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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집..누구나 다 들어가는 건 아니다?

대한민국 최초라더니..분양주택은 청약통장, 청약가점 必

2014-05-09 15:43

조회수 : 8,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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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방서후기자] 청약통장 없어도, 집이 있어도 누구나 살 수 있는 인천 도화지구 '누구나집'이 실제로는 누구나 청약할 수는 없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인천광역시 남구 도화지구 4블록에서 첫 선을 보이는 '누구나집'은 인천도시공사, 인천도화에스피씨, 서희건설, 새미래건설이 원도심 재생사업의 일환으로 내놓은 신개념 프로젝트.
 
만 19세 이상이면 청약통장 유무와 다주택 여부에 상관없이 누구나 저렴하게 거주할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지하2층~지상 최고 28층 6개동에 전용면적 59㎡와 74㎡ 총 520가구가 공급된다. 입주는 오는 2017년 1월 예정이다.
 
청약자가 분양과 임대 중 본인의 자금 사정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형태로, 분양은 오는 10일까지 진행되는 일반공급에 청약하면 되고, 일반공급 후 잔여 물량에 한해 27일부터 임대를 신청할 수 있다.
 
임대는 최장 10년까지 보증금과 월 임대료를 내고 살다 임대기간이 끝나면 분양전환이 가능하며, 그 때의 시세를 반영한 감정평가금액으로 분양가가 새로 책정된다.
 
◇인천 도화지구 '누구나집' 현장 (사진=방서후 기자)
 
 
◇ "분양가를 보니 '누구나집'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최초 '누구나집'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만큼 사람들의 반응은 탐탁치 않은 모습이다.
 
청약통장과 청약가점이 필요없는 것은 임대 물량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분양 주택을 신청할 경우 다른 사업장과 마찬가지로 접수시 청약통장이 있어야 하고, 무주택 여부가 1순위 가점요건이다. 또한 발코니 확장 비용도 따로 부담해야 한다.
 
도화 '누구나집'의 분양가는 전용 59㎡가 2억2300만원, 74㎡는 2억7500만원 선으로 3.3㎡당 880만원, 발코니 확장 비용까지 감안하면 3.3㎡당 900만원이 넘는 수준이다.
 
지난해 10월 인천 남구 용현동에서 공급된 민간아파트 '인천SK스카이뷰'의 분양가가 3.3㎡당 880만원, 구월보금자리지구 내 민영주택인 '구월센트럴자이'가 839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도시공사가 공급하는 아파트라고 하기엔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 견본주택 내방객은 "상담을 받았지만 가격이 조금 비싸게 느껴져 '누구나집'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임대로 살아도 관리비까지 하면 월 50만~60만원이 든다고 생각하니 부담이 된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견본주택 내방객도 "처음에 '누구나집'이라고 해서 싼 가격에 누구나 살 수 있는 것인 줄 알았다"며 "대형 건설사가 짓는 것도 아니면서 인천에서는 분양가가 비싼 편인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무순위 청약과 다를 바 없어..생색내기 정책?
 
따라서 전문가들은 물론 현장에서도 미분양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대부분 임대물량으로 돌아가게 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수도권에서 인기 지역 빼고는 청약통장이 거의 필요없는 분위기"라며 "분양이든 임대든 미달이 되면 무순위 청약으로 소득 상관없이 들어갈 수 있는데 굳이 새로운 사업이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분양 현장 관계자는 "상담자 중 90%는 임대를 원하는 듯하다"며 "전용 59㎡ 발코니 확장까지 하면 2억4000만원 정도는 있어야 분양받을 수 있는데, 요즘 대출 받아도 월세보다 적기 때문에 분양보다는 임대 위주로 권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월 임대료 역시 보증금에 따라 다르지만 59㎡가 40만원, 74㎡는 50만원 전후로 책정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가격 경쟁력이 크게 높지 않다는 분위기다. 실제로 광교 등 일부 지역에서는 10년 공공임대 아파트도 미달 사태를 맞아 무순위 청약을 진행하기도 했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리서치팀장은 "인천은 주택이 사실상 과잉 공급 상태로 가격이 저렴했던 구월지구 외에는 거의다 청약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뒀고, 요즘은 송도같은 인기 지역에서도 미분양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청약하기 까다로운 지역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천 내에서 특히 선호되는 지역이 아닌 이상 3.3㎡당 900만원이 넘는 분양가는 경쟁력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며 "다만 실수요자가 선호하는 중소형으로 구성되고 단지내 국공립 어린이집이 들어오는 것은 눈여겨 볼 만 하기 때문에 임대 청약까지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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