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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제2수에즈운하 개통, 해운업계 득실 계산에 분주

선박통과 및 대기 시간 대폭 감축…운하이용료 인상 여부가 관건

2015-08-04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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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일 이집트 제2수에즈운하 개통을 앞두고 해운업계가 분주한 모습이다. 제2수에즈운하는 기존 운하에 비해 바닥이 깊고 폭이 넓어 선박 통과시간 및 대기시간이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된다. 운항일수가 감소할수록 물류비용을 낮출 수 있어 선사들로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막대한 공사비가 투입된 만큼 수에즈운하청이 운하이용료를 인상할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어 정확한 이해득실을 따지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자료=해양수산부)
 
4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6일 이집트 이스마일리아시에서 제2수에즈운하 개통식이 열린다. 제2수에즈운하는 지난해 8월 착공했으며 공사 1년여 만에 개통하게 됐다.
 
당초 이집트 정부는 공사기간을 3년으로 예상했지만 작업을 서두른 끝에 1년여 만에 완공하게 됐다. 대신 공사비용은 초기 예상 40억달러 대비 2배가 넘는 84억달러가 투입됐다.
 
이번 공사에는 이집트 군과 아랍 콘트랙터, 오라스콤 건설 등 49개 기업이 참여했으며 지난달 25일에는 시험 운영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제2수에즈운하 개통으로 운하통과 시간은 18시간에서 11시간으로 단축된다. 대기 시간도 평균 8~11시간에서 3시간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총 운하길이 164km 중 절반이 넘는 72km(신규 개통 35Km, 확장 37Km)에 걸쳐 공사가 진행되면서 기존에 비해 양방향 통행 구간이 연장됐다. 기존에 비해 대기시간이 대폭 줄어든 이유다.
 
이번 공사로 운하 깊이는 24m로 더 깊어졌고 폭도 317m 확대돼 하루에 운하를 통과하는 선박은 기존 49척에서 97척으로 늘게 된다.
 
지난해 수에즈운하를 통과한 선박은 103개국 1만7148척이며 이중 국내 선사가 운영 선박은 709척이 통과해 수수료로 3억2000만달러를 지불했다.
 
(자료=수에즈운하청 홈페이지)
 
해운업계에서는 이번 제2수에즈운하 개통에 대해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수에즈운하를 이용하는 편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운하에 비해 선박 통과시간은 7시간, 대기시간은 최대 8시간 가량 줄일 수 있어 선사로서는 용선료와 선원들 임금, 유류비 등 운영비용을 감축할 수 있다.특히 고유가 현상이 지속될 경우에는 유류비 절감폭이 더 크게 작용할 것이란 설명이다. 최근 글로벌 선사들 간 경쟁이 비용절감 부문에서 승패가 갈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사들로서는 한 푼이라도 아껴야 하는 상황이다.
 
수에즈운하 말고는 다른 대안이 없다는 점도 이같은 분위기에 영향을 미쳤다. 북미 항로의 경우 파나마 운하 외에도 내륙 철도를 연계한 물류 운송이 가능하지만 유럽 항로는 수에즈운하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또 선박 크기에 제한이 있는 파나마 운하와 달리 수에즈운하는 2만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비롯해 현존하는 모든 컨테이너선의 통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도 활용도가 높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집트 정부가 운하이용료를 인상할 경우 선사들의 입장에서는 큰 수혜를 얻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국내 선사들이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6000TEU급 컨테이너선의 경우 수에즈운하를 한 번 이용할 때 5억~6억원의 이용료를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프사이즈 벌크선의 경우에는 2억5000만원 정도다.
 
특히 컨테이너선의 경우 화물가치에 따라 운하이용료가 더 오를 수도 있다. 때문에 운하이용료가 인상되면 그만큼 선사들이 취할 수 있는 이익이 감소하게 된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수에즈운하청이 운하이용료를 인상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2수에즈운하 개통으로 기존에 비해 선박 통과시간은 감소하는 반면 통행량이 늘어 굳이 운하이용료를 올리지 않아도 운하 통과 수입이 기존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할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로 해양수산부는 현재 연간 53억달러 규모인 수에즈운하 통과 수입이 오는 2023년에는 132억달러로 2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한국선주협회 관계자는 “수에즈운하의 경쟁상대가 없어 독점적인 구조인 것은 맞지만 운하이용료의 경우 운하이용자들이 결성한 단체와 수에즈운하청과의 정기적인 협의를 통해 결정되는 만큼 현재 수준에서 인상될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2수에즈운하 건설 현장. 사진/AP뉴시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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