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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삼성전자 하락에 계열사 동반부진..독립성 지상과제

2014-01-28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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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삼성전자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계열사들에게 '독'이 됐다.
 
삼성전자를 정점으로 수직계열화에 위치한 계열사들이 하나같이 부진한 성적표를 내놨다. 수급 의존도가 큰 탓에 실적도 춤을 췄다.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삼성전자가 지난해 3분기를 정점으로 급전직하하면서 전자 계열사들도 동반부진에 빠져들었다.
 
이는 특히 스마트폰 하나에 대한 편중성이 가져온 결과여서 삼성으로서는 예사롭게 받아들기 힘들게 됐다. 삼성의 최대 강점이자 안정성으로 평가되던 포트폴리오의 균형점을 시급히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사진=뉴스토마토)
 
표면상으로는 삼성전자(005930)는 2013년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228조6900억원, 영업이익은 36조790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4%, 영업이익은 27% 각각 증가했다.
 
다만 4분기 들어 휴대전화 사업을 이끄는 무선사업부(IM)가 하락 반전하면서 충격이 도미노처럼 각 계열사로 전이됐다. 고수익을 담보하던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이 정체기로 접어든 탓이 컸다. 
 
IM부문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 32조8200억원, 2분기 35조5400억원, 3분기 36조57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다가 4분기 들어 33조8900억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분기 6조5100억원, 2분기 6조2800억원, 3분기 6조7000억원 수준을 보이다가 4분기에는 5조4700억원으로 급감했다.
 
영업이익률도 흐름도 같다.  지난해 ▲1분기 19% ▲2분기 17% ▲3분기 18.32% ▲4분기 16.14%의 곡선을 그렸다. 무선사업부는 최근 수년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70%를 담당할 정도로 주력분야로 자리매김했다. 다만 혁신이 실종되면서 시장 초기 보여줬던 폭발적 수요는 더 이상 기대키 힘들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수익성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설명이다.
 
이는 곧 삼성전자에 부품을 공급하는 계열사들의 타격으로 이어진다. 삼성전자, 이중에서도 스마트폰 사업 하나에 희비가 엇갈리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예전만큼 폭발적으로 판매되지 않으면서 강도 높은 부품 재고조정이 단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는 계열사들의 공장 가동률을 낮추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부품 계열사들 중 삼성전자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삼성SDI는 연간 기준 영업이익이 6년 만에 적자로 돌아서며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274억원 규모로, 매출액 역시 5조165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13.1%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1479억원으로 전년 대비 90.1% 급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매출액 29조8400억원, 영업이익 2조9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0%, 7% 감소했다. 4분기 부진이 지난해 전체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특히 그동안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공급되며 고수익을 안겨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판매량이 감소한 영향이 뼈아팠다.
 
카메라모듈 등 스마트폰 주요 부품을 납품해 온 삼성전기도 스마트폰 정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전기는 2013년 연간 기준으로 매출액 8조2566억원, 영업이익 464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4%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20% 급감했다.
 
지난해 세트시장 성장 둔화에 따른 부품 업체간 경쟁이 심화된 탓이다. 특히 고수익을 담보했던 삼성전자의 하이엔드급 스마트폰이 3분기를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그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아울러 지난해 3분기까지 1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며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삼성테크윈이 4분기 '어닝쇼크'를 보이며 그간의 성장폭을 고스란히 반납해야만 했다. 삼성테크윈의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1.4% 감소한 1227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조9120억원으로 0.8%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1330억3900만원으로 1.3% 증가했다.
 
신경영 20주년 특별상여금 등 일회성 비용이 증가한 데다 방산사업의 매출이 줄면서 연간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었다. 정한섭 SK증권 연구원은 "삼성테크윈을 포함한 삼성 계열의 부품업체 실적이 대부분 하향됐다"며 "이는 일회성 비용인 특별상여금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 계열사들이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 낮추기를 염두에 두고 기존 사업뿐 아니라 신사업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짤 것"이라며 "향후 삼성전자향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를 극복하는 독립성의 과제가 부여됐다. 이는 올 한 해 삼성그룹을 관통하는 과제로 자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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