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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환

(디스플레이 혁명)②OLED가 만들어낼 미래..인간 촉각까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로 모든 기기의 휴대화

2013-07-3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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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승환기자] 지금껏 디스플레이는 '경소단박'(輕小短薄: 가볍고, 작고, 짧고, 얇게)과 화질에 집중해 왔다.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에서 '액정표시장치(LCD)'로 넘어가면서 더 가볍고, 더 얇고, 더 화질이 좋은 디스플레이를 표방한 것이 주류로 자리 잡았다.
 
평면 디스플레이 시대의 '종결자'는 지난해 상용화에 성공한 '울트라HD(UHD) TV'다. 풀HD(1920×1080)의 4배(3840×2160)에 달하는 화소수로 사람의 눈으로 인식하기 힘들 정도로 화질이 발전됐다. 84인치 TV를 기준으로 풀HD는 26PPI(인치당픽셀수)지만, UHD TV는 무려 52PPI에 이른다.
 
하지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화질이라는 차원의 가치를 넘어 형태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가치 창출을 가능케 한다. 그 변화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혁명적인 기기들의 모습은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플렉서블, 투명기술이 기반이 될 전망이다.
 
◇접어서 주머니속에..모든 휴대기기 기본형으로 자리
 
디스플레이 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휘는(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최종단계인 폴더블(Foldable) 디스플레이, 즉 '접을 수 있는'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깨지지 않는(언브레이커블)'을 넘어, 구부리거나 돌돌 말 수 있는 단계를 거쳐, 접을 수 있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접을 수 있는 디스플레이의 가장 큰 장점은 휴대성이다. 스마트폰의 경우 5인치 이상의 대화면이 대세로 자리한 가운데, 접는 디스플레이가 상용화된다면 얇은 두께의 기기를 한두번 접어서 작은 크기로 만들어 휴대할 수 있다.
 
또 태블릿PC와 플렉서블 기술이 결합하게 되면 태블릿의 단점인 크기와 무게를 극복할 수 있다. 한 번이 아닌 두 번, 세 번 접어 어디든 휴대가 가능하다.  
 
이는 더 큰 대형 디스플레이에도 적용된다. 이론적으로는 TV와 같이 30인치 이상의 디스플레이도 여러번 접는다면 주머니나 가방에 넣어서 휴대할 수 있다. 이제 TV는 집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야외에서도 즐길 수 있는 기기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관념의 탈피다.
 
◇(왼쪽부터) 구부릴 수 있는 디스플레이, 돌돌 말수 있는 디스플레이, 접는 디스플레이. (자료=키움증권)
  
현재 상용화 단계에 가장 가까운 기술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라면 그 다음은 '스트레처블'(Streuchable) 디스플레이다.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는 플렉시블이 구현해 낸 형태 변화를 넘어서 디스플레이의 면적을 늘렸다 줄였다 할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현재 디스플레이가 화면을 확대하거나 줄일 수 있다면, 스트레처블은 그 단계를 넘어서 디스플레이 자체를 늘렸다 줄였다 할 수 있다.
 
이 단계까지 디스플레이가 발전하게 되면 응용할 수 있는 분야는 스마트폰과 TV 등 가전제품 단계를 넘어서게 된다. 화면을 가진 기기들을 넘어서 다양한 분야에서 상상할 수 없는 형태로까지 디스플레이 적용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스트레처블 기술이 더욱 발전하면 인간의 촉각까지 디스플레이로 표현이 가능해진다. 굴곡이 있는 표면을 시각으로 느끼는 정도가 아니라 디스플레이 변화 자체로 감지할 수 있게 된다. 또 평면 화면에 3D로 표현했던 장면이, 궁극적으로는 직접 화면이 입체적으로 변화하는 것이 가능하다.
 
지금까지 디스플레이가 시각적으로 즐기는 콘텐츠였다면,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는 시각을 넘어서 촉각까지 만족시키는 디스플레이가 될 수 있다.
 
한철종 전자부품연구원 플렉서블디스플레이 연구센터장은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는 유연한 물질로 되어 있는 모든 분야에 응용이 가능해 적용할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하다"며 "플렉시블 다음 미래의 디스플레이로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가 현재 연구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공간의 제약을 없앤다..투명 디스플레이
 
투명 디스플레이가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에 적용될 경우 '공간의 제약'을 극복케 할 수 있다. 창문과 유리, 거울 등 모든 투명한 물질이 사용될 수 있는 공간에 이제는 디스플레이가 적용되는 것이다.
 
집안에서 TV를 시청할 때도 투명한 유리에 영상이 비춰져 더 이상 TV를 위한 별도의 공간을 마련할 필요도 사라진다. 거울 역시 이제 자신의 모습을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위에 비친 모습을 꾸미고, 화장법 등을 검색하며, 메모도 가능하다.
 
부억에서는 냉장고 문 위에 투명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문을 열지 않고도 안에 있는 음식물의 유통기간, 요리법 등을 표시해 활용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에 전시되어 있는 냉장고 문에 적용된 투명 디스플레이.(사진=뉴스토마토)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투명 디스플레이는 대형 디스플레이가 갈 수 있는 궁극의 발전 단계가 될 것"이라며 "상용화가 시작되면 가정에서뿐만 아니라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투명디스플레이는 다양한 방면에서 활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투명 디스플레이는 제품 소개에 안성맞춤이다. 투명한 디스플레이 너머로 제품을 보고, 그 위에는 제품에 대한 설명이 제공된다.
 
대형 사이니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는 이제 건물 위에서가 아닌 건물 그 자체에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시야를 가리지 않고도 광고를 노출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에 전시된 창문 형태의 투명 디스플레이. (사진=뉴스토마토)
 
건물 안에서는 밖에 보이는 풍경과 건물 등을 설명해주고, 지도 기능을 통해 정보를 제공한다. 또 밖에서 바라보는 건물 전체의 유리창을 하나의 거대한 디스플레이로 만들어 광고에도 활용할 수 있다. 광고를 위한 별도의 공간이 필요하지 않고, 건물의 유리 그 자체가 광고의 플랫폼으로 작동하는 것이다.
 
투명 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 그 자체에 적용되는 것보다 다른 유리로 된 부품을 갖춘 기계들과 결합할 수 있다. 가령 자동차 앞유리와 사이드 미러 등에 적용해 내비게이션 기능을 바로 유리에 투영할 수 있다. 또 인터넷 검색을 통해 주변 지도와 맛집 등도 바로 유리창에 띄울 수 있다.
 
투명 디스플레이 안에 손동작을 인식해 명령을 입력하는 3D 입체 컴퓨터도 개발이 가능하다. 디스플레이와 함께 센서를 접목시켜 이제는 평면 화면이 아닌 입체 화면에서 문서나 그래픽 조작이 가능하다.
 
지난 2월 열린  지식콘서트 'TED 2013' 에서 한국인 이진하씨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해 선보인 '스페이스 톱 3D 데스크톱'이 대표적 사례. 이 컴퓨터로는 투명 스크린 뒤로 손을 뻗어 직접 화면 상의 파일을 조작할 수 있다.
 
스페이스 톱 3D 데스크톱에는 투명 LED에 카메라가 내장돼 있어 이용자의 몸짓과 눈의 움직임을 감지해 이를 3D 이미지 형태로 표현해준다. 현실에서 책장을 넘기며 책을 보듯 모니터 안의 서류를 집어들고 넘겨볼 수도 있고, 터치 패드를 이용해 건축가들이 3D 모델을 만드는 것처럼 정교한 작업도 가능해진다.
 
◇'TED 2013'에서 선보인 '스페이스 톱 3D 데스크톱’. (자료=BBC 방송화면 캡쳐)
 
◇플렉서블과 투명의 결합..웨어러블 기기의 진화
 
'입을 수 있는(웨어러블)' 기기에도 플렉서블과 투명 기술이 결합된 융복합 형태의 디스플레이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스마트 워치의 경우 이미 돌돌 말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통해 손목 전체를 감싸는 형태로 진화됐다. 플렉서블 기술을 활용해 손목을 감쌀 수 있게 한 것이다. 여기에 투명 기술까지 결합하게 된다면 시계의 형태를 벗어나 팔찌나 옷, 장갑 등에도 활용될 수 있다.
 
안경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의 경우에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 전면 유리에 그래픽 이미지로 투영하는 디스플레이 장치) 기술로 구현할 수 있다. 여기에 투명 디스플레이가 증강현실과 결합한다. 
 
◇구글글라스로 만들어낸 증강현실.(사진=구글글라스 홈페이지)
 
가장 주목을 받는 제품은 안경 형태로 증강현실을 구현하는 '구글 글라스'다. 현실과 디스플레이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눈으로 인터넷 검색, 사진 촬영, 동영상 녹화, 길찾기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안경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가 PC 대부분의 기능을 간단한 터치와 눈동자 만으로 작동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시계와 장갑 등 몸에 착용할 수 있는 모든 기기에 적용이 가능하다.
 
특히 피부에 직접 닿는 의복이나 신발, 장갑 등 섬유에도 디스플레이 적용이 가능하다. 헬스케어 분양에 적용되면 신체 활동과 관련해 모니터링과 치료가 실시간으로 가능해진다. 아울러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와 함께 결합하게 되면 일상 생활에서 신축성이 있는 의복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권기덕 삼성경제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웨어러블 기기는 시계, 안경 의류에 IT 기술을 융합한 첨단제품으로 휴대에서 착용으로 트렌드 전환을 예고한다"며 "2014년 전후로 안경 및 시계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들의 출시 붐이 예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플렉시블과 투명 디스플레이의 상용화가 이뤄지기까지는 아직 극복해야 할 기술적 한계가 많다. 디스플레이만 투명하고 구부러지게 할 것이 아니라 기판과 배터리까지 동일하게 구부리고 투명하게 만들어야 한다. 관련산업의 동반 기술발전이 없으면 해결할 수 없는 난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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