돼..부채 등 재무재표 꼼꼼하게 따져야"

2013-04-05 06:00

조회수 : 9,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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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요 며칠새 '자율협약'이라는 다소 생경한 단어에 STX그룹 주가가 나락으로 떨어졌다. 특히 이들 종목군엔 개미 투자자들이 몰려 있어 향후 자율협약 전개 향방에 따라 손실액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확산중이다.
 
이러한 가운데 STX팬오션(028670) 매각 불발로 불거진 STX사태를 미연에 피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실적악화·부채증가·자금난 등 곳곳에서 경고음이 포착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5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STX그룹은 지난해 12월 재무구조 개선 방안으로 핵심사업인 STX팬오션(028670)을 매물로 내놨다. 
 
매각 추진 초기만 해도 국내 3위 해운업체인 STX팬오션이 높은 가격에 매각될 것으로 기대됐다. 6조5000억원 규모의 자산과 경영권 프리미엄 등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개 매각이 실패하면서 상황이 돌변했다. 지난 2일에는 STX조선해양(067250)에 대한 워크 아웃설이 돌기도 했다. 회사는 워크아웃이 아닌 자율협약을 추진한다고 발표했으나 시장은 냉담했다.
  
워크아웃이든 자율협약이든 재무적으로 심각한 상황임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STX그룹 주가는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STX조선해양 주가 추이]
<자료> 한국거래소, 대신증권
  
지난달 28일 한국거래소가 STX조선해양에 유상증자에 대해 조회공시한 날부터 4일까지 6거래일동안 STX조선해양은 33.0% 급락했다. STX(28.4%), STX엔진(077970)(26.77%), STX중공업(071970)(23.4%), STX팬오션(21.9%) 역시 큰 폭으로 밀렸다.
 
증권업계에서는 이 같은 주가 하락이 일정 부문 예견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빨간불'이 켜진 재무구조가 말해주고 있다.
 
지난해 STX팬오션은 벌크 시황이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적자 폭이 늘었다. 부채 비율도 2007년 67.84%에서 2011년에는 188.88%로 높아졌다.
 
STX조선해양의 부채비율은 2008년 456.5%에서 2012년 923.6%까지 확대되면서 자금 상황이 악화됐다. 같은 기간 유동비율은 102.9%에서 76.4%까지 떨어졌다.
 
대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투자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하지만 여전히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대기업이 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맹신하고 주식을 매수하는 것도 문제로 지목됐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이달 1일 기준으로 공기업을 제외한 자산총액을 보면 STX그룹은 재계 13위다.
 
STX조선해양에 투자한 조모(39세) 씨는 "대기업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안정성이 보장될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이 있었다"면서 "사실 재무구조나 경제적인 부문은 복잡해서 들여다보지 않고 투자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투자할 때 재무제표를 살표보라고 조언한다. 재무제표 중 부채비율과 유동비율을 잘 따져보면 '개미 무덤'에 휩싸일 확률은 낮다는 설명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단기적인 이익과 재미를 위해 해외수주·계약 등의 이슈에 치중해서 투자하는 경우가 많은데 매수할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살피는 건 필수다"고 강조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 이사는 "주식 투자는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을 활용하면서 과거 투자수익률과 배당률 등을 감안한 가치투자를 동시에 해야 한다"며 "시가총액·밸류에이션·유동비율·부채비율·실적 등으로 판별한 장기 소외주에 투자하는 것이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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