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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보연

(초점)이통3사, 1분기 보조금 전쟁으로 울다

2014-04-30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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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앵커: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올해의 첫 성적표 제출을 완료했습니다. 지난 1분기 동안 불법 보조금을 대량 살포하면서 가입자 유치 경쟁이 아주 뜨거웠는데요 통신 출입하는 IT부 곽보연 기자와 함께 이동통신사 실적 분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곽 기자, 오늘로 이통 3사 1분기 실적발표가 모두 마무리 됐다구요. 1분기 실적 총 정리해주시죠.
 
기자: 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는 예상대로 이전보다 악화된 1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가장 먼저 성적표를 제출한 LG유플러스부터 살펴보면, 올 1분기 매출은 2조78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줄어드는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감소한 1132억원, 당기순이익은 64% 급감한 268억원을 각각 기록했습니다. 
  
어제 실적을 발표한 SK텔레콤도 매출은 4조2019억원으로 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52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8%, 당기순이익도 2673억원으로 23% 각각 줄었습니다.
  
오늘 성적표를 제출한 KT도 사정은 비슷했습니다. KT의 1분기 매출은 5조8461억원으로 4% 감소하는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9% 하락한 1520억원을, 당기순이익은 적자로 전환하며 40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이통 3사 모두 최악의 성적표를 제출한 셈입니다.
  
앵커: 이통사들의 올 초 실적이 상당히 우울한 것 같습니다. 실적이 악화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지난 1분기 통신 3사는 모두 분기별 사상최대 마케팅 비용을 지출했습니다. 소위 '보조금 대란'이라고 불릴만큼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던 123 대란, 211 대란, 226 대란 등을 기억하실텐데요, 이통사들이 스마트폰 단말기에 보조금을 대거 투입하면서 마케팅 비용이 늘어난 겁니다. 
 
시장점유율 50%의 SK텔레콤은 1위 사업자답게 가장 많은 보조금을 투입했습니다. 지난 1분기 마케팅 비용으로만 1조1000억원을 지출했는데요, 이는 1분기 매출액의 26%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1%, 직전분기 보다는 31%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KT도 전년 대비 11% 늘어난 7752억원의 마케팅비를 지출했습니다. 지난해 4분기에도 7500억원대 마케팅비를 지출하며 출혈 경쟁을 벌였었는데, 이번에는 돈을 더 쓴겁니다. 
 
LG유플러스도 직전 분기 대비 15% 늘어난 5511억원의 마케팅비를 지출했습니다. 이 역시 분기별 사상 최대치입니다.
  
사상 최대의 불법 보조금 잔치는 결국 실적 악화와 영업정지 처분이라는 비극을 초래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이통사들은 불법 보조금 경쟁으로 돈은 돈대로 쓰고, 여기에 영업정지 처분까지 받았으니 실적이 악화될 수밖에 없었겠군요. 마케팅 비용 외에도 기업별로 악재도 겹쳤었던 것 같은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SK텔레콤의 2700만 고객들이 불편을 겪었던 통신장애 사건을 기억하실겁니다.
  
지난달 SK텔레콤 통신서비스 장애로 수많은 이용자들의 전화와 무선데이터 통신, 문자 등에서 불편을 겪었는데요, SK텔레콤은 이와 관련해 직접 피해를 입은 고객에게 최대 10배의 보상금을 물어주기로 했습니다.
  
이 통신장애 보상비용이 1분기 실적에 포함됐는데, 회사측에서 구체적인 비용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증권가에서는 이 비용이 적게는 300억원에서 많게는 1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KT의 경우 주력사업이었던 유선부문에서의 실적 감소가 악재로 꼽혔습니다. 전화 매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유선사업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건데요, KT는 올해 유선사업부에서만 매출이 약 3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집에서 전화를 쓰는 사람들이 줄어들면서 유선사업 실적 악화는 피해갈 수 없는 단계로 보여지는데요 다른 통신사들의 유선사업부문 실적은 어땠나요? 오늘 SK브로드밴드도 실적 발표를 했지요?
 
기자: 유선사업을 가장 잘 하고 있었던 기업이 바로 KT였는데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유선전화 가입자와 통화량 감소의 영향으로 KT 유선사업부는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한 1조420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다만 유선전화 매출은 계속 감소하고 있으나 초고속인터넷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 증가하면서, KT는 "초고속인터넷의 안정적 성장세를 기반으로 가입자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유선분야 매출 하락세를 극복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인터넷TV(IPTV)와 인터넷전화, 초고속인터넷을 포함한 결합상품 매출이 증가하면서 매출이 오히려 늘었습니다. 유플러스의 유선사업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한 769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오늘 실적을 발표한 SK브로드밴드의 경우에도 가입자 기반 확대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로 지난해보다 34% 줄어든 11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는데요, 다만 IPTV 가입자가 늘고 기업 사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5% 늘어난 6337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앵커: 이통 3사의 수익성에 대해서도 살펴봐야 할 것 같은데요, 통신업계에서 중요한 지표로 꼽히는 것 중에 가입자당 평균 매출, 업계 용어로 'ARPU(알푸)'라는 것이 있지요? 이통사들의 1분기 ARPU, 어땠습니까?
 
기자: 네, 'ARPU'란 방금 설명해주신 것처럼 무선사업에서 나오는 수익을 가입자 수로 나눈 평균 매출을 말하는데요, 통신사들의 수익성 질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로 사용됩니다.
  
올 1분기 수익성은 LG유플러스가 가장 높았습니다. LG유플러스의 가입자당 평균매출은 3만5362원으로 처음으로 SK텔레콤을 앞섰습니다. SK텔레콤의 1분기 ARPU는 3만5309원으로 전 분기보다 1.0%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KT는 3만2902원의 ARPU를 기록했습니다. 
  
1분기 ARPU가 가장 낮은 것은 KT지만, 그 변화 추이만 놓고 본다면 KT가 가장 선전했고 할 수 있습니다. KT의 1분기 ARPU는 지난해 4분기보다 742원 늘어난 반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ARPU는 전 분기 대비 각각 341원, 26원 감소했습니다.
  
그 이유는 LTE 가입자에서 찾을 수 있는데요, KT는 고요금제를 사용하는 LTE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ARPU가 늘었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LTE 가입자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APRU 상승세도 주춤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앵커: 전반적으로 이통 3사의 1분기 실적이 매우 안 좋았는데, 앞으로를 내다봐야겠습니다. 향후 실적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1분기 큰 폭의 실적 부진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이통사들은 2분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고보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시장안정화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높고, 이통사들 역시 재무적으로 보조금 경쟁을 일으키기 힘든 상황에 처했기 때문입니다.
 
SK텔레콤은 어제 진행한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LTE가 성숙기에 진입했고, 정부의 보조금 규제 등 시장 안정화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2분기에는 안정화 양상을 보일 것"이라면서 "또 경쟁사들의 재무적 한계를 고려할 때도 보조금 경쟁을 촉발시키기에는 힘든 상황"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증권가에서도 이동통신사들이 사상 최장 기간의 영업정지를 거치면서 시장이 안정화되고 있는 만큼 2분기 이후의 실적은 좋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앵커: 통신시장이 안정화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을지 2분기에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곽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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