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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희재

헬스케어 지수 반등..제약·바이오주, '거품론' 걷히나?

2014-04-26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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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어희재기자] '거품론'에 휩쌓였던 제약·바이오주가 최근 글로벌 헬스케어 지수가 오르면서 반등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다.
 
24일 신한금융투자는 나스닥 바이오 지수가 고점 대비 21.1% 하락한 이후 저점 보다 8.9% 상승했고, 아멕스 제약 지수도 5.7% 고점 대비 하락한 이후 최근 5.7% 상승해 대부분 낙폭을 회복했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제약·바이오주의 상승이 국내 제약업계의 주가 반등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대되며 이들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자료제공=Bloomberg, QuantiWise, 신한금융투자)
 
◇ 거품론에 휩싸인 ‘길리어드’ 호실적..바이오주 심리 회복
 
지난 2월말 제기된 미국발 바이오주의 투자심리 위축은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C형 간염 신약 ‘소발디’의 고가 논란 때문이었다. 8만4000달러로 책정된 ‘소발디’의 약가에 대해 미국 보험회사들 중심의 반발이 나타났고 지난 21일 미국 의회가 결국 길리어드 사이언스에 신약 가격 책정의 배경을 설명하라고 요구하면서 바이오주에 대한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김태희 NH농협증권 연구원은 “고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소발디'는 우수한 효능을 인정받았고 첫3개월 매출액은 컨센서스(11억달러)를 크게 상회한 22억7000달러를 기록해 길리어드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길리어드의 올해와 내년 예상 PER(주가수익비율)은 각각 14.9배, 10.8배로 측정되는 가운데 향후 4년 동안 매출액과 순이익의 예상 연평균 증가율은 각각 26.2%, 49.7%임을 감안하면 현재 밸류에이션은 매우 매력적인 수준”이라며 “성장성 대비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 주가가 우상향할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사에서는 거품론의 시초가 됐던 길리어드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통해 성장성을 확인했다며 4월 중순을 기점으로 주가가 반등에 나서면서 바이오주의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글로벌 제약사의 M&A 및 전략적 제휴 바람
 
전문가들은 최근 글로벌 제약업계에 나타나고 있는 대규모 인수합병(M&A) 흐름 역시 향후 바이오주 전망에 긍정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증권사들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비핵심 사업 분야를 매각하고 경쟁력 있는 사업 분야에 집중 투자를 하는 인수합병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성장을 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2012년 북미 의약품 시장의 수익이 전년 보다 1.0% 감소했고 유럽 시장 역시 같은 기간 0.8% 줄어들었다"며 "최근 글로벌 제약 업체는 인수합병으로 전문화와 차별화를 통해 선진 시장의 성장 둔화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지난 22일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는 영국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와 인수 합병 방식으로 사업 부문을 교환하기로 합의했다. 노바티스는 'GSK'의 항암 사업부를 160억 달러(약 16조6000억원)에 인수하고 백신 사업부(플루 백신 제외)는 'GSK'로부터 71억 달러(약7조3800억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동물의약품 부문은 미국 제약사인 ‘일라이릴리’에 54억 달러에 매각하기는 등 '노바티스'는 대대적인 사업 개편을 선두하고 있다.
 
또 캐나다 제약사인 '밸리언트'는 헤지펀드 '퍼싱스퀘어캐피탈'과 520억달러 규모의 '앨러간' 인수 제안을 발표했다. '밸리언트'는 '앨러간'과의 합병으로 안과 제품과 피부 제품에 특화된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 급변하는 제약 업계..국내 제약사 전망은?
 
증권사에서는 국내 제약 업계 역시 이같은 흐름에 적극적으로 발맞춰갈 것을 조언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 제약 업계는 적극적인 인수합병 움직임보다는 전략적 제휴를 통해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일동제약은 지난달 한국 다케다 제약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당뇨병 치료제 '액토스릴'을 국내 독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BMS)'와 두 번째 파트너쉽을 맺고 상업용원료 의약품과 완제품을 생산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안국약품과 화이자 제약은 발기부전 치료제인 미국 '비아그라아 비아그랄 엘'의 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했고, 연초 명문제약은 그리스 제약사인 '데모 파마슈티컬'과 제품 공급에 대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바 있다.
 
증권사에서는 국내 제약사들의 M&A가 부진한 원인으로 미미한 효과를 보고 있다.
 
배기달 연구원은 "글로벌 제약사와 같이 국내 제약 업계 간의 M&A는 활발하지 않은 실정"이라며 "국내 제약사들의 규모가 작고 기업들 대부분이 제네릭 의약품 중심의 영업을 하고 있어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배 연구원은 "글로벌 제약사와 같이 적극적인 M&A를 통해 차별화된 사업 모델을 찾아야 하지만 향후 1~2년 내에 국내 제약사들의 활발한 M&A가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이에 따라 현재 국내 제약사는 M&A, 제휴 성과를 통한 성과 보다는 펀더멘털과 밸류에이션을 토대로 전략을 세워야한다"고 조언했다.
 
◇ 투자 전략 및 최선호주.."종근당·동아에스티, 실적 개선 주목"
 
제약주들의 실적 발표는 4월부터 순차적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증권사에서는 현재 비수기 영향과 정책적 영향으로 1분기 실적은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하며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종근당(185750)동아에스티(170900)를 업종 내 최선호주로 꼽았다.
 
이알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올해 내수 시장이 회복될 것이란 전망에 지난해 제약주의 실적 컨센서스가 워낙 높게 형성된 부분이 있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위제약사들은 수출 비중의 증가로 외형성장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반기로 갈수록 수출 모멘텀을 가진 상위제약사들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질 것"이라며 하반기 실적 성장 가능성이 높은 동아에스티와 종근당을 추천했다.
 
김태희 연구원은 "높은 성장성에도 불구하고 PER 14.8배에 불과한 뷰웍스(100120)와 신제품 효과로 30% 이상의 고성장이 지속될 엑세스바이오(Reg.S)(950130) 등 의료기기업체에도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배기달 연구원은 "현재까지 M&A 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은 없으나 향후 피부 미용과 진단 키트 등에 강점을 가진 업체들의 성장이 기대된다"며 "관련 사업의 투자가 이뤄지는 업체를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자료제공=신한금융투자(4월22일 종가 기준), Bloombe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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