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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STX조선해양 지분정리 돌입..채권단 '새 주인으로'

내달 27일 주총서 무상감자 및 무상소각 안건 승인 예정

2013-08-1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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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채권단이 STX그룹의 핵심인 STX조선해양의 지분 정리 절차에 착수했다. 명목은 재무구조 개선이지만, 본질은 지주사와의 관계를 분리하고 채권단 체제로 전환키 위함이다. 강덕수 회장의 지분도 정리된다. 주인이 바뀌는 것이다. 
 
◇STX그룹 사옥 전경(사진제공=STX)
STX조선해양(067250)은 지난 14일 공시를 통해 결손 보전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감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영정상화의 첫 걸음으로 체제전환을 위한 사전단계다.
 
앞서 지난달 16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STX조선해양의 대주주인 STX(011810)의 지분(30.6%)을 100대1 비율로 무상감자하는 것을 비롯해 소액주주 3대1 등 차등 무상감자안을 마련, 채권단에 전달했다.
 
이에 따라 STX조선해양은 다음달 27일 경남 진해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지분 무상감자 및 무상소각을 결의할 예정이다. 그룹 지주사인 STX가 최대주주여서 사실상 의결은 확정된 상태다.
 
주주총회에서 안건이 승인되면 STX조선해양의 최대주주인 STX(2622만4899주, 30.60%) 지분은 100대1, 소액주주 지분(5838만8859주, 68.08%)은 3대1 비율로 무상감자 되고, 자사주(115만9969주, 1.35%)는 무상소각 된다.
 
전체 지분의 77%가 감자되며, 자본금은 2144억3431만원에서 493억1300만원으로 줄어든다.
 
감자 및 소각이 완료되면 그룹 지주사인 STX를 통해 STX조선해양을 지배해왔던 강덕수 회장의 연결고리는 끊어진다. 이는 채권단이 STX조선해양의 새 주인으로 등장함을 의미한다.  
 
이후 채권단은 올해 1조2000억원, 내년 6500억원 등 신규 지원금 1조8500억원과 수입 신용장(LC) 대금 3억달러(약 3000억원) 등을 지원해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다만 완전한 경영정상화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정상화 방안의 큰 틀은 마련됐지만 세부안을 놓고 채권단 내 이견이 쉽게 조율되지 않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뜻대로 움직여 왔지만 민간은행의 경우 여전히 회생을 장담치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채권단이 STX조선해양이 수주한 물량에 대해 수익성 점검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점검 결과 수익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물량은 채권단이 취소하거나 줄일 가능성도 높다.
 
STX조선해양은 약 2년치에 해당하는 수주물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들 대부분이 저가물량인 탓에 수익성 강화에는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실사결과가 바탕이 됐다. 되레 재무구조를 악화시킬 소지도 다분하다.
 
실제 STX조선해양의 반기보고서를 토대로 2분기 실적을 분석해보면 매출액은 7913억96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57.4%) 났고,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4550억6600만원을 기록해 손실폭이 10배 이상 늘었다. 당기순손실(1조2479억9100만원)도 7.5배 이상 폭이 급증했다.
 
STX조선해양은 STX(대련)집단의 검토범위제한 및 구조조정 문제로 한국거래소로부터 반기검토의견과 관련, 연결재무제표는 의견거절, 별도재무제표는 감사범위 제한으로 인한 한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관리종목으로 지정, 16일부터 주식거래가 중지됐다.
 
한편 STX조선해양을 시작으로 STX엔진(077970)STX중공업(071970), 포스텍까지 채권단 정밀실사 결과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다는 결론에 도달, 회생이 유력해진 가운데 마지막 남은 STX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TX의 실사 결과는 이르면 이달 말쯤 나올 예정으로, 채권단 내에서는 지주사의 특성 등을 감안해 부적정 의견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선 계열사 4곳을 기반으로 STX조선그룹의 윤곽이 사실상 확정됐으며, STX는 편입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고 복수의 채권단 관계자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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