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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호

출범 2년만에 200만 가입자 알뜰폰..'난 아직 목마르다'

2013-09-24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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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알뜰폰이 지난 2011년 시장에 등장한 이후 만 2년만에 가입자 200만을 돌파했다. 선진국과 비교하면 아직 규모가 미미하지만 짧은 기간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라는 평가다.
 
알뜰폰은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만 가지고서는 시장에 안착할 수 없다. 기존 이통사들이 제공하지 못하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업계에서는 사업자들의 공동노력이 전제되야겠지만 정부도 알뜰폰의 큰 걸림돌인 부족한 유통망과 단말기 조달에 힘을 보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가입자 45만 1위 CJ 알뜰폰..'색깔'로 승부
 
CJ헬로비전(037560)이 알뜰폰 선두 업체로 급부상한 비결은 '색깔있는 요금제' 덕분으로 풀이된다. 에넥스텔레콤(22만명), SK텔링크(26만명)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던 CJ헬로비전은 최근 몇달만에 가입자 수를 45만으로 늘렸고 연내 5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기존 통신업계에서 볼 수 없었던 차별화된 요금제와 '컬쳐'로 특화함으로써 트렌드를 중시하는 젊은 소비자층을 공략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
 
CJ헬로비전측은 "기존 선불폰 혹은 중고폰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알뜰폰 이미지와 달리 문화와 컨텐츠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를 했던 점이 주효했다"며 "서비스 차별화를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CJ헬로비전의 알뜰폰은 3G와 LTE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투트랙' 전략을 펴고 있다. 3G가입자들한테는 최소 20~60%까지 가격을 낮춰서 제공하고 있고, 나머지 LTE 고객들한테는 가격보다는 문화콘텐츠에 집중하고 있다.
 
CGV, 뚜레주르, 캐치온 요금제를 비롯해 최근 무한수다CGV요금제, 청소년 요금제 등을 내놔 요금 부담 없이 '먹고 즐기고 떠들 수 있는' 맞춤형 요금제를 제공한다.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혀 기존 이동통신사들과 비교했을 때 '신선하다'는 호응을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CJ헬로비전의 알뜰폰 가입자들이 약정기간이 만료된 후 거품이 빠져 급격히 빠져나갈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헬로모바일에서 다시 '헬로모바일'로 돌아오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16개 사업자 연합체 출범..홈플러스·KT파워텔도 합류?
 
이런 가운데 16개 알뜰폰 사업자들의 연합체인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KMVNO)가 24일 출범했다. KMVNO는 사실상 대기업 중심의 한국MVNO협회와 중소기업 중심의 중소통신사업자협회로 나뉘어 있던 조직이 합친 것이다. 
 
KMVNO는 향후 홈플러스와 KT파워텔 등 우량사업자들과 함께 세를 불리기 위해 협의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경우 내년초 쯤 KMVNO와 함께 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보이며 KT파워텔은 여전히 내부적으로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 사업자가 KMVNO와 뜻을 같이 할 경우 알뜰폰 판매활성화에 좀 더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MVNO 사업은 하고 있지만 존재감이 없는 마이너 업체들도 20여곳에 달한다. 실제 미래창조과학부에서 명단만 가지고 있을 뿐 활동이 거의 없는 업체도 수두룩해 이들의 목소리도 함께 대변해야 할 점이 알뜰폰 사업자들의 과제다.
 
◇ '대기업 중심'의 한국MVNO협회와 중소기업 중심의 '중소통신사업자협회'가 뭉친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KMVNO)'가 24일 출범했다.(사진=뉴스토마토)
 
◇우체국서 알뜰폰 판매..농협까지 가능할까?
 
오는 27일부터 전국 우체국을 통해 알뜰폰이 판매되는 것도 가입자 확보에 탄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에넥스텔레콤, 유티컴즈, 프리텔레콤 등 알뜰폰 6개 사업자들은 전국 221개 주요 우체국을 중심으로 전국 판매를 시작한다. 
 
하지만 우체국에서 알뜰폰이 판매되기까지에는 상당한 우여곡절이 있었다. 수십개의 알뜰폰 업체 중 6개 사업자들만 골라내는데 많은 고민이 필요했다.
 
사정이 모두 뻔한 업체들 끼리 자격심사를 해야하는 까다로운 과정이 있었고 CJ헬로비전과 SK텔링크 같은 경우 '대기업은 적절치 않다'라는 이유로 제외되는 등 사업자들끼리 내부분란을 겪는 과정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알뜰폰 업체들은 우체국에 이어 농협을 통해서도 판매하겠다는 뜻을 가지고 있지만 사정이 녹록치 않아 보인다. 우체국은 미래부의 힘을 빌려 가능했지만 농협의 경우는 과정이 더 복잡하고 힘들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우체국에서 알뜰폰을 판매하기까지 사실 매우 까다롭고 힘든 속사정이 있었던 만큼 농협의 경우 더 어려울 것"이라며 "통신비절감이 국정과제에도 포함돼 있는 만큼 정부가 나서서 정책적으로 힘을 보태줘야 알뜰폰 활성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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