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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단독)중국, 한·미-유럽 폴리실리콘 반덤핑 분리 대응

뒤늦게 조사착수한 EU 먼저 판정..한국은 20일 전후 판정 예정

2013-07-03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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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발전의 기초소재인 폴리실리콘.(사진=양지윤 기자)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중국 상무부가 3일이나 4일쯤 유럽(EU)산 폴리실리콘에 대한 반덤핑 예비판정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EU와 함께 반덤핑 조사를 받았던 한국과 미국은 이번 발표 대상에서 제외됐다. EU는 한국과 미국산 폴리실리콘에 대한 반덤핑 조사 개시 5개월 뒤인 지난해 11월 뒤늦게 포함됐으나 예비 판정은 가장 먼저 받게 된 셈이다.
 
중국 상무부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세계 최대 시장인 EU와의 무역 분쟁에 대응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 분리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3일 한국태양광산업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지난 2일 EU산 폴리실리콘에 대한 반덤핑 예비판정을 오는 4일까지 발표하겠다고 통보했다.
 
한국과 미국에 대한 예비판정에 대해선 "합리적인 기간 내 발표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시기를 못 박지 않았다. 다만 양국에 대해 중국 정부가 지난해 7월20일 반덤핑 조사에 착수한 만큼 오는 20일 전후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태양광산업협회 관계자는 "한국과 미국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시기를 언급하지 않고 적당한 시점에 발표하겠다는 뜻만 밝힌 것"이라면서 "중국 현지에서는 20일을 전후해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고 전했다.
 
그동안 관련 업계 안팎에서는 중국 정부가 무역 보복에 나섰다는 의혹을 피할 목적으로 한·미·EU에 대한 반덤핑 예비 판정을 일괄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EU가 지난달 초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며 제동을 걸자, EU만 따로 분리해 선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일 중국 상무부가 EU산 와인에 대한 반덤핑 및 반보조금 조사 개시에 나선 것도 태양광 무역 분쟁과 깊은 연관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주요 와인 수입국인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등이 그 대상이다.
 
특히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를 강하게 주장한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포함돼 사실상 이들 두 국가를 정조준했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중국은 다음달 초까지 EU와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면 8월6일부터 평균 47.6%의 관세를 물어야 하기 때문에 이들 국가의 입김을 최소화할 압박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EU산 와인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한 것은 쓸 수 있는 카드를 모두 다 써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면서 "양측이 한 발씩 양보를 해야 하는 데, 서로 압박만 하고 있어 결과 예측이 더욱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반덤핑 관세 부과하며 촉발된 무역 분쟁이 예기치 않게 EU로 방향을 선회함에 따라 OCI와 KCC, 한국실리콘, 웅진폴리실리콘 등 국내 기업들에 대한 반덤핑 예비판정 결과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미국에 대한 무역보복이라는 논란을 피하기 위해 국내 기업들을 끌어들였다는 게 업계 안팎의 공통된 시각이다. 때문에 미국과 EU보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관세를 부과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협회 관계자는 "중국 상무부가 한국과 미국보다 앞서 EU에 반덤핑 예비판정을 내리는 목적이 압박용인지 협상용인지 지금으로선 가늠하기 힘들다"면서 "다만 한국은 무역 갈등 관계가 없는 만큼 상대적으로 유리한 측면도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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